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석 :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을 맡은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북한의 주력 전투기들이 장비 노후화로 인해 훈련에 참가했다가 추락하는 등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올해 1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미항공모함 격침훈련에 참가했던 미그 전투기 조종사가 사망했다고 얼마 전에 보도했는데요, 이렇게 비행기가 떨어지는 원인이 비행기의 노후한데도 있지만, 유난히 사격훈련을 좋아하는 김정은 때문에 발생하지 않는가 이런 관측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그 원인을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 포사격과 전투기 훈련은 김정은 제1비서가 특별히 좋아하는 훈련이지요, 그래서 이 분야에서 사고가 많이 나는 것 같은데요. 최근에 공개된 사고는 언제 있었습니까,
정영: 북한 전투기 조종사가 사망했다는 보도는 최근 북한 텔레비전에 나왔습니다. 이에 관한 북한 중앙텔레비전 보도를 잠시 듣고 넘어가겠습니다.
북한 중앙텔레비전 녹취 : 그가 비행전투 임무 중 뜻밖에 희생됐다는 비보를 받으시고 그토록 가슴 아파하신 우리 원수님.
이 비행사는 김정은이 참관한 미국 항공모함 격침훈련에 참가했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시 북한 해군과 공군이 협동작전을 해서 미항모을 깐다는 훈련이었는데요, 무인도를 항공모함처럼 가상하고 북한의 미그 전투기들이 먼저 들어가서 폭격을 하면 그 다음에 북한 잠수함이 다가가서 어뢰를 발사해서 침몰시킨다는 시나리오입니다.
그런데 이 훈련은 지난 1월에 진행됐습니다. 아마 그 훈련에 동원됐던 미그기가 떨어진 것 같은데요, 북한은 그가 사망한지 2달이 되어서야 간접 시인한 것입니다. 그리고 김정은이 그 조종사의 아내에게 선물을 전달했다는 식으로 수령 우상화에 이용했습니다.
최민석 : 과연 어떤 훈련상황이었기에 미그 전투기 조종사가 추락합니까,
정영: 당시 훈련은 해군과 공군이 협동으로 미군의 항공모함을 까는 모의 훈련이었습니다. 그런데 거기 김정은이 군장성들을 이끌고 직접 이 훈련을 참관했는데, 비행기가 날고 포사격을 하는 것을 보면서 웃으면서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합니다.
그때 미그 전투기들이 저공으로 비행했는데, 미국 항공모함의 갑판 높이만큼 떠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항공모함을 폭격한다고 했는데, 그 와중에 미그 전투기가 추락한 것입니다.
최민석 : 와, 북한 정말 대단합니다. 저런 낡은 미그 전투기로 미국 항공모함을 공격한다, 이런 가정 자체가 대단한 발상입니다. 북한의 군 지휘관들도 미국의 항공모함 전력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 겁니다. 왜냐면 중국도 미국의 항공모함을 두려워하는데 북한이 결코 중국보다 해군 전력이 세지 않거든요.
정영: 그런데 왜 저렇게 무모한 군사훈련을 벌이지요?
최민석 : 자꾸 우리를 자극하면 우리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 전력이 얼마나 강한지 도대체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럽군요.
정영: 이 참에 최민석 기자가 미국의 항공모함에 대해 청취자분 들에게 설명해주시죠?
최민석: 제가 알기로는 미국의 항공모함은 8만~10만톤 정도 됩니다. 이런 항공모함은 전세계에서 미국만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러시아에서 가져온 것도 중형이지요.
이 항공모함에는 이 항모를 호위하는 항공모함 전단이 있습니다. 이 항공모함 한 척에는 보통 구축함 4대, 순양함 4대 정도가 같이 다닙니다.
그럼 보통 8척 정도 되지요. 이 한 척당 보통 50~100기 정도의 대공 미사일을 가지고 다닙니다. 그러니까, 이 항공모함을 까려면 천대 정도의 비행기가 동원되어야 가능하다는 소립니다.
정영: 미사일 한기에 비행기 한대씩 맡는다고 보면 미국 항공모함 한척을 까려면 천대 정도의 비행기가 있어야 한다는 소리군요.
최민석 : 그렇지요. 그나마 항공모함을 공격해볼 가능성을 가져볼 수 있다는 겁니다. 천대 정도 있어야지. 그것도 느리거나 기동력이 떨어지면 안됩니다. 아주 우수한 전투기여야 합니다.
정영: 그런데 북한의 미그 전투기로 항공모함을 깔 수 있습니까,
최민석 : 어렵겠지요. 우선 미국 항공모함 전단에서 전파장애를 놓으면 전투기들은 길을 잃어버립니다. 북한 레이더가 전투기들과 교신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전투기들은 항모에 도착을 하지 못합니다.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라서요. 그리고 미국 항공모함에 비행기를 50~100대 정도 실을 수 있습니다. 이 비행기, 함재기들은 모두 최신 전투기들입니다.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을 공격한다는 자체가 매우 무리입니다.
정영: 항공모함 근처에 북한 전투기들이 들어오기 전에 수백 킬로 밖에서 벌써 다 제거되겠군요. 그리고 또 북한 잠수함이 어뢰를 발사해 항공모함을 깐다고 하는데, 좀 우스운 것은 잠수함이 물 위로 떠올라와서 어뢰를 발사하더라고요.
최민석 : 저도 그 사진을 봤습니다.
정영: 그러면 미국 항공모함 전단 무력이 그 잠수함이 물위로 뜰 때까지 가만히 놔둘까, 참 의심스럽습니다.
최민석 : 그래서 그 훈련자체가 보여주기 식 이상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잠수함에서 발사된 어뢰도 유도 어뢰가 아니고, 그냥 직선으로 가는 어뢰였습니다. 아까 이야기 안 했지만, 미 항공모함에는 두 대의 잠수함이 항상 같이 다닙니다. 그래서 항공모함 사정 거리 내로 잠수함이 들어올 수 없습니다. 그리고 구축함이 무엇입니까, 잠수함 잡는 배가 아닙니까,
그러니까 북한의 잠수함이 못 들어옵니다. 그래서 결론은 북한은 보여 줄려고…. 우리도 이런 거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이런 훈련을 하지 않았는가 생각됩니다.
정영: 지금 우리가 미그 전투기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항공모함 전단이 전력에 대한 이야기로 빗나갔는데요, 다시 돌아와서 이야기를 하면요. 2014년에도 북한의 미그 19 전투기가 3대나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그 보다 앞서 노동신문 3월 3일자는 2009년 광명성 2호기를 발사할 때 미그 23 전투기 한대가 추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렇게 자주 미그 전투기가 추락하니 북한의 전투기 조종사들도 상당히 겁이 많을 것 같습니다.
최민석: 아니, 겁이 많은 게 아니라 저 같아 무서울 것 같습니다. 타면 떨어질 것 같으니까, 생명보험이라도 큰 걸 들어놔야 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 운전을 하는데 내 차가 사고 날 확률이 높다고 하면 무서워서 운전을 못합니다.
정영: 그래서 북한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배 꾼은 항상 칠성판을 지고 다닌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관에 넣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부들은 사고 날 위험이 너무 커서 이런 말이 돌았는데, 지금은 북한 조종사들에게 맞는 말 같습니다.
최민석 : 조종사라는 인력이 쉽게 나오지 않지요. 어떻게든 살려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이전에 북한의 공군 실정에 대해 어떤 프로그램에서 봤는데 만약 전투기 조종사가 비행을 하다가 추락을 하게 되면 인구밀집지역이나 학교에 떨어지면 이 조종사가 탈출해서 살아도 감옥에 간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조종사들이 가족도 자기도 신세를 망칠 바에는 차라리 비행기와 함께 죽겠다고 한다고 합니다.
정영: 북한의 조종사들이 이외에도 특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최민석 : 어떤 것입니까,
정영: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우상화물, 특히 동상을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김 부자 별장을 주의해야 합니다. 북한이 길영조 영웅이라고 ‘수령결사옹위’의 산 모범이라고 내세우는 전형이 있습니다. 그는 원산앞바다에서 추락한 조종사인데요.
최민석 : 어떻게 영웅이 되었지요?
정영: 떠서 가다가 기계고장으로 비행기가 추락될 위험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아래를 보니까, 김정일 별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날바다를 향해 기수를 꺾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화영웅이라고 평가를 받았는데, 본인한테는 탈출할 가능성이 있었는데도 탈출하지 않고 비행기와 함께 잘못 된 거지요.
최민석: 아,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자기는 어떻게 해서나 자기 가족을 보존하려는 그런 심정이 아니겠습니까, 결국 비행기의 노후화는 아랑곳 하지 않고 구경을 좋아하는 김정은이 아까운 조종사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미군의 항공모함 전력이 얼마나 강한지 김정은도 군사학 공부를 다시 해야 되지 않을 까 생각됩니다. 정영기자 오늘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