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여러분과 함께 한 주간 북한선전매체의 보도를 다시 분석해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의 다룰 주제는 무엇입니까?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지 2년차를 맞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직까지 세계 지도자들과 정상회담을 한번도 못한 세계 유일의 지도자라고 최근 미국의 외교전문매체인 포린 폴리시가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을 두 번이나 만나 친교를 과시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김 제1비서가 왜 정상회담에 나서지 않는지,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20대의 나이에 한 나라의 최고 권력을 물려받은 김 정은 제1비서, 왜 외국정상들과 만나지 않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미국의 외교전문매체가 어떻게 보도했습니까,
정영: 포린 폴리시는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기 때문에 김정은 제1비서의 상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었는데, 성사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정은이 ‘정상회담 경험이 전혀 없는 유일한 현직 정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김정은 제1비서가 외국 수반들과 의도적으로 만나지 않는 겁니까, 아니면 정상회담을 가질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겁니까,
정영: 북한내부에서 김 제 1비서를 최고 영도자라고 선전하는 만큼 북한의 최고 정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몽골대통령은 또 몽골에서 최고 지도자이구요. 정상끼리 접견하는 것은 외교적 관례이지만 몽골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 갔습니다. 이를 두고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외교적 결례”라고 혹평했습니다. 국가외교에서는 큰 나라, 작은 나라에 상관없이 평등의 원칙이 있는데, 몽골 대통령이 북한에 가서 푸대접을 받았다는 거지요.
최민석: 김 제1비서가 나이도 어린 지도자가 큰 ‘외교적 결례’를 했군요. 그 당시 김제1비서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정영: 몽골대통령이 왔을 당시 김정은은 중대장, 정치지도원 대회 참가자들의 사격경기를 지도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는데요, 결국 정상외교는 하지 않고 군대들과 총놀이를 즐겼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그러면 의도적으로 만나지 않은 것이네요. 그러면 왜 북한 김정은이 몽골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을까요?
정영: 김정은이 몽골 대통령과 회담하지 않은 이유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우선 김 제1위원장이 처음으로 나서는 정상회담인데, 그 상대로는 정치적 상징성이 큰 중국의 지도자, 시진핑 국가주석이어야 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시진핑 국가주석을 먼저 만나고, 그 다음 다른 외국정상들과 만나야 하는데, 아직 중국 주석과 만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몽골대통령을 먼저 만나는 것은 첫 정상외교로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혹시 북한이 몽골보다 자기네가 더 잘산다, 더 강한 나라라고 착각하는 것 아닙니까,
정영: 그런 질문이 충분히 있을만한데요, 사실 몽골의 국토면적은 북한보다 15배 이상 크지만, 인구는 북한의 10분에 1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북한과 과거 관계가 좋았다가, 1990년대 구 소련 붕괴 이후 몽골이 사회주의를 포기하고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북한과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대신 몽골은 개혁이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경제적 발전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럼 김 제1비서의 첫 정상회담 국가 상대로는 중국 주석이 되어야 한다는 애기인데요, 그러면 시진핑 주석과는 왜 만나지 못하는 것입니까,
정영: 원래 북한은 중국과 우방이지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김정은 제1비서와 차기 중국 지도부, 그러니까, 현재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연결시키기 위해 앓는 몸을 끌고 중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거든요. 하지만,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3차 핵실험을 하면서 시진핑 주석은 그의 방중을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그 당시 중국이 상당히 화가 났었다고 했지요.
정영: 시진핑 국가주석은 북한의 핵보유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고요, 그리고 김정은을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고집하는 북한을 곱게 볼 리 없는데요, 현재 북한의 국가정책이 핵과 경제건설 병진노선인데, 핵보유를 헌법에 명시해놓고 있으니, 앞으로 북한과 중국간 지도자급 회담이 언제 이루어질 지 아직 예상이 안 나오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시진핑 주석의 입장에서는 중국에 오려면 비핵화를 하고 오라, 그러면 받아주겠다 그런 뜻으로 볼 수 있겠네요.
정영: 바로 그렇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핵을 포기 하기 전에는 중국 주석과 아예 정상회담을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지 않겠습니까,
정영: 지금 외교적으로는 북한의 핵을 가지고 논란이 많습니다. 하지만, 북한으로선 핵을 생존수단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중국과 친하려고 하고요. 그런 입장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김정은 제1비서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도 만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예, 그런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지요.
정영: (웃음) 미국의 프로농구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평양에 갔을 때는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하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쳤다고 로드먼이 말했지요. 김정은 제1비서도 중국이나 미국 대통령과 먼저 정상회담을 하고 싶은 의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최민석: 김 제1비서가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대국의 지도자와 먼저 정상회담을 시작하겠다는 의욕이 앞서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내드리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도 망명자, 유랑자 둔 탈북자 가족’
최민석: 다음 소식입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이모가 미국에서 성형수술을 하고 은둔 생활을 한다고 한국 언론이 보도했지요? 북한 주민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는가요?
정영: 북한이 김정은 제1비서의 생모 고영희의 묘소를 꾸려놓고 의무적으로 참배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영희를 ‘선군조선의 어머니’라고 묘사하고 있는데요,
북한 기록영화를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북한 TV 녹취: “(고영희 육성)시련도 영광으로 생각하면서 보내온 30년 세월을 돌아보면서 장군님의 전사 우리들 모두가 맡겨진 본분을 잘할 것을 다짐하며 축배를 들 것을 제의합니다. ”
북한 주민들도 김정은 제1비서가 고영희의 셋째 아들이라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고요. 관상이 잘 났기 때문에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넘겨 받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영희의 동생이 미국으로 망명했다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최민석: 얼마 전에 한국 언론에서 고영희의 동생 고영숙이 미국으로 망명해 성형수술을 한 후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정영: 중앙일보는 5일 고영희의 동생 고영숙은 1998년 5월 초에 남편 박건과 함께 스위스 주재 미국대사관에 망명 의사를 보냈고, 당시 미국은 고씨 부부의 신병을 스위스에서 빼내 독일에 있는 미군 기자를 통해 미국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고영숙은 왜 하필 그때 스위스에 가서 있었을까요?
정영: 고영숙이 망명하던 시기를 보면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할 때입니다. 김정은은 1996년부터 2001년 1월까지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고영숙은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 소속 외교관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김정일로부터 자기 아들(김정은)을 좀 뒷바라지 해주라는 부탁을 받았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미국 정부가 김정은의 이모를 보호하고 있다면, 김정은의 성격이나 김정은 일가에 대한 비밀을 적지 않게 알고 있지 않겠습니까,
정영: 고영숙의 망명 사실을 알게 된 고영희는 상당한 분노를 표출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방영된 고영희에 대한 우상화 영화에서도 나오듯이 고영희는 고난의 행군 시절 매우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합니다. 동생 고영숙의 미국 망명, 고난의 행군으로 민심이 악화되어 김정일 위원장도 망명을 고심할 정도로 참 힘든 시기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바로 이런 악재가 겹쳤던 것 같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도 결국 탈북자의 가족 아닙니까?
정영: 김 제1비서의 가족들도 적지 않게 해외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이모가 미국으로 왔지요, 그의 오빠 고동훈(김정은의 외삼촌)도 유럽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큰 아들 김정남과 그의 아들 김한솔도 유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결국 김정은 제1비서도 겉으로는 위대한 지도자인척 하면서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자랑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탈북자도 있고 망명자도 가지고 있는 참 가지가지 편안치 않는 집안 인 것 같습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