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여러분과 함께 북한선전매체의 내용을 다시 뒤집어 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의 다룰 주제는 무엇입니까,
- 북 매체, 평양 위락시설에서 '주민 웃음 넘쳐' 선전
- 북, 평양과 원산 등지에 위락시설 대대적으로 건설
- 유희시설 이용료 비싸 특권층만 이용가능
- 릉라인민유원지 암표 등장, 해당화관은 달러로 운영
- 달러에 목마른 북한 전쟁 보다는 대화 원해
- 북한의 '도발, 구애, 벼랑끝 전술' 패턴으로 강경파 등장 가능
정영: 지난 1년간 각종 놀이터와 유희시설 짓기에 집중했던 북한이 그 위락시설에서 주민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연일 보도하고 있습니다. 중앙텔레비전은 최근 "인민야외빙상장과 류경원, 해당화관과 옥류관 등 봉사시설에서 기쁨의 노랫소리와 행복의 웃음소리가 넘쳐나고 있다"고 광고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위락 시설을 즐기는 사람들이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최민석: 요즘 북한이 각종 동영상을 통해 선전하는 위락시설의 실체를 다시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지난 1년간 북한이 그야말로 유희장과 놀이터 짓기로 보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거기서 인민의 웃음소리 넘쳐난다고요?
정영: 북한이 릉라인민유원지, 전자오락관에서 인민이 웃음소리가 넘쳐난다고 보도했는데요, 잠시 화면을 직접 보고 넘어가죠!
북한 중앙tv 녹취: 행복의 수레마냥 아름다운 썰매에 앉아 쌍쌍이 앉아 목청껏 외치며 내리 꽂히는 처녀총각들과 중년 남녀들……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릉라곱등어관은 지난해 7월 개장해 현재까지 63만여 명의 관람자들이 찾아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 내부 주민의 말에 따르면 릉라인민유원지는 5~7월에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북한의 선전이 좀 아이러니 합니다.
최민석: 김정은 시대가 시작된 지 얼마 안되어 주민들의 '삶의 질'이 훨씬 좋아졌다고 선전하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빠르게 변한다는 느낌도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정영: 북한을 방문했던 해외동포들의 말에 따르면 평양을 보니까, 김정은 정권 들어 1년의 변화는 과거 10년보다 더 많이 변했다고 반응하고 있습니다. 김 제1비서가 아무래도 나이가 젊으니까, 뭐 일당백 공격속도, 마식령 속도요 하면서 거창하게 내밀고 있지 않습니까, 김정은 정권이 내거는 구호가 이른바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이라고 하는데요, 김정일 위원장 시절에 줄기차게 외쳤던 강성대국 건설이란 구호가 사라지고, 대신 강성국가 건설,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로 바뀌었습니다.
최민석: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이라, 그런데 북한은 사회주의라기보다는 왕조국가에 가깝지요, 그리고 얼마 전에는 헌법 위에 있다는 10대원칙까지 수정한 사실이 공개되지 않았습니까,
정영: 그렇지요, 북한은 10대원칙 조항에서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삭제하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왕조체제 세습을 구체화했지요. 사회주의라는 것은 같이 일하고 같이 나눠먹는다는 뜻인데, 북한은 분배에서 공평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주의라는 말이 맞지 않지요. 때문에 평양에 건설된 위락시설에서 즐길 수 있는 사람도 다르고, 또 건설하는 사람도 다릅니다.
최민석: 아, 인민을 위해 지어졌다는 위락시설들이 다르다는 말이지요. 그러면 시설을 즐기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정영: 그 위락시설에서 즐길 수 있는 사람들, 북한 중앙텔레비전을 보면서 한번 보시죠.
북한중앙tv: (한 대학 교수)연구사업을 하다가 여기에 한번 들어갔다가 나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자, 방금 말한 이분은 어느 대학교의 교수님이고요. 또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봅시다.
북한 중앙tv: (한 연구사)과학연구사업을 하면서 쌓였던 정신적인 피로가 한 순간에 풀리는 것 같습니다. 쉬는 날에는 가족들과 함께…
이 사람은 어느 한 연구소의 연구사입니다. 한국이나 미국으로 말하면 고학력자, 돈도 많이 받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그런 사람이거든요. 또 위락시설이 건설되는 지역만 보아도 평양과 원산일대인데요, 평양은 수도이고, 원산은 김정은이 태어난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아, 김정은의 고향이 되어서 원산이 뜨는 군요.
정영: 원산시의 갈마비행장, 새날호텔 등 요즘 많이 건설되지요. 그리고 평양의 위락시설 가격이 높고 외화로 운영되거든요.
최민석: 가격이 어떻게 되는가요?
정영: 요즘 릉라인민유원지는 개별적인 사람보다는 단체입장을 장려하는데, 놀이장 입장료는 국정가격으로 2천 원, 그런데 수요자가 많아서 암표가 등장했는데, 2배 비싸다고 합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암표는 4천원, 그러면 노동자의 월급은 얼마나 됩니까,
정영: 지금 일반 노동자의 한 달 월급은 형식상 3천원 가량되는데, 안주는 곳이 많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일반 노동자들은 갈 수 없다는 사실이 대충 나왔네요. 노동신문에 보니까, 주민들이 해당화관에서 철판구이 요리를 즐긴다는 애기도 있는데요, 가격은 어떻게 됩니까,
정영: 해당화관에서 특기 요리가 바로 철판구이요리인데요, 해산물과 소고기, 돼지고기로 만드는데, 코스 요리의 경우, 30달러, 50달러, 70달러 가량 합니다. 그리고 사우나 하는데 10달러, 커피 한잔에 5달러나 합니다. 여기에 마음먹고 가자면 미화 50달러는 있어야 된다는 소립니다.
최민석: 예전에 저희가 한번 애기했지요. 평양의 특권층의 하루 용돈이 100달러다, 그러면 특권층이 하루 즐길 수 있는 정도의 가격이 되는군요.
정영: 또 인민야외빙상장에는 한번 입장하는데 미화 5달러나 한다고 합니다. 이 앞에서 로라스케이트를 많이 타는데, 스케이트 한 켤레 사자고 해도 미화 35달러는 줘야 합니다. 또 스케이트를 대여하자면 3천원을 줘야 합니다. 이렇게 놀이터와 유희장은 모두 외화로 유지되는 수익구조인데요, 요즘 밥도 제대로 못 먹는 일반 북한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습니다.
최민석: 얼마 전 북한 텔레비전에서 마식령 스키장에 동원된 군인들이 물 배낭을 등에 지고 산 고지에로 나르는 모습을 보고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김정은의 호화 사치병이 진시황제의 아방궁을 건설한 노예들을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자유아시아방송 북한언론 뒤집어보기를 듣고 계십니다>
최민석: 다음 주제입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한미연합군이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진행하고 있는 데요, 이 와중에도 북한이 연일 남북간 대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것입니까, 그만큼 북한이 변했다고 보는가요?
정영: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은 일종의 방어를 목적으로 하는 연례군사훈련이지요. 그런데 작년에만 해도 북한이 아주 거세게 반응했었는데, 그런데 지난 19일 조선중앙통신은 "우리에게 있어서 평화적 환경은 더 없이 귀중하다"면서 대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요즘 북한이 개성공단 재가동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이산가족 상봉이니, 금강산관광재개니 하면서 대화제의를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북한의 비둘기파가 부활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혹시 북한에도 매파와 비둘기파라는 개념이 있나요?
정영: 매파와 비둘기파의 개념부터 정리하면요, 북한의 군부, 이를테면 김격식 총참모장이나 김영철 정찰총국장 등 군부를 가리켜 매파라고 하는데요,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쟁분위기로 몰아가면서 강경파의 입김이 세졌다는 평가를 받았지요. 하지만, 요즘에는 군부의 목소리가 작아지고,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나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와 같은 협상파의 목소리가 커졌다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북한이 이러한 대화분위기, 평화분위기를 언제까지 유지시킬까요?
정영: 많은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성향을 대체로 세가지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처음에 벼랑끝 전술, 구애 공세, 도발 재개 이렇게 세가지 패턴으로 보고 있는데요, 벼랑끝 전술은 끝까지 밀고 나가다가 마지막에 협상하는 방법, 그리고 구애공세, 즉 지금과 같은 대화 분위기를 말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세 번째로 도발재개는 올해 초에 있었던 전쟁 분위기로 볼 수 있는데, 지금 순서로 보면 앞으로 '도발' 카드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며칠 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확고한 안보태세 확립을 주문한 것에 대해 "공공연한 도발행위"라고 비난했지요. 북한이 이렇게 대화분위기로 가다가도 언제든지 군부가 일선에 나와서 전쟁이요, 뭐요 하면서 또 강경한 분위기로 몰아갈 공산이 있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그렇지요, 정말 예측할 수 없지요.
정영: 지금 북한은 달러에 몹시 목이 매어 있습니다. 마식령 스키장 시설에도 달러를 투자해야 하고, 김정은의 경제 살리기 약속을 지키자고 해도 달러가 더 필요한데 밤낮 싸운다고 해봤자 달러 나올 곳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북한은 이번 기회에 개성공단 재가동에 합의하고, 좀 더 나가서 금강산 관광재개까지 넘겨다 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최민석: 올해 초에 북한이 전쟁한다고 할 때는 언젠데, 지금은 갑자기 대화 분위기로 돌변했습니다. 북한은 달러가 필요할 때만 대화파를 내세우지 말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신뢰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영기자, 오늘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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