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마식령 스키장 산사태 왜 침묵하나?

북한이 건설중인 원산 마식령스키장 건설현장.
북한이 건설중인 원산 마식령스키장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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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여러분과 함께 북한선전매체의 내용을 다시 뒤집어 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의 다룰 주제는 무엇입니까,

- 북한 TV 마식령 스키장 산사태 침묵

- 북한 TV 산사태 이전 영상만 방영

- 대북매체, 북한 당국 마식령 산사태 함구령

- 전쟁 노병들과 사진 찍은 김정은 '쩍벌남'

- 젊은 나이에 팔자걸음, 사진 자세 할아버지 흉내 내

정영: 얼마 전 한반도를 스치고 지나간 장마전선으로 강원도 마식령 스키장에 산사태가 난 모습이 한국의 인공지구위성에 포착됐습니다. 하지만,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산사태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는데요, 그 원인을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요즘 한국 사회에서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가리켜 '쩍벌남'이라고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소식, 이상 북한 매체를 중심으로 최근 다시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야심 차게 내밀던 마식령 스키장 산사태 소식, 얼마 전 우리 방송에서도 보도하지 않았습니까,

정영: 북한의 강원도 마식령 지구에 건설되는 스키장 산사태 사진을 한국의 인공위성 아리랑 3호가 포착했는데요, 한국 언론에 보도된 마식령 스키장 산사태 소식을 한번 듣고 넘어가겠습니다.

한국 KBS 보도 녹취: 하지만 최근 아리랑 3호가 촬영한 위성사진에 큰 변화가 포착됐습니다. 깔끔하게 정돈됐던 대여소 앞 빈터가 검은색 흙더미로 뒤덮였습니다. 슬로프에서 흘러내린 흙은 장비대여소도 덮쳤습니다. 남아있는 흙더미가 세로 100m, 가로 70m에 달해 산사태 규모가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민석: 인공위성에 찍힌 흙더미를 보니까, 현재 마식령 스키장의 스키대여소 공사장이 완전히 토사에 묻힌 것처럼 보이는데요, 그런데 북한 매체들은 이 산사태 소식을 어떻게 전했습니까,

정영: 북한은 산사태 소식을 보도하기는 고사하고 마식령 스키장 공사장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난 8월 4일 중앙텔레비전에서 방영했습니다. 이 영상도 한번 들어보고 넘어가시죠.

북한 TV 녹취: 여기는 스키 주로가 시작되는 마식령 대화봉 마루에서 약 1천미터 가량 내려와서 주로가 세 갈래로 뻗어나간 곳에 건설되는 중간 휴식장 건설장입니다.

그런데 이 동영상이 언제 촬영됐는지는 잘 확인되지 않는데, 산사태 이전에 찍은 영상으로 보입니다. 스키 대여장 공사장에는 인공위성에 포착된 토사는 보이지 않고, 골조공사가 멀쩡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최민석: 아, 그러니까, 북한이 산사태가 나기 이전에 찍은 영상을 보여주고 있군요. 왜 그랬을까요?

정영: 북한은 마식령 스키장을 현재 국가적인 중점 사업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발기하고 국제적인 스키장으로 건설하겠다고 야심 차게 추진하기 때문에 김정은의 우상화에 흠집이 갈 가봐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평양시 창전거리 살림집건설이나 릉라인민유원지 같은 것은 모두 김정일 위원장이 살아있을 때 착공된 공사거든요, 당연히 김정일의 성과로 넘어가는 거지요. 그런데 마식령 스키장과 세포등판 개간은 김정은 등장 이후 시작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김정은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추진하던 것인데, 산사태가 났다고 하면 이미지가 흐려집니다. 더구나 공사 기일을 단축하라고 무리하게 '마식령 속도'까지 창조하다가 산사태를 만났으니, 그에 대한 불만이나 책임소지가 따른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아, 그래서 북한이 쉬쉬하면서 숨기고 있군요.

정영: 얼마 전 한국의 대북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북한당국이 마식령 스키장 산사태 사실을 숨기려고 입 단속을 하고 있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이 매체는 마식령 스키장이 산사태로 무너졌고, 이곳에서 흘러나온 토사가 인근 농장의 농작물들을 덮쳐 큰 피해를 입혔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소문이 확산되자, 중앙당에서 직접 사람이 내려와 수해와 관련된 괴상한 소문을 퍼뜨리는 자들을 강력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합니다.

최민석: 그러면 흘러나온 토사가 주변 농장 곡식을 덮쳤다면 생각보다 산사태 규모가 커 보이는데요,

정영: 당시 이 지역에는 430mm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아리랑 3호에 포착된 흙더미의 크기는 길이 100미터 너비 70미터였습니다.

최민석: 김정은 제1비서가 우상화에 흠집이 갈 가봐 북한 당국이 입 단속을 하고 있는 형국이군요. 그런데 마식령 스키장에서 산사태가 난 사진을 북한당국이 말하지 않아도 하늘에서 다 내려다 보고 있으니 야단이 아닙니까,

정영: 과거에는 당국이 주민들의 입 단속이나 하고 사진, 영상 단속을 하면 얼마든지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통제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인공위성 영상 촬영기술이 발달되어서 숨길 수 없게 되었지요. 최신 미국의 정찰위성은 육지에 있는 탁구공만한 크기의 물체도 식별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최민석: 정말 이제는 북한의 내부를 샅샅이 이 잡듯이 뒤져보고 있는데, 이 개명천지에 숨기지 못하게 되었군요.

<여러분께서는 지금 자유아시아방송 북한언론 뒤집어보기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80대 전쟁노병들 앞에서 김정은 '쩍벌남'

최민석: 다음 주제입니다. 북한이 이번 휴전협정체결 60주년을 맞아 전쟁 노병들을 평양에 불러놓고 환대 해주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사진을 놓고 좀 말이 많지요?

정영: 이게 재미나는 주제인데요. 북한 김정은 제1비서가 80대의 전쟁 노병들과 사진을 찍은 모습이 공개되자 한국에서는 비하하는 듯한 조롱거리가 되었는데요, 북한 중앙텔레비전이 보도한 사진을 한번 보고 넘어가죠.

최민석: 그러지요.

북한 TV녹취: 환호하는 열병식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시었습니다.

여기 맨 앞줄에 앉은 김 제1비서가 다리를 벌리고 사진을 찍어 요즘 한국 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최민석: 어떻게요?

정영: 옆에 앉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나, 다른 간부들도 다리를 모으고 사진을 찍었는데, 이제 29세의 젊은 지도자가 다리를 벌리고 앉아서 보는 사람들을 좀 민망하게 만들었습니다.

최민석: 아,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이런 사람을 보고 '쩍벌남'이라고 하지요.

정영: 한국에서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공공장소에서 다리를 쩍 벌리고 앉는 남자를 아주 질색합니다. 저렇게 쩍 벌리고 앉으면 다른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없어지기 때문에 지금 인터넷에서는 혐오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최민석: 특히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그렇게 활짝 벌려 앉으면 밉상이 되지요.

정영: 더구나 뒤에 선 노병들은 이제 80이 넘는 어르신들이거든요. 더구나 열병식에 참가했던 대학생들은 이제 막 자라나는 세대들인데 김정은 제1비서를 따라 할 가봐 걱정입니다. 지도자의 자세는 저렇게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도 괜찮겠구나 하고 생각했다가 앞으로 통일이 되어 한국의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기가 탔다가 욕을 먹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최민석: 그러다 보면 그와 비슷하게 자세를 취하는 여성들은 없나요?

정영: 여성들도 그런 모습을 한 사람들이 종종 목격이 되는데요, 이런 여성들을 가리켜….여성비하 발언이 될 까봐 오늘은 그만 하지요. 그런 여성들은 정말 꼴불견입니다.

최민석 김 제1비서가 나이도 어린 지도자인데, 왜 이런 돌출 행동을 하는 거죠?

정영: 이미 김정은 제1비서가 다리를 벌리고 앉은 모습은 여러 차례 목격이 되었는데요, 예를 들어 평양동물원을 찾아가서는 다리를 벌리고 앉았고, 또 간부들은 다 서있는데도 다리를 벌리고 혼자서 의자에 앉아 뭔가 훈시를 하곤 하지요. 그리고 비가 와도 우산을 혼자 쓰고요. 이게 다 지도자로서의 자신감과 권위를 표현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입니다. 걸음걸이도 자기 할아버지인 김일성 전 주석을 흉내 내느라 팔자걸음을 하고 있는데요, 아마 거기서 배우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최민석: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흉내 내고 있다는 김정은. 그래도 김 주석은 나이가 있어서 그런 모습이 가리워졌지만, 김정은 1비서는 젊은데도 그런 티를 내니까,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군요.

정영기자, 오늘 시간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