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여러분과 함께 한 주간 북한선전매체의 내용을 다시 풀어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의 다룰 주제는 무엇입니까?
김정은 체제는 2인자 장성택을 즉결 처형한 뒤, 곧바로 김정일 2주기 행사에 돌입했습니다. 이 행사는 김정은에 대한 유일지배 체제를 확립하고, 이른바 '백두혈통'을 견결히 옹호 고수하겠다는 충성맹세를 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장성택의 처형으로 북한의 '백두혈통'이 엉망이 되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북한의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겠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그토록 강조하는 '백두혈통'의 순결성, 과연 현주소는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가 얼마 전 진행됐지요. 나오리라 기대했던 김경희 노동당비서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선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 분위기를 전해주시죠.
정영: 17일 북한은 김정일 추모행사를 갖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습니다. 잠시 들어보고 이야기를 나누시죠.
북한 중앙TV: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보고)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을 주체혁명위업의 영도자로 높이 모시여 우리 조국은 영원한 태양의 나라로 번영할 것이며…
그런데 중앙추모대회장과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행사에서 처형된 장성택의 미망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장성택 처형의 실마리가 바로 김경희 비서에게 있기 때문에 그의 출현을 기대했지만, 결국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현재 김경희가 장성택의 처형을 주도했다는 분석과 함께 김경희가 이미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식물인간 상태에 놓였다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최민석: 분명한 것은 김경희 비서가 '백두혈통'의 좌장 격 아니겠습니까, 김정은과 그의 측근들이 장성택 제거에서 명분으로 내세웠던 '백두혈통'의 순결성을 보장하려면 김경희가 나왔어야 하는데,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닙니까,
정영: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경희가 김정일 추모행사에 나오지 못하는 것은 장성택 처형으로 인한 심리적 타격으로 인한, 그런 남편을 처형한 심리적인 불안, 심리적인 타격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어쨌든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에서 장성택이 '당의 유일적영도체계를 반대한 반당반혁명 종파'라고 규정했기 때문에 '백두혈통'의 산 증인인 김경희가 김정은의 곁에 나왔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나오지 않았으니, 이는 북한이 주장한 '백두혈통'에서 김경희도 제외된 것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김경희는 14일 사망한 김국태 노동당 간부비서의 장례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에 살아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은데 오빠의 추모행사에 나오지 않은 것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아니면 살아있지만, 뇌졸중에 걸리는 등 식물인간이 되었을 거라는 추론이 강하게 제기되는 것입니다.
최민석: 의식불명일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 아니면 북한이 잘하는 것 있지 않습니까, 이미 사람이 죽고 난 다음에 한참 있다가 발표하는 것 있지 않습니까,
정영: 그럴 수도 있지요.
최민석: 만일 김경희의 의사를 듣지 않고 김정은 비서가 장성택을 처형했다면 '백두혈통'에 의심이 갈 수 있습니다. 결국 반역자의 아내가 '백두혈통'이라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정영: 장성택의 처형은 북한에서 신성시하는 '백두혈통'에 커다란 흠집을 냈습니다. 왜냐면 백두혈통 가문의 사위가 반역자로 총살됐기 때문에 그 아래 자녀들도 반역자가 되는 거죠. 북한은 출신성분 이런 것들이 대물림 되는 사회기 때문입니다.
북한 내부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장성택에게는 딸이 하나 있고 아들도 있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딸부터 보면요, 장금송은 프랑스에서 2006년 자살을 했지요. 프랑스에서 유학을 하다가 자기와 좋아하는 남자와 연애를 하는데 평양에서 호출하자, 들어가지 못하겠다고 수면제를 과다 복용하고 자살을 했지요,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만일 장금송이 살아 있다면 장성택의 처형을 막았을 수 있다.
최민석: 아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왜 어떻게 하면 장금송이 살아 있으면 장성택 처형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인가요?
정영: 장금송이 살아 있었으면 장성택은 친아버지가 아니겠습니까, '부부간에는 정이 떨어져도 자녀를 보고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김경희와 장성택이 관계가 나빴다 하더라도 딸이 가운데서 "어머니,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또 아버지에게는 이럴 때는 이해를 해야 된다"는 식으로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장금송이 있었다면 어떻게든 아버지의 죽음을 막을 수 있게끔 설득을 했을 수 있다는 소리군요.
정영: 예, 그런데 장금송이 자살했기 때문에 사실상 두 부부 사이에 끈이 끊어진 거지요. 그래서 장성택이 아쉽게도 처형당했다. 북한의 5천년 역사에서도 유례없는 대형 사건이 터졌는데요,
또 북한 내부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1990년 대 중반 평양시 보통강 구역에 있는 김경희 별장에는 아들이 한 명 있었다고 합니다. 장성택 김경희 부부는 이 아들에게 개별적으로 선생님을 불러다 공부를 시켰고, 장성택이 이 아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잘 다녔다고 합니다.
최민석: 친아들입니까,
정영: 그건 잘 모르지요. 항간에서는 친 아들이라고 소문나있는데요.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그가 김일성 전 주석이 담당 간호원과 바람을 피워서 난 아들이다, 그 아이를 김경희가 자기 아들이라고 등기하고 키웠다는 애기가 있습니다.
최민석: 아, 불륜의 이유가 있었군요.
정영: 하지만, 1997년경에 이 아들이 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고 하면서 사라졌다고 합니다. 생기기도 잘 생기고, 똑똑했다고 하는데요,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일 이 아들이 실제로 김경희 부부의 아들이 맞는다면 그도 반역자의 아들이 될 거고요. 북한체제에서 역적의 아들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최민석: 한때 승승장구하던 장씨 집안의 몰락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앞으로 숙청될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습니까,
정영: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장씨 가문을 숙청하면 그의 가족과 측근까지 줄잡아 3만명은 넘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장 부장은 노동당 행정부로부터 시작해서 자기 친척 가계, 자기 핵심 측근들을 요직 곳곳에 포진시켰습니다. 먼저 장성택의 형 장성우의 가족과 친척들, 동생 장성길의 가족들을 포함해 모두 적으로 되었기 때문에 최소한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야 합니다.
최민석: 장 부장이 근 40년 동안 북한 권력의 핵심부에 있었기 때문에 뿌리가 깊겠지요.
정영: 이들은 하루 아침에 모든 직업을 잃고 숙청되어야 하는데, 이는 1997년 심화조 사건 때 숙청된 서관히 농업담당비서, 서윤석 평양시당 책임비서의 계열 등 2만 5천명이 숙청되었는데요, 장성택 사건은 이것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어마어마한 사건입니다.
그때는 김씨의 백두혈통이 아닌데도 이렇게 숫자가 많았는데, 이제 백두혈통의 사위로 있었던 장성택의 측근, 그리고 일가 친척들을 합치면 몇 만명은 훨씬 넘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최민석: 이번 사건이 크긴 컸던 것 같습니다. 김정일 2주기 행사에 나온 김정은의 모습도 평상시와 달라 보였습니다. 머리칼도 흐트러지고, 눈의 초점도 풀린 게 초췌해 보였습니다. 혹시 장성택 처형과 관련되어 있지 않겠는가 많은 의견이 나오는데요, 정영: 장성택처럼 노련한 정치가, 실무가가 옆에 없기 때문에 김정은 제1비서도 앞으로 상당히 빈 구석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자, 장성택 숙청으로 인해 변화된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한번 보죠. 원래 백두혈통이라고 하면 김일성, 김정일의 대를 말하는 데요. 그러면 김정은도 정통한 백두혈통이 아니지 않습니까? 맏아들도 아니고요…
정영: 김정은이 정통한 '백두혈통' 보다는 후 순위에 놓이게 되지요. 혈통으로 보면 김일성, 김정일, 김정남으로 되어야지요. 김정남이 맏아들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고영희로부터 태어난 김정은이 백두혈통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고영희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공식 결혼한 부인이 아니라, 비공식적으로 동거한 여자지요. 그래서 평양에서도 두 번째 부인의 아들로 알려졌고요, 또 출신 성분도 재일교포이기 때문에 북한이 말하는 항일 빨치산 혈통도 아니거든요. 그런데 김정은이 백두혈통의 계승자로 주장하는 것은 아무래도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오가고 있다고 합니다.
최민석: 정통 왕조로 따져봐도 정실의 자식도 아니고, 그리고 재일교포 출신이고, 아무래도 순수 백두혈통으로 보기가 어렵지 않는가, 그래서 이번 장성택 숙청을 김정은, 김여정, 김정철 이 김씨 형제가 백두혈통이라고 자처하면서 장성택의 가족을 친 가족싸움이라고 평가를 해도 큰 무리는 없겠습니다,
정영: 그래서 북한 내부에서도 이번 장성택 숙청은 김씨 집안이 장씨 집안을 치기 위한 집안 싸움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많은 것을 잃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민석: 이번 장성택 숙청은 김씨 혈통의 백두혈통에 큰 흠집을 내고, 그리고 주민들에게 외면당하지 않을까 하는 인식을 지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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