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까발려 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오늘은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에볼라에 대해 북한이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데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현재 북한 텔레비전과 방송들은 매일 같이 에볼라 방역에 나서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는데요. 한편에서는 외국인들 더러 들어오지 말라고 문을 잠갔습니다.
북한이 에볼라 때문에 하도 유난을 부리니까, 혹시 북한 내부에 무슨 다른 사정이 있지 않냐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그 속내를 한번 들여다 보겠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에볼라 때문에 난리가 났습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게 초강경 대응을 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도대체 어느 수준인지 정영기자 좀 소개해주시죠.
정영: 북한이 지난 23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들어오지 말라고 조치를 취했는데요, 북한 간부의 말을 좀 들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북한 중앙tv녹취: (조광일, 북한 중앙위생방역소 부소장) “비행장, 항만 국경지역을 비롯한 국경 연선 (접경)들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검역 사업과 물자들에 대한 소독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터넷 검색창에 에볼라라고 치면 오히려 북한관련 기사들이 더 많이 뜨고 있습니다.
최민석: 에볼라 바이러스 보다는 북한의 에볼라 막기가 더 뉴스가 된다는 소리군요.
정영: 북한당국이 외국인들에게 적용하는 조치에 따르면 방북 하는 외국인들은 무조건 3주 동안 북한 당국이 지정한 장소에 가서 격리되어야 합니다.
최민석: 외국인이 북한에 들어갈 경우, 북한당국은 이 외국인을 3주 정도 격리시켜놓고 지켜본 다음에 괜찮으면 북한사회에 내보낸다. 관광을 하든 뭐하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소리군요.
정영: 외국인들은 북한 당국이 지정해주는 곳에서 3주 동안 격리하면서 열이 나지 않는지, 머리가 아프지 않는 지 등을 재보고 괜찮으면 북한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외국인들은 북한에 들어가기를 단념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결핵퇴치 사업을 도와주고 있는 미국의 구호단체도 에볼라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고, 중국인들도 현재 북한에 관광하러 갈 수 없는 상태입니다.
최민석: 무슨 일로 갔든 외국인은 전면 중단됐다는 거군요. 자, 먼저 이야기를 하기 앞서 과연 에볼라가 어떤 병인지부터 좀 알아보고 넘어가겠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위험하길래 북한이 이렇게 벌벌 떠는 겁니까?
정영: 에볼라는 급성 열성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인데요, 이 바이러스, 즉 북한 말로 하면 비루스인데, 이 비루스에 감염되면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몸이 오슬오슬 떨리고, 온몸의 맥이 빠지고 허탈감이 생기고, 혈압이 낮아지는 등 감기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데, 감기 증상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일단 이 병에 걸리면 치사율이 60%라고 합니다.
최민석: 치사율이 60%요? 그러면 100명이 걸리면 60명은 목숨을 잃는다는 소리군요. 굉장히 위험한 병이군요.
정영: 그런데 더 위험한 것은 이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이나 치료약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현재까지는 바이러스에 대한 특이치료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굉장한 공포를 조성하고 있군요.
정영: 이 에볼라가 어디서 먼저 시작됐냐 면, 북한 주민들도 익숙한 아프리카 나라인데요, 콩고라고. 이 나라에 에볼라 라는 강이 있는데 거기서 먼저 발생했다고 합니다. 1976년 콩고 북부 에볼라강 인근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매년 아프리카에서만 유행했는데요,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 에볼라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세계보건 기구의 자료를 보면 1976년에서 2012년까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는 2천387명, 사망자는 1천590명이었는데, 올해는 감염자만 1만6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5천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이렇게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북한이 최근 외부의 지원도 거절했군요.
정영: 북한의 결핵퇴치 사업을 도와주고 있는 미국의 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 대표단은 에볼라 때문에 격리해야 된다는 북한측 통보를 받고 방북을 단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에서 스포츠 교류 시합을 가지려던 일본체육대도 에볼라 때문에 발목이 묶였습니다.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관광객들을 많이 받아들이겠다고 선전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인데, 3일만에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최민석: 그렇지요. 관광객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서 난리를 부렸지요. 그런데 관광객을 막아버렸다는 게 좀 이상합니다.
정영: 북한이 이처럼 에볼라 때문에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자 외부사회에서는 의아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데요, 북한은 지난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중국 단동에서 열린 제3회 북중 무역박람회에서 외국인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지요. 그때 상황을 한번 다시 보시죠.
한국 YTN 녹취: (북한 여성)로라스케이트장, 승마장, 우리 마식령 스키장을 한번 보십시오…
최민석: 이렇게 한 사람이라도 더 데려가지 못해서 목매던 북한이 불과 3일만에 다시 들어오지 말라고 명령한 것은 좀 이해가 안되지요?
정영: 북한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에볼라에 대해 걱정이 커서 그런 겁니다. 왜냐면 에볼라가 일단 북한에 상륙하면 막기가 어렵다고 보는 거죠.
최민석: 왜 그렇지요?
정영: 약이 없지요. 의료환경시설이 한심하기 때문에 북한에 에볼라가 확산되기 시작하면 싹쓸이 할 거라고 보는 거죠.
최민석: 북한의 취약한 의료환경 때문에 에볼라가 들어오는 순간, 북한은 끝이다. 이렇게 보는 거죠?
정영: 또 사람은 면역력을 얼마나 가졌는가에 따라서 달라지지 않습니까, 북한 사람들은 체력이 약할 것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또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에도 사실상 에볼라 환자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북한이 중국 관광객까지 막는 것을 보면 이상하다는 겁니다. 관측자들은 이거 북한이 에볼라를 빗대놓고 완전히 나라를 봉쇄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했습니다.
최민석: 더군다나 중국이나 일본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가 나오지 않았는데, 아무도 환자가 없는 상태에서도 이렇게 막는 것은 며칠 전까지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던 북한의 모습은 아니라는 거죠.
정영: 그리고 며칠 전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아프리카 나라들을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관측자들은 그러면 김영남 위원장도 21일동안 격리되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제1위원장이 40일동안 두문불출했고, 또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제치고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오르는 등 2인자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점도 그렇고, 또 해주시당 책임비서를 비롯한 10여명의 노동당, 내각 간부들이 처형되었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아직 김정은 정권은 불안정하고 또 내부 정리가 잘 되지 않아서 이번 기회에 내부정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했습니다.
최민석: 결국 내부 불안을 막기 위해 외부의 바람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될 수 있겠군요. 하지만, 북한만 저렇게 유난을 떨면서 에볼라 방역에 부산을 피우는 것. 오히려 내부 불안만 더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정영기자, 오늘 잘 들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