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평양국제공항 홍보대사?

북한은 조선중앙TV를 통해  평양 순안국제공항 제2청사의 내외부를 공개했다. 사진은 김 제1위원장이 짐 운반용 카트를 직접 작동해보는 모습이다.
북한은 조선중앙TV를 통해 평양 순안국제공항 제2청사의 내외부를 공개했다. 사진은 김 제1위원장이 짐 운반용 카트를 직접 작동해보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0:00 / 0:00

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노동신문은 지난달 25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이 국제공항청사를 시찰한 사진을 무려 37장이나 공개했는데요, 평양에도 이런 국제공항이 있다고 자랑하는 것 같은데, 하지만, 현재 평양을 찾는 외국인을 보면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김정은 제1비서가 왜 국제공항 선전에 나섰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김정은 제1비서가 얼마 전 시찰한 평양국제공항 개관식이 바로 오늘입니다. 그 공항의 현 주소를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이에 대해 북한 매체는 어떻게 보도하고 있습니까,

정영: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김정은 제1비서의 지도하에 평양 국제공항이 웅장하게 일떠섰다고 보도했는데요, 우선 북한 매체의 보도 내용을 듣고 넘어가시죠.

북한 중앙tv: 국제적 기준에 부합되게 항공역사를 잘 건설했다고, 우리의 얼굴, 우리의 멋이 살아난다고 말씀하시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부인 리설주와 친여동생 김여정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공항을 방문했는데요, 현장에서 “완전무결하다”고 점수를 후하게 매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김 제1비서가 상당히 기분이 좋았네요. 그가 평양국제공항을 요란하게 선전하는 이유가 궁금한데요,

정영: 이유는 나름대로 자기가 세계적 수준의 지도자라는 것을 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공항 내 식당과 면세점 등을 돌아보며 보고 “우리 사람들의 식견과 안목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치하한 것만 봐도 자기 주민들도 세계적 수준이라는 것을 자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거죠.

또 다른 이유로 보면 외국인들에게 현대적인 시설을 보여주어 관광을 오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최민석: 결국 김정은 제1비서가 관광 홍보대사로 나선 거네요.

정영: 그는 출발수속실과 대기실, 면세점, 귀빈실 등을 구석구석 돌아봤는데, 평양국제공항이 외국의 웬만한 국제공항과 비슷했습니다. 이것을 본 외부 세계에서는 ‘역시 외국물을 먹은 지도자가 다르다’는 찬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나 아버지는 좀 폐쇄적인 세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김정은은 외국을 유학한 사람이고 일본이나 서방 국가도 다녔기 때문에 집권하자 마자 국제공항 역사를 지으라고 지시했습니다.

최민석: 김 제1비서가 특별히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해서 국제공항 건설에 집착하지 않았을 가요?

정영: 김정은 비서가 비행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도 다 아실 텐데요, 기존에 있던 순안공항은 정말 시골동네 역사만큼 작았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비행기는 무서워서 아예 타지 않았지요. 그래서 공항건설을 등한시 했는데, 김정은은 비행기 타기를 좋아해서인지 이번에 국제공항을 시찰하러 오는 그 시간에도 전용기를 타고 왔습니다.

최민석: 그런데 좀 궁금한 것은요. 북한이 이렇게 덩실 하게 국제공항을 지어놓으면 이용할 외국인이나 내국인이 있을까요?

정영: 북한이 자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숫자를 공개하지 않아 일년에 몇 명이나 방문하는 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국언론의 보도를 보면 일년에 약 3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고요, 어떤 언론에서는 약 10만명으로 봅니다. 여기서도 80~90%가 중국인 관광객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비행기를 타지 않고 열차나 버스로 북한을 방문하지요.

그런가 하면 얼마 전 로이터 통신은 해외 여행사를 인용해 평양을 찾는 서방 여행객이 일년에 약 6천명 정도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 매달 약 500명 정도 방문한다는 소린데요, 이들은 비행기로 비행기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평양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북한이 평양국제공항을 개방하면 과연 얼마나 외국인들이 몰려들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북한이 김정은 제1비서가 평양국제공항을 찾은 사진을 무더기로 공개하지 않았는가 파악됩니다.

“평양에도 이런 훌륭한 국제공항이 있다”, 이렇게 외국인들을 끌어들여서 외화를 벌기 위한 광고가 아닌 가 합니다.

최민석: 그러게요. 김정은 제1비서가 직접 나서 공항역사도 홍보하고, 공항도 큼직하게 지어 놨으니 놀러 오라고 하는 것 같은데, 앞으로 누가 찾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정영: 현재 북한은 핵문제와 미사일 개발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핵문제는 중국도 껄끄러워하기 때문에 지금은 관계가 별로 좋지 않는데요, 하지만, 북한은 이러한 핵문제로 껄끄러워 하는 대국들보다는 동남아세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구 소련 시절 공산권 국가 등에서 외국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외교적 공세를 펼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북한 노동당 국제비서 강석주는 쿠바를 방문했고,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러시아를 리수용 외무상은 아프리카를 날아가 외교활동을 폈습니다.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들도 발전된 나라기 때문에 얼마든지 소비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요, 또 핵문제에 민감하지 않는 3세계 나라 사람들에게 좀 싸게 관광상품을 팔면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북한은 금강산이나, 마식령 스키장, 백두산 등을 연계하는 관광상품을 적극 개발하고 있는데, “무공해 지역,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러 오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혹시 요즘 북한에서 돈주라고 있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을 북한에서 신흥부자라고 하는데, 이 사람들을 평양국제공항을 통해 외국으로 내보낼 가능성은 없을까요?

정영: 그건 두고 봐야 합니다. 왜냐면 김정은 정권이 현재 외부에서 사람들을 끌어들여 외화벌이를 하려고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런데 돈주들을 외국에 내보내면 많이 보고 들어와서 외부 정보를 퍼트리면 안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적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돈주들을 외국으로 내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해외로 망명하지 못하게 가족 중 일부를 남겨두고 일부만 외국에 내보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가족동반 해외 여행은 줄어들겠지요. 현재 돈주라는 사람들은 장마당에서 돈을 번 사람들뿐 아니라 당과 국가의 외화벌이 기관에서 돈을 번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이들이 해외로 망명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겠습니다. 왜냐면 이들이 가진 재산도 많을 것이고, 또 당과 국가 기관에 친인척이 많기 때문에 연좌제의 불이익을 당할 가봐 망명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이들로부터 외화를 끌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내부적으로 “돈의 출처를 묻지 말고 쓰게 하라”고 내수경기 활성화 방침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재 평양에서 삼지연까지, 그리고 어랑천, 함흥까지 국내 항공이 개방되어 운항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과연 지금 평양국제공항 규모가 얼마나 큰지 궁금합니다. 세계적 수준과 비슷한지요?

정영: 평양에 순안국제공항이 있으면 남한에는 인천국제공항이 있습니다. 간단히 인천공항과 비교해 보면 인천공항은 연간 2천7백만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연간 1억명으로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평양 국제공항은 연간 약 6천명에서 10만명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그것도 외국인만이 아니고 북한의 간부들과 외교관들을 합해서인데요, 이 평양국제공항으로 통하는 항공노선도 북한의 고려항공뿐이고, 외국 항공사로는 베이징과 평양을 운항하는 중국 국제항공사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평양국제공항을 번듯하게 꾸려놓았으니, 건설 공사비를 뽑기 위해서라도 외국인들을 많이 끌어들여야겠군요. 과연 김정은 제1비서의 광고효과가 얼마나 빛을 발할 지 궁금해집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