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 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가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지금 국제적으로 외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노임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데, 북한이 이를 전면 반박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동영상에는 중동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식사도 푸짐히 하고, 휴식도 충분히 하고 있다고 공개했는데요, 이는 탈북자들의 증언과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왜 북한이 이런 영상을 만들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예, 북한이 해외노동자들의 생활이 좋다고 영상을 제작했는데, 그럼 진짜 영상대로 좋은지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먼저 북한의 영상이 어떤지 보시죠.
정영: 북한 우리민족끼리는 3월 1일 약 13분짜리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직접 보시죠.
북한 동영상: 중동뿐 아니라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여러 지역에 나간 우리 해외 건설자들은 합법적인 계약에 따라 맡은 대상 건설을 공정 별로 날자 별로 책임적으로 번듯하게 해제 끼고 있다. 그들은 국제법과 국내법의 요구에 부합되는 충분한 노동조건을 보장받으며, 노동안전규정과 건설공법의 요구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해외 근로자의 생활을 직접 보여주는 이유는 요즘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해외 노동자들의 인권문제 제기에 맞불을 놓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최민석: 요즘 국제적으로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은 거의 노예다” 이런 식으로 이슈가 되었지요?
정영: 지난해 남한의 대북인권단체가 러시아와 몽골에 직접 나가 북한 노동자들의 현황을 조사해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최민석: 저희 방송에서도 러시아와 탄자니아레 가서 여기와 관련된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영: 유엔북한인권특별 보고관인 마르주끼 다루스만도 UN 무대에서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노동자들을 내세워 새로운 수입 자원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최근에는 북한이 핵개발과 미사일개발에 드는 외화를 충당하기 위해 해외근로자들의 임금을 착취한다는 비난도 나왔습니다. 그래서 북한도 이를 강력 부인하기 위해 동영상을 제작해 대응에 나섰다는 겁니다. 동영상에는 북한 노동자들이 춤추는 모습도 나옵니다. 이것도 한번 보시죠.
북한동영상: 우리건설자들은 건설의 휴식 참에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낭만적인 생활도 펼치고 있다.
현재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아프리카의 알제리, 앙골라, 적도 기니, 에티오피아를 비롯해 40여개 나라의 봉제, 건설, 임업 분야의 어렵고 힘든 노동현장에 노동자들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동은 외국인 노동자들도 꺼리는 어렵고 위험한 일들입니다. 이런 현장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고도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해외근로자 출신 탈북자는 증언하고 있습니다. 1990년 대 중반 쿠웨이트에 파견됐다가 탈출해 남한에 들어온 림일 작가의 말을 한번 직접 들어보시죠.
한국 YTN녹취(림일): 연장근무는 고사하고 돈, 일한 것도 제가 5개월동안 일했는데요. 돈 못 받아보았습니다. 5개월 동안 받은 돈이 말보로 담배 40갑, 4보루지요. 그거 살 돈은 받아보았습니다. 김정일 생일 날에…
아마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분들 곁에 외국에 나갔던 북한근로자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있다면 도대체 얼마나 벌어가지고 왔는지 더 잘 알 겁니다.
북한은 노동자들이 외부에 나가지 못하게 철저하게 격리시키고 일 시키고 있는데, 돈을 제대로 주지 않기 때문에 현장을 이탈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2012년에 뭐라고 지시했냐 하면, “한두 놈 탈북해도 상관없으니, 외화벌이 근로자를 최대한 늘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그 만큼 북한 노동자들이 주요 외화벌이 수단이 됐다는 증거이군요.
정영: 북한은 김정은 정권 들어 외화벌이 근로자 수를 꾸준히 늘이고 있는데요, 이 해외근로자들을 가리켜 뭐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북한에서는 ‘외화벌이 전사’라고 부릅니다. 노동자의 머리 수만큼 외화가 들어오기 때문에 많이 내보낼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최민석: 이거 한국의 70년대도 해외로 돈을 벌러 많이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다 들어와서 부자가 되었어요. 지금 한국 경제의 밑바탕이 된 사람들이지요.
정영: 그렇게 외화를 벌어서 나라 경제를 일떠세워서 한국은 세계 경제 10위 강국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북한은 외화벌이 원천이 모자라서 해외근로자들을 더 많이 내보낼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최민석: 그런데,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이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된다는 의혹도 있지 않습니까,
정영: 북한 노동자들은 외국 업체로부터 돈을 직접 받는 게 아니라 북한 당국을 통해 받습니다. 그러면 북한당국은 노임을 노동자들에게 다 주지 않습니다. 지금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 않습니까, 돈은 가장 긴요한 곳에 먼저 쓰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 북한이 외국에 내보낸 근로자는 약 5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한 해에 2~3억달러로 보고 있습니다.
최민석: 만약 앞으로 유엔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파견할 수 없다고 하면 큰 치명타가 되겠군요.
정영: 현재 중동에 건설하러 나간 북한 노동자들의 실제 임금은 약 1천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받는 돈은 한 달에 100~200달러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노동자들은 충성자금, 보험, 식비, 적금 등 명목으로 노임의 70% 이상을 당국에 떼인다고 합니다.
2010년 러시아 벌목장을 탈출한 탈북자들에 따르면 산 판에서 한 달 동안 힘들게 일하고도 100달러를 손에 쥐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너무 돈을 주지 않아서 벌목공들은 현장을 이탈해서 러시아 사람들의 집을 찾아 다니면서 삯일을 해주고 돈을 벌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중국에도 약 2만명의 북한 여성근로자들이 나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어떤 여성은 1년동안 일하고도 인민폐 2천원 가량 받았다고 합니다. 현재 이 노동자들의 월급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한 달에 약 2천 위안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1년 동안 겨우 2천위안 벌었다는 것은 결국 11개월을 공짜로 일했다는 지적입니다.
최민석: 그런데 북한 영상을 보니 좀 나아진 모습도 보이고 있는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정영: 북한 동영상이 얼마나 현지 근로자들의 진실을 담았는지 모르겠지만, 계속 국제사회에서 해외 노동자들의 인권상황을 제기하면 북한도 지킬 수 밖에 없지 않냐, 이렇게 보입니다.
최민석: 그렇군요. 앞으로도 언론이 북한의 인권침해 현장을 계속 따라다니면서 보도하면 그나마 주민들의 삶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여러분 다음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