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매체의 보도내용을 다시 뒤집어 보는 '북한 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은 다룰 주제는 무엇입니까,
- 김정은의 대장 동기 최부일 강등 후 복권
- 김정은의 대장동기 현영철 연속 강등돼 상장
- 김정은 70대 군 장성 '별 놀이' 신바람
- 김정은, 아버지 시대 군사칭호 대폭 낮춰
- 김정은, 군 장성 별을 충성심 유발 수단으로 이용
북한 노동신문 11일자는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에게 대장칭호를 수여한다는 기사를 대문짝만하게 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등장할 때 함께 대장 칭호를 달았던 최부일 부장이 언제 상장으로 강등됐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시 대장으로 복귀된 셈입니다. 김정은 체제 들어 군부 장령(장성)들의 별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북한 매체가 보도하지 않는 군 간부들의 보직이동, 별 이동 상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북한 매체가 보도하지 않은 군부 장성들의 별 놀이, 재미있는 주제입니다. 김정은 체제 들어서 군 간부들의 보직 이동이 많았지요, 그때마다 별의 개수도 달라졌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달라졌습니까,
정영: 가장 최근에 변동이 있는 인물이 최부일 인민보안상인데요, 그는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했던 2010년 9월에 인민군 대장으로 승진했던 인물입니다.
당시 중앙텔레비전의 보도를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2010년 9월 28일): 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다음과 같이 올릴 것을 명령한다. 대장: 김경희, 김정은, 최룡해, 현영철, 최부일, 김경옥...
이렇게 대장으로 됐던 최부일이 이번에 또다시 대장으로 진급해서 "아, 이거 어떻게 된 거냐"하고 의아해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요. 북한매체가 군 장성들이 강등되거나 직무가 이동되는 것을 전혀 보도하지 않아 주민들은 잘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최부장 외에도 또 북한에서 별이 떨어진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정영: 두 번째로 눈에 띄는 사람이 바로 현영철 인민군 상장인데요, 그 역시 지난 2010년 9월에 김정은과 함께 인민군 대장이 됐던 인물입니다. 그는 김정은이 올라선 다음 어깨에서 별이 몇 번씩 올랐다가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우선 2012년 7월에 리영호 군 총참모장이 갑자기 해임 철직되자, 현영철 대장이 인민군 총참모장에 오르면서 하루 아침에 뚝딱 차수가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좀 잘 나가는가 했더니 두 달 뒤에 대장으로 강등됐지요, 무슨 과오인지는 모르나 일부에서는 8군단장 시절에 외화벌이를 너무 크게 벌였다가 문책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달 전에는 또다시 한 계급 떨어져 지금은 상장을 달고 강원도 산골에 가서 5군단장으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총참모장에서 군단장으로 갔으면 완전히 파면된 것 같지는 않는데요, 왜 북한에는 그렇게 장군이 될 사람이 부족한가요? 젊은 사람들을 좀 시키지 나이 많은 사람들을 가지고 왜 '돌려 막기'를 하나요?
정영: 한국군의 군 인사법, 그러니까, 군 간부사업에는 연령제한이 있는데, 북한에는 군대 장성들의 나이 연령제가 없어요. 최고지도자에게 잘 보이면 사망할 때까지 별을 달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대장은 63세, 중장은 61세, 소장 59세, 준장 58세 등 연령제한을 두고 있지요. 하지만, 북한은 다릅니다. 현재 북한에서 인민무력부장을 하는 김격식은 75세인데도 아직 현직에 있고요. 현영철 상장은 지금 70세이고요. 그리고 지금 인민무력부장인 장정남은 50대입니다.
승진했다가 별을 떼인 사람들한테는 좀 미안한 말이겠지만, 지금 북한에서는 30세도 안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군 장성들의 별을 놓고 '별 놀이'를 하는 격입니다.
최민석: 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요즘 신나게 군사놀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하루 아침에 70대의 노인 장성들을 차수로 올렸다가 대장으로 떨구고, 또 군에 군자도 모르는 민간인이 하루 아침에 뚝딱 대장이 되는 기적도 일어나는 곳도 북한이지요?
정영: 민간인 신분으로 하루 아침에 대장이 된 사례는, 우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27세에 인민군 대장이 되더니 2년이 지나 차수를 건너 뛰어 북한의 원수로 되는 벼락출세를 한 경우입니다. 그러더니 지금은 나이가 많은 70대 할아버지들의 별을 뗐다 붙였다 하는 주인공이 되었는데요, 고모인 김경희도 민간인에서 갑자기 대장이 되고, 장성택, 최룡해, 박도춘, 주규창 등 민간인들이 줄줄이 경쟁적으로 별을 달고 장령이 되었습니다.
최민석: 이런 것을 보면 북한에서는 군대에 가지 않고 권력자 옆에서 잘 아부하면 바로 대장 되는 거예요. 김정은 체제가 시작되어 군부 인사들의 보직이동이 많았는데요, 이는 체제가 그만큼 불안하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영: 북한 군의 최고위층이 자꾸 바뀌는 것은 그만큼 불안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다음 인민무력부장이 네 명이나 바뀌었어요. 김영춘에서 김정각으로, 김격식, 장정남 순으로 교체됐는데요, 또 실제로 군사 작전을 지휘하는 총참모장은 1년 반 사이에 리영호에서 현영철, 김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최민석: 북한 군부가 정말 정신이 없겠습니다. 그런데 북한매체에서는 왜 군 장성들이 보직 이동될 때 보도를 하지 않습니까,
정영: 한국이나 미국에서 군 간부들의 보직이 달라질 때 보도를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북한에서는 보도를 하지 않습니다. 군사비밀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북한 주민들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군 간부의 어깨 별을 보고서야 아, 무슨 간부사업이 있었구나 하고 간파를 할 뿐입니다.
최룡해 총정치국장도 한때 차수에서 대장으로 떨어졌다가 슬그머니 차수로 올라갔는데요, 북한 매체가 이것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모든 것을 투명하게 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와는 다른데요, 최소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도 웬만한 것은 다 공개하는데, 북한만이 최고지도자의 의지대로 간부사업이 비밀리에 이뤄지고, 인민들은 알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보도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인민을 무시하고 최고 지도자 마음대로 해서 독재국가라고 비난을 받는 것입니다.
최민석: 그런데 정영기자, 지금 북한 장성들의 별이 과거 김정일 위원장 때보다 많이 떨어진 감이 있지 않습니까,
정영: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올라선 다음 군 간부들의 별이 전반적으로 다 떨어졌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있을 때는 별을 충성심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이용했지요. 1992년 김정일 위원장이 국방위원장으로 올라설 때 차수, 대장 등 수백 명에게 장령칭호를 주었습니다.
그러다 나니까 인민군대 별이 너무 값이 없어서 "인민무력부 청사 안에 돌을 던지면 인민군 대좌가 맞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돌았습니다. 그러니까, 인민무력부 지도원급이 다 대좌이니까 별이 너무 값이 없다고 비아냥 한 겁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인민무력부장, 총참모장, 총정치국장 등에게 차수 칭호를 주고 거느렸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아버지가 주었던 차수 별을 다 떼고 최측근인 최룡해에게만 차수 칭호를 주고 인민무력부장은 상장, 총참모장은 대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최민석: 별을 높이 달았다가 떨어지면 아랫사람들 보기도 좀 부끄럽고 창피할 텐데요, 그런데 김정은은 왜 별을 가지고 왜 자꾸 장난을 칠까요?
정영: 그 이유는 별을 통해 자기에게 충성하게끔 만드느라 그런 건데요, 이번에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이 승진했다고 보도한 노동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습니다. "인민보안기관과 인민내무군은 인민군대와 함께 혁명의 쌍 기둥, 2대무장집단이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니까, 국가안전보위부와 경쟁시키느라 그랬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요즘은 최부일 이름이 많이 나오는 것을 봐서는 인민보안부의 어깨에 힘을 많이 실어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영기자, 이렇게 해석해도 될까요? 나이 많은 장성들의 별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이들을 길들이기 위한 김정은의 통치술이다 라고요.
정영: 그렇게 봐야겠지요.
최민석: 그렇군요. 20대인 김정은 제1비서도 '어떻게 하면 과연 김 씨 왕족 통치를 연장할 수 있을까' 하고 연구하는 것 같은데, 그 와중에 이제 또 누가 뜨는 별이 되고, 또 누가 지는 별이 되는지 군 장성들도 불안할 것 같습니다.
정영기자, 오늘 이야기 참 재미있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오늘 시간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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