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찬밥신세’ 당한 월북자들

0:00 / 0:00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여러분과 함께 한 주간 북한선전매체의 보도를 다시 심층 분석해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의 다룰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조선중앙통신은 25일 북한에 자진 입북했던 남한 주민 6명을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관대히 용서하고 이들을 가족들이 있는 남측지역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결국 살길을 찾아 제 발로 갔던 월북자들이 북한에서 살지도 못하고 도로 한국으로 내려온 형국이 되었는데요, 북한이 왜 이들을 돌려 보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예, 살길을 찾아 북한으로 올라간 남한 주민들을 북한 당국은 처벌받을 것이 뻔한 남한으로 다시 내려 보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북한이 월북자들을 내려 보낸 것은 좀 이례적이지 않습니까,

정영: 지금 남한에 내려온 탈북자가 2만 6천명 정도 되는데요, 월북자는 손에 꼽을 만큼 적은데요. 그마저도 6명이 북한에 올라갔다가 추방 식으로 내려왔는데요, 한국정부가 넘겨받은 월북자들을 보면 60대 두 명, 50대 한 명, 40대 2명, 20대가 한 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한국 언론에 난 사진을 보니까 월북자들의 얼굴이 모두 공개되지 않고 모자이크 처리됐는데, 이들은 어떻게 북한까지 올라가게 되었습니까,

정영: 한국 언론이 보도한 데 따르면 월북자 6명은 남한에서 사업실패나 가정불화, 생활고 등으로 살기가 어려워 북한에 올라갔다고 나왔습니다. 말하자면 한국판 난민이지요.

최민석: 죽을 바에는 올라가겠다고 해서 간 사람들이지요.

정영: 그렇지요. 사업실패하고 빚을 지게 되니까, 중국에 가도 뾰족한 수가 없게 되자, 북한에 가면 잘 봐주겠지 하고 들어갔고요. 또 어떤 사람은 북한을 찬양하는 종북 활동을 하다가 올라갔다고 합니다. 이들 6명은 2009~2012년 사이에 압록강과 두만강 얼음판을 넘거나 중국 유람선이 북한 육지 가까이까지 들어갈 때 거기서 뛰어내려 도강하는 방식으로 밀 입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민석: 종북활동을 하다가 올라갔는데 북한이 좀 도와주지 않았답니까, 그전에는 북한이 ‘조국의 품에 들어오면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겠다’고 했는데요,

정영: 이 사람도 결국 북한의 대남 선전에 속아서 올라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글이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소개된 것을 보고 월북을 결심했던 사람인데, 도움은 받지 못하고 수감생활만 하다가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아, 수감생활만 했다. 그러면 계속 수용소에 갇혀 있었다는 건가요? 노동신문에 자기가 투고하지 않았는데, 자기 글이 실렸다는 건가요?

정영: 요즘 한국에는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인터넷 블로그 같은 곳에 북한 찬양글을 써놓는데, 그걸 북한 대남요원들이 긁어다가 노동신문에 실은 거지요. 특히 자신의 글이 노동신문에 소개되면 나라도 마음이 설레겠죠, 나를 북한이 알아주니 가면 뭘 좀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품게 되는 거죠.

최민석: 아, 그러니까, 요거 가지고 한번 밀어볼까, 뭐 큰 거 하나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혹한 마음에 그렇게 갔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정영: 북한에 가면 아파트라도 하나 차례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기겠지요.

최민석: 최소한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컸겠네요.

정영: 하지만, 이 같은 기대와는 달리 북측은 단 한차례의 외출도 허용해주지 않아 장기간 독방 생활을 해야 했다고 월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밀입북 후 북한 온성, 회령, 신의주, 원산 등지에 있는 수용소에 분산 감금되어 최소 14~45개월에 걸쳐 조사를 받다가 마지막에 한국으로 넘어오기 전에 원산 수용소에 모였다가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45개월이면 4년 동안이나요? 그냥 독방에 갇혀 있었다는 거네요. 만약 저 사람들이 한국으로 넘어오지 않았다면 계속 갇혀 있어야 했다는 거네요.

정영: 그렇게 봐야지요.

최민석: 북한, 정말 이 사람들을 섭섭하게 대접했네요. 실례로 한국에 온 탈북자들도 이렇게 오랫동안 조사하는가요?

정영: 탈북자들은 북한이 싫어서 나온 탈북자고요, 탈남자는 남한이 싫어서 올라간 사람들인데요, 규모에 있어서 2만6천명 대 6명은 게임이 안 되는 비교이고요. 탈북자들은 한국에 입국하면 약 3개월 동안 합동조사단의 조사를 받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45개월 대 3개월입니다.

정영: 탈북자가 진짜 북한 사람인지, 또 중국 사람이 탈북자로 가장하고 들어오지 않았는지, 북한에서 또 어떤 임무를 받고 넘어오지 않았는지를 국정원, 기무사, 경찰이 3개월동안 집중 조사를 합니다. 그리고 3개월 동안 하나원 교육을 받고 바로 사회로 나옵니다.

사회로 나올 때 한국 주민등록증을 받고요. 그리고 임대주택을 받고요, 이 임대주택이 굉장히 싼데요, 제가 내놓기 전에는 그냥 영구적으로 살아도 되거든요. 그래서 영구임대주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착 지원금이 든 통장을 받아 쥐게 됩니다. 그 다음 탈북자들이 자기가 서울에 가든, 부산에 가든, 대전에 가든 누구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6개월이 지나면 여권도 나오는데, 그렇게 되면 일본이나 미국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습니다.

최민석: 그야말로 자유가 보장된다고 보입니다. 그런데 북한에 간 월북자들은 별로 조사할 것도 없는 사람들인데, 왜 그렇게 오랫동안 수용소에서 가두고 있었을까요?

정영: 북한도 이 사람들을 받아놓고 머리가 아팠을 거예요. 왜냐면 풍요로운 남한 사회에서 살다 왔기 때문에 그들의 소비수준을 만족시켜 주자면 돈이 많이 들거든요. 예를 들어서 이분들이 살 수 있게 아파트를 줘야 하지요, 그리고 요즘 북한의 물가가 장난이 아닌데, 불만이 나오지 않게 생활시키자면 고기도 먹이고, 생활비로 몇 만 달러를 정착지원금으로 줘야 하지요.

그리고 이 사람들이 남쪽으로 또 도망치지 않는다고 장담을 못하니까, 사람을 붙여서 또 계속 감시를 해야 하거든요.

최민석: 이래저래 북한으로선 골치 아프겠네요.

정영: 그래서 사회에 아예 내보내지 않고 수용소에서 오랫동안 수감시키다가 몇 사람 모이니까, 그냥 내려가라고 내놓은 것이지요.

최민석: 북한도 대우해주기가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그 사람들을 좀 쓰면 안되나요?

정영: 한마디로 북한 체제에 이용가치가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이 신용카드 빚을 갚지 못해 파산지경에 이르게 되니까 올라갔던 사람들이고, 가정적으로 문제가 되어 간 사람들인데, 그리고 또 사업에서 실패를 했으니 불만인들 얼마나 많겠습니까, 월북자들에게 뭐 대남방송이라도 좀 시키자고 해도 머리에 먹물도 좀 있어야 하는데……

최민석: 좀 똑똑한 사람이면 어떻게든 써보겠는데, 그냥 짐이 되니까 돌려보낸 거다,

정영: 게다가 또 북한 수용소에 갇혀있을 당시 어떤 월북자는 자기 부인을 살해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최민석: 에구 참 (한숨 소리)….

정영: 북한당국도 내부 주민들도 관리하기 어려운데, 이런 사람들까지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겠지요.

최민석: 그렇게 되면 혹에 혹을 다는 경우가 되겠지요. 혹시 한국 정부도 탈북자들을 받아들이다가 선별해서 다시 북한으로 돌려보낸 경우는 있습니까?

정영: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한국 정부는 탈북자를 난민으로 보고 받아들이고 있지요. 그리고 한국 헌법 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고 명시됐기 때문에 살길을 찾아 온 탈북자들을 전부 한국 국민으로 받아들이고 한국 국민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있습니다.

최민석: 북한 사람도 자국민이다. 그래서 한국 사람처럼 자유와 권리를 준다. 하지만, 월북자들은 북한 선전에 속아 좋은 이야기만 듣고 갔다가 결국 북한에서 생활해보지 못하고 쫓겨난 셈이 되었습니다.

이것만 놓고 봐도 북한은 살길을 찾아 오는 남한 주민들을 절대 품을 수 없다는 걸 스스로 드러냈습니다. 정영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여러분 다음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