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근접 경호 왜 강화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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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뒤집어 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에서 김정은 유일지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에서 김 제1위원장에 대한 개인경호를 강화하고 있다는 외국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경호는 얼마나 강화되었는지 북한 노동신문과 중앙텔레비전에 소개된 사진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경호에 불똥이 떨어졌다는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정영기자, 먼저 김정은 제1비서에 대한 경호가 강화되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는데요, 그것부터 먼저 좀 전해주시죠.

정영: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대외 매체이지요, ‘환구시보’라고 영어로 하면 ‘Global times’라고 전세계 시각을 다루는 중국의 대외매체입니다. 이 매체는 지난 8일 “지난 3월 중순 북한에서는 김정은 암살 시도에 대비한 대규모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북 중 국경지역인 단동과 북한 평안북도, 자강도 지역을 취재하는 과정에 만난 대북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중국 관영매체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는 자체가 주목할 만한 것입니다. 북한과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호상 취재협조가 가능한 곳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매체가 소식통이라는 비공식적인 정보소스를 인용해 보도한다는 것은 드문 사례로 됩니다.

최민석: 특별한 군사훈련도 아니고 김정은 제1비서 경호만을 위한 훈련이라는 게 공개된 것도 흔치 않은 경우지 않습니까?

정영: 중국의 환구시보는 “북한 국가안전보위 부와 인민군 중앙기관과 각 부분 책임자가 참가했다”고 보도했는데, 다만 “이번 훈련은 김정은이 피습을 당한 상황을 가정하고 실시됐다”다고 전했는데요, 적대세력과 불순분자들의 최고 지도자 대상 테러를 방지하고 일단 사태가 발생했을 때 ‘백두혈통’의 존속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더구나 요즘 북한에서는 장성택 처형 이후 고위급 간부들에 대한 일대 숙청이 벌어지지 않습니까,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중앙당에서만 40년 근무했는데, 그 동안 그와 만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인맥을 형성했다고 하는데요.

노동당 행정부 사람들과 행정부 산하에 있던 인민보안 부, 인민내무군 등 고위직에 있던 사람들이 대대적으로 숙청되고 있습니다. 이런 살벌한 상황에서 다음은 누구 차례가 될 것인가, 내가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 반대파들이 테러를 자행할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최민석: 이런 비밀스런 내용도 북한 매체가 보도합니까?

정영: 북한에서 김씨 일가에 관한 내용은 사소한 것도 모두 비밀이기 때문에 언론 매체에서 전혀 보도하지 않지요. 그러나 노동신문과 중앙텔레비전을 통해 김정은의 경호원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무장을 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최민석: 대체 어떤 사람들이 나옵니까,

정영: 우선 지난해 6월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시겠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와 부인 리설주가 묘향산 소년단 야영 소를 시찰하는 장소에 50대 중반의 장성급 호위군관이 포착됐습니다. 그는 긴장된 자세로 허리에는 권총과 무전기까지 차고 있었는데요, 이를 두고 한국 언론은 김정은에 대한 근접경호가 강화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민석: 허리에 권총과 무전기를 찼다고 해서 근접 경호가 강화됐다고 보는 것은 좀 지나친 평가가 아닌가요? 다른 나라 대통령 경호원들도 권총과 무전기를 휴대하지 않습니까,

정영: 그러나 그것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지요.

최민석: 북한은 외부로 드러내 보여주는 게 다르다는 소리네요. 일종의 무력시위라고 봐도 되겠네요. 북한군 중장이면 미국으로 치면 소장 급인가요? 사단장이요?

정영: 그렇지요. 1980년대까지 북한 김일성 주석의 부관은 대좌(대령)급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서 소장 급으로 격상되었는데요. 한국이나 미국으로 치면 준장 급이지요. 그런데 김정은은 나이가 30대인데, 중장 급이 호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장이면 호위사령부 부 사령관급이 아닌가 하고 한국 언론은 분석했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호위를 맡고 있는 수장의 군사칭호가 올라갔으니까, 경호 자체가 많이 강화됐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정영: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처음 집권했을 때는, 2012년때는 영관 급이 호위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이가 들고 권총과 무전기를 찬 중장이 직접 김정은을 호위하는 것을 보면 뭔가 위기감이 감도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인데요, 기관총과 다연발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경호원들이 김정은 제1비서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최민석: 아무래도 위력 감이 크겠지요. 그전에는 중무장한 호위군관들이 없었습니까?

정영: 경호원들이 중무장을 하더라도 보이지 않게 하고 다녔는데 지금은 기관총과 다연발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경호원들이 나타났는데요, 이 사진도 한번 보면서 이야기 하시죠.

최민석: 그러시죠.

정영: 이 사진은 지난 2013년 3월 김 제 1위원장이 백령도 앞 4군단 산하 섬 초소를 시찰할 때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인데요, 섬 초소 군인들이 김정은을 향해 열광하고, 김정은은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습니다. 그 군인들 가운데 경호 군인들도 섞여 있는데, 긴 원통형 탄창을 장전한 자동소총을 무장했습니다.

최민석: 자동소총이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무기인데요.

정영: 이 총이 아직 북한군에도 보급되지 않은 다연발 소총 같은데요. 최민석 기자가 보기에는 이 무기가 어디서 생산된 것으로 보입니까,

최민석: 저도 이렇게 생긴 자동소총을 처음 보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러시아산 자동소총인 것 같은데 탄창을 보니까, 이렇게 생긴 것을 헬리컬 식 탄창이라고 하거든요. 이런 탄창에는 작은 구경의 총알이 들어가는데 좀 특이합니다.

정영: 북한에서 이 무기가 생산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래서 경호군관들에게 실전 배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군사 평론가들의 반응을 보면 이런 헬리컬식 탄창에 70~90발의 총알이 들어갈 거라는 것입니다.

최민석: 그런데 참 북한에 김정은 제1비서를 호위하는 세력은 얼마나 됩니까, 무장세력이……

정영: 김정은 제1비서와 그 일가족을 호위하는 일가족이 몇 명이나 되는가 하는 소린데요. 조선인민군 제963군부대는 호위사령부 위장명칭입니다. 그러니까 호위국 하면 조선인민군 제963군부대라고 보면 되고요. 호위사령관은 윤정린 상장이 맡고 있습니다.

그 산하에 12개 여단 규모의 약 10만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장성택 처형으로 북한 고위층 내부가 굉장히 복잡하지 않습니까, 불안 불안하지요. 그래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경호도 도마 위에 오르고 호위 사령부의 권한도 격상했습니다.

최민석: 그렇군요. 속담에 자라보고 놀란 놈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있지요. 세계적으로 최대 규모의 경호부대를 가지고 있는 북한의 지도자가 장성택 사건으로 인한 후유증을 앓는 것 같습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