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뒤집어 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얼마 전 남한 상공을 떠돌던 정체불명의 무인기3대가 추락된 채 발견되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가 이를 ‘북한소행’이라고 발표하자, 북한 국방위원회도 ‘반공화국 모략’ 소동이라고 강력 부인해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북한 중앙텔레비전에 방영된 영상을 보면 한국에서 발견된 그 무인기와 비슷한 비행체 날개가 등장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른 북한의 무인기 발뺌 소동’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또 무인기가 자기들 것이 아니라고 발뺌했는데, 그게 북한 중앙텔레비전에 공개됐습니다.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정영기자, 북한이 무인기가 자기들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한번 들어보시죠.
정영: 북한 국방위원회는 14일 검열단 진상공개장을 “무인기 사건의 '북소행설'은 철두철미 '천안호' 사건의 복사판”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남한 국방부가 발표한 무인기 조사결과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는데요, 이 내용에 대해서는 청취자분들도 노동신문이나 중앙텔레비전에서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구태여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최민석: 정영기자, 앞서 한국 국방부는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북한의 것이라고 밝혀냈지요?
정영: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발견된 무인기가 경기도 파주와 백령도, 강원도 삼척 일대에서 3대나 발견됐는데요, 군당국은 북한이 이 무인기를 정찰 목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판명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 비행체의 이동 지역이 군사시설물이 있는 지역과 한국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라는 것. 그리고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원자력 발전소 일대를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 메모리에서 193장의 사진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최민석: 사진이 찍히긴 했네요.
정영: 그리고 북한 텔레비전은 그동안 무인기를 여러 번 공개했는데요, 그 무인기들이 하늘색 바탕에 흰색을 덧칠한 비행기 동체인데요, 이번에 한국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동일했습니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무인기에는 한국에서는 쓰지 않는 ‘기용날자’라는 표기가 들어가 있습니다.
최민석: ‘ㅈ’가 두 개 들어가있지요. 날짜라고 씁니다.
정영: 이런 점을 들어 북한의 소행이라고 한국 국방부는 판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민석: 그러면 그 골동품 같은 무인기들을 누가 만들어냅니까,
정영: 북한 중앙텔레비전이 공개한 무인기는 지난해 3월에 방영됐는데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무인기를 생산하는 북한군 제1501군부대를 시찰하는 영상자료에 무인기의 날개가 비칩니다.
당시 김정은 앞에는 김영철 북한군 정찰총국장이 서있었는데요, 그가 앞에서 뭔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는데 아마 이 소형 무인기 성능에 대해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김정은이 흐뭇해서 듣고 있었는데요, 이 내용은 한국 언론에도 보도되었는데요, 보도를 한번 듣고 넘어가겠습니다.
<녹취> MBC방송: 김정은이 3월 첨단군사장비의 제작 지휘 부대인 1501부대를 시찰하는 모습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당시 사진의 왼쪽 아래에 파주에서 수거된 무인기와 비슷한 하늘색에 구름 문양이 있는 물체가 보입니다. 날개 끝에 수직으로 붙인 작은 날개, 즉 윙렛의 꺾인 각도와 색상이 파주 무인기와 매우 흡사합니다.
최민석: 사진만 봐도 한국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날개가 비슷해 보입니다.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날아왔을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정영: 그렇지요.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날아오려면 연료탱크가 커야 됩니다.
최민석: 그리고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사용하는 무인기는 이보다 훨씬 더 좋습니다.
정영: 북한의 무인기는 생김새도 조악하고, 또 사진 촬영을 해서는 전송도 하지 못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뉴스채널 CNN은 북한 무인기에 대해 “장난감가게에서 파는 원격 조정 무인 비행기와 비슷하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최민석: 그리고 지난해와 올해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항공훈련이다, 포사격훈련이다, 하면서 뭐하냐 했더니 이런 장난감 같은 무인기를 보러 다녔다고 봐도 되겠군요?
정영: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사망 이후 군부대 관련 시찰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인기들을 출격시켜 목표물을 타격하는 것을 보고 좋아하는 영상도 공개한 바 있는데요, 2013년 3월 20일자 북한 중앙텔레비전에도 무인기가 등장했는데, 길이는 5.5미터 가량되고 날개 길이는 3미터 정도 되는 무인기였습니다. 엔진은 분사식이었는데요,
최민석: 저도 봤습니다.
정영: 그런 무인기로 폭탄을 싣고 가다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당시 김정은은 “무인 타격기들이 목표 식별 능력이 대단히 높다”고 치하하고, “남반부 적 대상물 좌표들을 빠짐없이 장악해서 무인타격 수단에 입력시켜 놓으라”고 지시했습니다. 이건 아무래도 공격용으로 쓰자는 것입니다.
최민석: 그런데 그게 설득력이 없습니다. 무인기들은 실시간으로 GPS와 신호를 계속 주고 받아야 하는데요, 북한은 그렇게 할 수 없지요. 전번에 인공위성을 쐈다고 하지만, 그 위성과 전파를 주고 받는다는 소리도 없고요.
정영: 그렇게 보도된 적이 없지요. 북한은 무인기를 정보를 주고 받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공격 위주의 타격하는데 구사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폭탄을 싣고 가서 자폭하고 돌아오지 않는 겁니다.
최민석: 그것도 정확한 장소에 폭탄을 떨구겠는지 알수 없지요?
정영: 문제는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우상화에 치중하다 보니 영상까지 공개됐습니다. 그런 무인기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요. 그리고 무인기의 수준이 어느 정도라는 것도 드러났고요. 이번에 남한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무인기도 우리 거다고 스스로 공개한 셈이 되었습니다.
최민석: 제가 궁금해서 인터넷에 들어가서 찾아봤습니다. 요즘 무슨 알고 싶으면 인터넷에 들어가서 다 찾을 수 있지 않습니까, 인터넷에 들어가 봤더니 한국의 한 네티즌이 북한의 무인기와 똑 같이 생긴 중국산 상업용 무인기를 찾아냈습니다.
정영: 그러면 중국에서 수입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민석: 매우 크지요. 그게 더군다나 상업용입니다. 그러니까, 똑딱이 카메라를 싣고 간단한 비디오라든가 항공사진을 찍는데, 이 무인기가 항로를 제공해준 대로 다시 돌아와야만 정보를 쓸 수 있습니다.
정영: 그런데 그게 돌아오지 못하고 떨어지면 사진도 못 쓰겠군요.
최민석: 그렇지요. 2~3시간밖에 날지 못하니까, 체공시간도 짧고요. GPS도 없고요.
정영: 그때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무인기 생산 공장에 가서 최첨단 무기를 개발하는데 총력을 다하라고 지침을 주었는데, 바로 이런 중국에서 들여온 골동품 무인기나 개조하는 것을 말한 것 같네요.
최민석: 한편에서는 한국에서 민간인이 취미생활을 하느라고 저렇게 날린 것이다라고 말하는데, 그게 아닙니다. 한국에서 취미생활을 하는 동호회 사람들은 이런 무인기를 안 날립니다. 창피해서, 너무 떨어지지요. 그런데 정영기자,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무인기가 몰래 한국 상공에 들어왔으니까 한국 사람들이 우려하지 않습니까?
정영: 북한에서 만든 무인기가 도대체 어떤 수준인지 청취자 여러분들에게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민석: 좀 설명해주시죠.
정영: 지금까지 무인기가 가장 발전한 나라는 미국이지요, 또 방어능력도 가장 뛰어난 나라도 미국이고요.
미국은 이 무인 공격기를 가지고 이라크와 파키스탄의 탈레반 등 테러리스트 3천명 이상을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러분자들은 어디서 미사일이 날아오는지도 모르고 있다고 맞아서 비명 횡사했는데요,
최민석: 미군이 이 무인기로 상당히 큰 효과를 보고 있지요?
정영: 북한도 이런 무인기가 부러워서 개발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요. 기술이 떨어지다 보니까, 김정은 제1비서가 시찰한 5미터짜리 무인기를 한국 국방부는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최민석: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국방부 대변인: 우리 레이더에 잡히는 것들입니다. 그만큼 크기가 상당히 되기 때문에 충분히 우리가 레이더로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이 이번에 내려 보낸 것과 같은 작은 무인기가 문제인데요, 이런 무인기는 폭탄을 장착해봐야 몇 킬로그램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큰 위험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정찰이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이런 작은 무인기를 쓰는데, 이런 것을 잡기 위한 레이더 망이 따로 있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있는 저고도 레이더망을 구매하는 걸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북한의 무인기가 큰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라는 소리군요. 북한은 더 이상 장난감 무인기로 장난치지 말고 국제사회의 성숙한 일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