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는 어떤 주제를 풀어볼까요?
정영: 오늘 시간에는 북한이 얼마 전에 준공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올해 4월과 9월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현장을 두 차례 시찰하고 지난 3일에는 발전소 준공식을 거행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이 발전소의 언제에서 물이 새는 듯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부실공사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에서 과연 전기 생산이 가능한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최민석: 정영기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직접 참가해 준공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의 향후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북한이 몇 년 만에 발전소를 건설했는가요?
정영: 북한이 10년만에 발전소를 건설했다고 축포를 쐈지요. 하지만, 북한 내부 주민들과 우리방송 보도를 보면 20년이 걸렸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보도한 바로는 10년이고, 실제로는 20년이 걸렸다고요?
정영: 위성으로 보니까, 규모가 작아 보이는데, 기후조건과 교통조건이 안 좋아서 오래 걸린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현지에 직접 나가서 발전소 준공 테프를 끊었다는 소식을 보도했는데,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중앙텔레비전 내용을 직접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중앙TV: 지난 10년간 진행해온 것보다 더 방대한 건설과제를 불과 넉달 남짓한 기간에 해제낌으로서 수력발전소 건설역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자랑찬 성과를 이룩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당이 안겨준 백두청춘의 담력과 용맹으로 낮과 밤이 따로 없는 백열전을 벌려 10년 동안에 한 일과 맞먹는 방대한 작업과제를 불과 120여일동안에 해제 끼고 1호발전소 언제를 완공했다”고 강조했는데요,
이상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전에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백두선군청년발전소 1호 발전기가 완공되어 전기생산에 들어갔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이미 전에 청년발전소가 가동됐다고요?
정영: 예, 그런데 김정은 제1비서가 이번에 가서 또 준공 테프를 끊었다고 해서 좀 어리둥절했습니다.
최민석: 말이 안되지 않았습니까,
정영: 물론 과거에 준공식을 해놓고 무슨 일이 좀 있었겠지요. 물길 굴이 터졌다든가, 댐이 터졌다거나 이런 불리한 조건 때문에 중단되지 않았을까……
최민석: 이미 전에 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했지만, 이게 완공상태는 아니었다……그런데 이제는 완전히 끝났다 이런 소린가요?
정영: 그것도 두고 봐야지요.
최민석: 정영기자, 그전에는 북한이 이 발전소의 이름을 백두산선군청년발전소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정영: 예, 이 발전소가 20년동안 건설되면서 이름이 세 번 바뀌었습니다.
최민석: 그렇습니까? 왜 이름이 세 번 바뀐 겁니까,
정영: 최민석 기자도 좀 헷갈리지요.
최민석: 저는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라고 해서 또 다른 것을 지었나 했지요.
정영: 아닙니다. 1990년대 중반에 ‘황토발전소’라고 처음 시작했대요. 그런데 2004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백두산선군청년발전소라고 이름을 바꾸어주었는데요, 김정은 노동당제1비서가 올해 4월인가 가서 또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라고 이름을 또 바꾸었습니다.
최민석: 아, 하나가 20년동안 세월이 지나면서 이름이 세 번 바뀐 거군요. 정영기자, 그런데, 얼마 전 한국 신문에서는 발전소 언제에서 물이 새는 것 같다고 보도했어요. 이거 어떻게 된 겁니까,
정영: 저도 봤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발전소 준공식을 하느라 수천명의 사람들을 모아놓은 연설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사람들이 서 있는 배경을 보니까, 언제에서 물이 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최민석: 기념식장에서 찍은 사진에 물이 새는 모습이 공개된 거군요.
정영: 그런데 한국의 토목공사 전문가들은 언제에서 새는 물은 많은 량이 아니라서 당장 안전성에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앞으로 보강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민석: 당장은 큰 문제가 안되겠지만,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정영: 사실 이 공사가 부실 공사가 될 가능성이 큰데요, 왜냐면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청년돌격대원들이 영하 30도가 넘는 강추위 속에서도 콘크리트치기 작업을 벌였습니다. 얼었다 녹았다 하는 악조건에서 청년들이 일했다는 불굴의 투지를 소개하느라 북한 매체들이 이렇게 보도했는데, 그게 곧 부실공사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놓는 것이거든요.
거기다 시멘트를 절약하느라 새로운 공법을 도입했다, 아무튼 많은 시멘트를 절약하면서도 공사기일을 앞당겼다고 했으니, 이게 곧 부실공사라는 소립니다.
최민석: 발전소 건설을 그렇게 날림식으로 건설했으니 당연히 문제가 있지 않겠습니까,
정영: 20년동안 지지부진해오던 건설을 김 제1비서가 이 발전소를 찾아가 10월 10일까지 무조건 끝내라고 지시해서 지금 여기까지 온 거지요.
최민석: 그건 김 제1비서가 부실 공사를 하라고 부추기는 거 아니겠습니까,
정영: 현재 제일 난감해 하는 사람들이 누군지 아세요?
최민석: 너무 많아서 누군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영: 건설일꾼들, 해당 담당자들입니다. 왜냐면 김정은이 건설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으니까, 10월10일까지 무조건 끝내라고 지시하면, 옛날로 말하면 “전하, 그러면 아니 되옵니다”라고 말을 해야 하는 데 일꾼들이 요즘 그렇게 말할 수 없다는 겁니다.
최민석: 옳은 말을 해야 되는데, 말을 못하겠군요. 죽을까 봐요.
정영: 공개처형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정작 말을 못하고 그대로 따라 하는 겁니다.
최민석: 본인들도 알지만, 속이 답답하겠군요. 이걸로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또 자기들이 책임을 져야겠군요. 정말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기분이겠군요. 그런데 이발전소가 제대로 돌아갑니까,
정영: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가 준공식을 했다고 선포는 했지만, 전기가 생산된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발전소에서 전기가 생산되자면 변전소가 있어야 하지만, 그 발전소에 변전소가 없습니다.
최민석: 발전소에 변전소가 없다? 그러면 그걸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정영: 북한에서 가장 큰 수력발전소인 수풍발전소를 보면 발전직장 앞에 변전소가 있습니다. 발전소에서 전기가 생산되면 변전소에서 전압을 변환시켜서 송전탑으로 보내야 하는데,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에는 변전소가 없습니다. 북한에서는 발전기와 변압기는 대안전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데요, 백두산발전소에 변압기나 발전기를 끌어가자고 해도 길이 상당히 나쁘다고 합니다.
최민석: 그러면 흔히 말하는 사회기반 시설이 안됐다는 거군요.
정영: 맞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발전소만 덩그렇게 지어놓았다는 소리군요.
정영: 북한 매체에 따르면 그 발전소의 발전기 회전자 하나만 해도 무게가 수십 톤이 넘습니다. 완전히 철 덩어리거든요.
최민석: 그걸 나르려면 기차 정도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소리군요.
정영: 기차도 100톤급 기차가 있어야 나를 수 있다는 겁니다.
최민석: 아주 무진장 힘이 센 기차가 있어야 나를 수 있겠군요.
정영: 산세가 너무 험해서요 지금은 나를 형편이 안된 것 같습니다.
최민석: 이걸 운반할 수 있는 차도 없고, 이걸 나를 수 있는 도로도 없고요.
정영: 발전기와 변압기를 그쪽으로 날라가려면 철길을 다시 깔아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2012년에 이에 대해 보도했는데요. 기본 철로에서 발전소까지 가자면 600리를 철길을 다시 놔야 한다고 합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산 넘어 산이네요. 600리면 240km를 길을 닦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큰 대상공사를 하려면 길을 먼저 닦습니다. 그리고 나서 실질적인 공사가 들어가는 거죠. 그런데 북한은 사람만 몽땅 집어 넣은 겁니다. 일이 거꾸로 된 거군요. 그러면 북한이 왜 이렇게 되지도 않을 산세가 험한 백두산지구에 발전소를 건설하면서 고생입니까,
정영: 지금 김정은 제1비서는 자기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가를 꾸리느라고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바로 백두산밀영과 삼지연 지구에 전기를 보내려고 하는데요, 그래서 김 제1비서는 4월에 백두산 청년발전소에 가서 당창건 70주년까지 무조건 지으라고 해서 청년동맹은 댐만 쌓아놓고 축포를 쏴 올렸습니다.
최민석: 김정은 제1비서가 준공 테프를 끊은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의 실효성이 또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