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매체의 보도내용을 다시 뒤집어 보는 '북한 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가 준비됐습니까,
- 북 매체, 개성공단 폐쇄 아쉬운 듯 뉘앙스 풍겨
- 개성공단 연간 이익 9천만 달러 북한 주민 한달 식량과 맞먹어
- 북, 개성공단 중단되면 김정은 '달러 옹달샘' 잃는 격
- 북, 박근혜 정부 길들이려다 오히려 되치기 당한 셈
- 북한의 전쟁위협은 '김정은 자존심 세우기 캠페인'
- 김정은, 궁리 안 떠올라 사망한 부친에게 '조언' 구해
정영: 요즘 개성공단을 살리냐, 마느냐 하는 존폐 위기에 놓인 가운데, 북한의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이 30일 "남조선 괴뢰들이 개성공업지구마저 완전히 깬다면 민족이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논평했습니다. 여기서 보면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를 놓고 강하게 나오다가, 지금은 아쉬운 듯 한 뉘앙스가 풍기는데요,
정영: 최근 불거진 개성공단 존폐 위기 사태. 북한 전문가를 통해 왜 북한이 책임을 지지 못할 자충수를 자꾸 두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자, 요즘 개성공단 문제를 놓고 남북한이 '치킨게임'을 한다는 표현이 실감납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에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런데 왜 북한 매체가 좀 아쉬운 애기를 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정영: 민주조선은 북한 내각 산하 기관지인데요, 주로 경제소식을 다루지요, 그런데 북한 매체가 남쪽이 개성공단을 완전히 깨면 용서치 않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개성공단 폐쇄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려는 의도로 보이는데요, 북한당국은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인원들을 전원 철수시키자, 3월분 북측 근로자 월급과 통신료 등을 달라고 요구해 현재 7명의 남측 인원들이 남아 뒤처리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금 북한이 하는 행동을 보면 정작 개성공단 폐쇄를 놓고 아쉬운 듯한 눈치가 아닌가 하는 분석이 한국 언론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최민석: 원래 개성공단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하고 노동자들을 출근시키지 않은 것은 북한이 먼저 아닙니까,
정영: 북한이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는 길을 차단한 지 한달 가까이 됐습니다. 심지어 북한이 개성공단에 들어오게 하지 못해서 3월 분 북한 근로자들에게 줄 월급 약 800만달러를 실은 은행 현금 차량까지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이제 와서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 결국 북한이 너무 멀리 막 나간 것 아닙니까,
정영: 지금까지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연간 벌어들이는 돈은 미화 약 9천만 달러가 되었는데요, 지금 2013년 3월 국제곡물시장에서 쌀 1톤 가격이 600달러 수준인데, 그러면 15만톤을 살 수 있는 가격입니다. 그리고 옥수수로 하면 30만톤으로 2천400만 북한 주민이 1달 (북한주민 한달 소비 약 1만톤) 동안 소비할 수 있는 식량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것을 마다하고 개성공단을 또 금강산 관광처럼 방치한다는 것은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격이 됩니다.
최민석: 결국 스스로 행한 행동이 결국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을 가리켜 자충수를 둔다고 하지요, 정영기자, 만약 개성공단을 계속 유지하려면 북한이 원하는 요구사항은 무엇입니까,
정영: 북한이 한국정부에 요구하는 사항은 한국 언론사의 소위 북한의 최고존엄 모독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개성공단 인질 구출 발언을 사과하라고 합니다.
최민석: 한국에서 북한의 최고 존엄을 모독한 적이 있습니까,
정영: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이름을 망탕 쓰거나, 나이가 어리다거나 경험이 없다거나 등, 그리고 개성공단의 돈이 북한의 돈줄이 된다, 밥줄이 된다고 보도한 한국언론의 기사에 대해 사과를 하라는 겁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북한의 이러한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명백히 밝혔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자기들의 최고존엄 모독을 문제 삼았다면, 왜 한국 대통령들을 역도라고 부르고, 목표 판에 세워놓고 어린 아이들에게 총으로 쏘라고 부추기는가요? 북한이 그것부터 고치고 먼저 사과해야 하는 게 상식이 아닌가요?
정영: 북한이 먼저 개성공단을 잠정중단하고, 노동자들을 빼면서 박근혜 정부를 길들이려고 했지만, 결국 한국 정부가 단호하게 나가자 북한이 오히려 머쓱해진 셈인데요, 여기서 한국의 한반도 전문가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의 말입니다.
"유도선수가 이렇게 목을 조른다고 조르다가, 졸리던 사람이 조르는 사람을 오히려 넘겨 치기 하면서 역으로 조르는 현상을 되치기 당한다고 합니다. 지금 그 상태와 비슷합니다. 사실 지금 북한은 대화를 원하지요, 북한은 더 많은 것을 얻어가지고 핵이나 미사일을 개발해서 도발을 하는 패턴을 계속 즐기고 있거든요, 북한이 그걸 하려고 갓 출범한 박근혜 정부를 길들이고 써먹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개성공단을 폐쇄한다 하면서 협박을 하는데, 지금 북한이 계산을 잘못하고 있는 거예요"
최민석: 지금 한국의 개성공단 손해 비용이 2조원(20억달러)가 된다고 하지요, 하지만, 한국은 이 비용을 메울 수 있는 능력이 있지요, 하지만, 북한은 연간 9천만 달러를 잃고서 메울 능력이 있습니까,
정영: 9천만 달러가 사실 북한 주민에게 전적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통치자금, 당자금으로 흘러 들어가서 주민들에게는 사실상 차례지는 돈은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북한이 개성공단을 떠 맡는다 해도 전기가 없지요, 그리고 공단이 폐쇄되어 한국에서 전기를 끊으면 까만 세상이 되지요. 그리고 원자재 없지요, 그리고 상품을 설사 만든다 해도 그걸 해외시장에 팔아서 9천만 달러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안됩니다. 그래서 북한은 외화벌이에서 손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민석: 예, 말 그대로 '자기 눈 찌르기' 밖에 안되네요.
<여러분께서는 지금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보내드리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를 듣고 계십니다>
최민석: 다음 주제입니다. 한동안 미국과 전면전을 하겠다고 전쟁분위기가 고조되던 북한이 요즘 조용해졌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있었던 전쟁분위기가 김정은 제1비서의 개인 자존심에서 비롯되었다는 해외 매체의 분석도 있던데요,
북한이 한달 넘게 '1호근무태세'에 진입한다, 미국 본토를 공격한다고 난리를 피웠는데요, 그게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최민석: 그게 무슨 이유인가요?
정영: 지난 4월 28일자 미국의 친북 성향의 한 인터넷매체에 이런 글이 실렸습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인 조국통일연구원의 림용철 부원장이 최근 재미동포가 운영하는 '민족통신'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거기서 민족통신 특파원이 죤 케리 미국무장관이 북한에 대화제기를 했는데, 왜 북한이 그 제의를 거부했는가고 묻자, 김정은 제1비서가 미국이나 적대세력이 자신을 우습게 보는 것도 한층 더 단호한 결심을 가속화한 계기가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민석: 아니, 그러면 김정은 1비서는 미국이 자신을 우습게 본다고 전체 주민을 동원시켜 전쟁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애깁니까,
정영: 예, 인터뷰의 내용을 보면 그런 판단이 서는 대목인데요, 미국 정부 등은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는 김 제1비서의 판단에 대해서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없다"는 평가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외국의 언론들은 그동안 김정은의 어린 나이와 정치 경험 미숙을 계속 문제 삼았는데요, 사실 김정은 제1비서가 경험이 없어 부친에게 기대고 있다는 부분도 인터뷰 과정에 나옵니다.
이 북한 관리에 따르면 김 제1비서가 지난 1월 24일 국가안전 및 대외일군협의회를 마치고 고심하고 또 고심하다가 궁리가 떠오르지 않아 금수산태양궁전에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말없이 누워있는 부친(김정일)을 향해 이럴 땐 어떻게 대치해야 하는지 눈을 뜨고 말을 좀 해달라고 여쭈어본 적도 있다고 합니다.
최민석: 그런 비밀스런 내용은 북한의 관료라고 해서 외부에 함부로 공개할 수 있는 말은 아닐 듯 한데요?
정영: 김정은 개인 취향이나, 사생활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어떤 고위인사도 말하지 않는 게 정설인데요, 민족통신이 아무리 친북성향 매체라고 해도 대남기관의 고위인사가 상부의 지시 없이 이런 발언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북한 간부들 속에서도 이번에 북한에서 있었던 전쟁 위협이 결국 김정은 제1비서의 '자존심 지키기', 강한 모습을 외부에 보이기 위한 선전차원의 캠페인이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최민석: 20대의 나이에 세계적으로 가장 가난한 나라를 물려받은 김정은 제1비서, 전쟁 위협이다, 개성공단 폐쇄다 이렇게 자신의 자존심 세우기 놀음하다가 결국 제 손으로 제 눈 찌르고 있습니다. 이래서야 어떻게 누가 북한과 거래하겠다고 하겠습니까,
정영기자, 오늘 이야기 잘 나누었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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