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내용을 다시 뒤집어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의 주제는 무엇입니까,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반발하면서 5일자 논평에서 "우리의 대응은 적대세력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이 추운 겨울, 엄동설한에 떨며 대피훈련과 비상소집 훈련에 동원된 북한 주민들의 고생이야말로 정말 상상을 초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인민들에게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해주겠다'고 장담하던 젊은 지도자 김정은의 약속은 어디 갔는지, 오늘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북한의 관영매체들이 요즘 유엔 대북결의에 대응해 연일 강도 높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현재 북한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정영: 지금 북한 매체들은 유엔대북제재결의에 초강경 대응으로 맞선다고 하면서 연일 보도, 논평 등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5일자 조선중앙통신은 "우리의 선택도 적대세력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문구 그대로 해석하면 마치 위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북한이 허세를 부리고 있는데, 이 통에 죽어나는 것은 것은 인민들뿐이다, 주민들이 당하는 피로감과 고생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고 내부 인민들이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북한 주민들이 요즘 어떻게 고생합니까,
정영: 우선 요즘 북한 주민들은 준전시 상태로 인해 하루 하루 전쟁 공포와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우선 준전시가 선포되면 등화관제 훈련을 진행합니다. 사이렌 소리가 나면 모든 집들은 검은 모포를 창문마다 씌우고 불빛이 새어나가지 못하게 막아야 합니다.
최민석: 그러면 준전시 때에는 북한 가정들에 전깃불을 줍니까?
정영: 지금 겨울철이라, 전기가 제일 부족한 계절인데요, 평양시도 원만히 전깃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등화관제 훈련이 진행되면 등잔불빛이라도 나가지 못하게 막아야 합니다. 인민반장들은 아파트 밑에 서서 호루라기를 들고 "몇 층 몇 호에 불빛이 새어나오니 잘 막아라"고 고래고래 소리칩니다. 그리고 방송차가 다니면서 불빛을 막지 않는 집 호수를 폭로합니다. 그리고 방공호 대피훈련도 주민들의 간을 말리는 고통입니다.
최민석: 그럼 방공호 훈련은 어떻게 합니까?
정영: 방공호 대피훈련은 보통 가까운 지하철 역이나 동굴처럼 만든 대피장소로 들어가야 하는데요, 평양시에는 아파트 마다 지하에 방공호가 있기는 한데, 주택이 모자라 거기에 사람들이 살림을 차려놓고 살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이런 방공 지하실도 1,000~2,000 달러 정도 하는데요, 그래서 주민들은 사이렌 소리가 나면 하던 일을 멈추고 집체적으로 지하도나, 지하철역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평양 지하철 역은 지심 100미터로, 일단 유사시에 쓸 반항공 대피소로 만들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지하철 역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최민석: 그러면 평양 지하철이 시민들을 다 수용할 만큼 큰가요?
정영: 평양 지하철은 100~120m가량 깊어서 사람들을 다 수용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다 들어가면 산소부족으로 공기가 좋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정전이 자주 되어 지하철 갱도 통풍도 잘되지 않습니다. 한 평양 출신 탈북자는 정전된 지하철에 3시간 정도만 들어가 있어도 질식될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외에 공장, 관공서들이 방공호라고 건물 밑에 지하실을 파고 있는데, 지금은 겨울철이라 그 안에 들어가 있으면 온몸이 얼어 듭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공습을 받기도 전에 산소가 부족해서 질식사할 수 있다는 애기군요, 북한 당국이야 뜨뜻한 방에서 앉아서 지시만 하면 되겠지만, 북한 주민들의 고생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군요,
정영: 주민들의 고생은 그뿐이 아닙니다.
최민석: 또 다른 것이 있습니까,
정영: 우선 준전시에는 무조건 한두 번씩 비상소집이라는 것을 합니다. 비상소집을 갑자기 선포하는데, 그러면 주민들은 밤에 잠을 자다가도 비상용 배낭을 메고 달려나가야 합니다. 비상 배낭에는 모포와 옷, 쌀, 소금, 치약, 칫솔, 의약품 등 10kg정도 되는데, 문제는 식구가 많은 집에서는 배낭 구하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들어가는 비상 물건을 채워 넣자고 해도 버겁습니다.
비상소집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가지고 나가야 하는 것이 바로 초상화입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의 초상화를 '초상화 모심함'이라고 하는 함 통에 넣어야 하는데, 그것만해도 한 배낭이 넘습니다.
최민석: 전쟁이 일어나면 제일 중요한 게 사람의 목숨인데, 김 부자 초상화까지 운반해야 하는 주민들이 피곤하기 그지 없겠네요. 그러고 보면 진짜 전쟁 훈련이라기보다는 주민들을 달달 볶기 위한 하나의 정치적인 이벤트처럼 보이네요,
정영: 앞서 북한이 하는 행동을 보면 진짜 전쟁준비보다는 인민들이 해이되지 않게, 딴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수법입니다. 과거 김일성, 김정일 때 쓰던 방법과 똑 같습니다.
최민석: 이게 독재자들이 흔히 쓰는 불안심리 조성해서 자기 말을 잘 듣게 하는 것과 비슷하네요. 그런데 김정은이 "우리인민들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해놓고도 왜 이렇게 전쟁이다, 준전시다 하면서 부산을 피우는 것입니까, 그러면 약속을 어떻게 지킵니까,
정영: 지난해 4월 김정은이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고 말해놓고 평양의 특권층을 위한 오락시설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경제조치인가 뭔가 하다가 자금이 모자라서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가 갑자기 장거리 로켓을 쐈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새로운 경제조치라는 것은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까,
정영: 지금 흐지부지 되어 방치된 상태입니다.
최민석: 그런데 그 '광명성 3호 위성'이라는 것은 지금 우주공간에서 작동이 되지 않고 미아상태로 알고 있는데요,
정영: 그 위성이 부모 잃은 고아처럼 우주 공간에서 '공중제비'를 하고 있다고 해외우주기관이 밝힌바 있지요, 공중제비라는 것은 지금 지상과 위성이 서로 교신되지 않아서 위성이 제멋대로 노는 상태를 말하거든요.
그런데 그 위성이 인민들의 밥상에 쌀밥이나 고깃국을 올려주는 것도 아니고,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는 것도 아닌데, 왜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쏴놓고 이렇게 정세를 복잡하게 만드냐 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을 쏘고, 그러다가 유엔안보리에서 제재 결의를 내리자, 돌연히 정세를 긴장시키면서 "경제건설에 집중하려던 우리의 노력에 엄중한 난관이 조성되였다"고 민생경제 건설을 포기했습니다.
최민석: 지금 국제적으로 보면 특히,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이나, 중국, 일본, 한국 등 4개 나라에서 모두 지도자들이 바뀌지 않았습니까, 지금 새 지도자들은 어떻게 하면 자기 나라 국민들을 잘 먹여 살리겠는가 고민하고 있는데, 왜 북한만은 군사적 도발을 강행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보는가요?
정영: 김정은 1비서도 젊은 지도자로서, 뭔가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주변 국가들과 관계를 좋게 가지고 경제교류도 해야 되지요, 그런데 요즘 세계가 북한 보고 뭐라고 하지도 않는데, 계속 전쟁이다, 핵실험이다, 최후결사전이다 하면서 부산을 떨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 내부 민심이 김정은을 이미 등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민심이 자기를 등지면 외부에 적을 만드느라 위기감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북한 지도부도 진짜 경제건설을 하려면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데, 지금 중국과도 핵실험을 둘러싸고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되고 있습니다. 중국 언론도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대북 지원을 확 줄여야 한다고 여론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인민들의 생활만 더 어렵게 될 것입니다.
최민석: 예, 정말 전기불도 없이 추위에 떠는 북한 주민들만 상상을 초월하는 고생을 하고 있군요. 김정은 1비서는 전쟁 놀이만 하지 말고 자기가 약속했던 그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실현하는데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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