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북한의 핵공격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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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를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 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가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지난 3월 26일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조선의 오늘’이라는 곳에는 북한 잠수함에서 발사된 핵 미사일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를 공격하는 동영상이 하나 떴습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 속에서 아주 시끌시끌했는데요, 왜냐면 핵미사일 발사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북한이 미국의 수도를 타격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데다,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초보 수준이어서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동영상 선전 전략에 매달리는 북한, 그 실태에 대해 좀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예, 북한이 동영상을 통해 체제 선전이나 자기네 핵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그 본질을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먼저 북한의 동영상부터 소개해주시죠.

정영: 최근 북한이 미국을 야유하고 약을 올리는 동영상 제작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먼저 ‘조선의 오늘’이라는 곳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시겠습니다. 3월 26일에 오른 ‘마지막 기회’라는 동영상 길이는 4분 11초 정도 됩니다. 내용은 북한 잠수함에서 발사된 핵미사일이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 D.C.를 공격하는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했습니다. 녹음을 잠시 들어보시죠.

<북한 동영상 녹취>

북한당국이 인터넷을 막아 놓아 청취자 분들이 영상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저희가 대신 설명을 좀 해드리겠습니다. 북한이 발사한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이 대기권을 뚫고 올라갔다가 다시 재진입하면서 워싱턴 D.C. 한가운데를 타격합니다. 그러자 링컨 기념관 주변 건물에 버섯구름이 생기고, 엄청난 폭발력에 충격을 받은 미의회 건물이 두 쪽으로 무너집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북한이 앞으로 미국을 이런 식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거군요.

정영: 가상적인 상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요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만화나 영화에 종종 사용되어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지구 천체 모습, 사람의 배속이나 세포의 구조도 크게 볼 수 있는 상상력을 동원시킵니다. 그런데 북한이 만든 이 동영상을 본 사람들은 초등학교(소학교) 수준이라고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초등학교 수준의 동영상을 만들어 세계를 놀랜다는 게 더 웃깁니다.

정영: 북한은 이 동영상 말고도 3월 26일에는 대남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시 ‘그날이 보인다’라는 또 다른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거기서도 백악관과 펜타콘을 공격한다고 위협했고, 우리민족끼리 TV는 3월 22일 청와대를 조준 폭파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미국과 한국에 대한 협박수위를 점점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최민석: 과거에는 말로 하다가 이제는 인터넷이 생기고, 다매체 즉 동영상을 통해 위협하고 있군요.

정영: 하지만, 북한의 동영상 제작 기술이 너무 초보수준이어서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데요. 동영상을 본 한국의 누리꾼들이 이렇게 조롱하고 있습니다. 한 누리꾼은 우선 “컴퓨터 그래픽부터 좀 배워야겠다”고 비판했고요. 또 다른 누리꾼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미국을 건드렸다가 김정은이 진짜 지옥으로 가려고 잡도리를 했다”고 야유까지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누리꾼은 “미국이 정말 참을성이 많다. 이건 완전히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인데, 참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면서 북한에 대한 보복을 부추기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최민석: 그런데 북한이 저렇게 조악한 동영상으로 미국을 자꾸 자극하는데, 북한이 진짜 미국본토를 타격할 능력이 있기는 있습니까,

정영: 북한은 현재 모든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미국까지 날려보낼 수 있는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진짜 북한이 핵을 만들어서 하나 쏜다고 칩시다. 그러면 북한은 지구에서 영영 사라질 것이라고 미국의 안보 관계자들은 이미 여러 번 경고를 했습니다. 지금 북한의 모습은 키가 미치지 않는 어린 학생이 사과 한 알을 선반 위에 올려놓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데요,

최민석: 그 비유표현이 그럴듯합니다. 어린 학생의 키가 작다는 것은 북한의 국토면적이나 경제력이 작고 미흡하다는 소리 같고요. 국제사회가 들어붙어 압박하면 북한이 버틸 능력이 부족하다는 소리로 들립니다.

정영: 지금 북한 당 군수공업부에서는 ‘70일전투’를 벌이고 있는데, 그들의 임무는 어떻게 하나 미국 본토까지 핵탄두를 날릴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경제력은 곧 국력이 아닙니까, 북한이 핵이나 장거리 미사일을 만든다고 해도 그걸 유지할만한 힘이 없다는 겁니다. 우선 핵을 가지고 있으면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끊어지지 않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그 속에서 인민생활을 안정시켜야 하지만, 그만한 경제력이 없다는 겁니다. 오죽했으면 핵미사일을 수천 개나 가지고 있던 구소련이 해체됐겠습니까,

최민석: 그렇지요. 돈 없으면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정영: 그리고 만일 북한이 핵 한발을 미국에 쏜다고 칩시다. 미국 사람들은 북한이 핵으로 본토를 공격한다는 것 자체를 웃음거리로 여깁니다. 왜냐면 북한에서 미국까지 날아오자면 1만 킬로미터 이상 비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은 촘촘히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 미사일이 하와이와 앨러스카에 도착하기 전에 공중에서 다 소멸된다고 군사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방법은요. 북한이 잠수함에 몰래 핵미사일을 실어 대서양이나 태평양으로 들여보낸 다음 워싱턴 D.C. 앞바다에서 쏜다?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제가 미군 잠수함 부대에서 근무했던 한 미군 노병을 만나 문의해봤는데요, 그에게 “과연 북한의 잠수함이 미국 앞바다까지 올 수 있는가?”고 물었더니 그가 하는 말이 “현재 대서양과 태평양 근해를 미군 잠수함이 다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촘촘한 감시망을 뚫고 북한 잠수함이 어떻게 워싱턴 D.C. 앞바다까지 들어올 수 있냐고 웃어버립디다. 심해에서 약간한 소음만 나도 미군 반잠전력이 음향탐지기로 다 잡아낸다고 합니다.

최민석: 그렇습니다. 특히 북한의 잠수함은 원자력 잠수함이 아니기 때문에 디젤 잠수함이기 때문에 수상에 한번은 떠야 합니다. 공기를 다시 주입하고 배터리를 다시 충전해야 되지요. 그러기 때문에 어떻게든 한번은 걸리게 됩니다. 미국은 잠수함 찾아내는 기술도 세계에서 제일 발달되고, 잠수함도 가장 많고요. 북한이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궁금합니다. 정영기자, 그런데 북한이 요즘 동영상을 많이 만들어 배포하는데 그 가운데서 제대로 올라온 게 있습니까,

정영: 북한이 지금 온라인으로 동영상을 만들어 세계동영상 웹사이트 Youtube와 중국 동영상 웹사이트 Youku를 통해 적지 않게 배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걸 게재하는 기술도 한심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지난 3월 27일 Youtube에 3분 59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는데요, 제목은 ‘한번 더 쏴주소’라고 하는 동영상인데, 원본은 2분짜립니다. 그런데 그걸 두 번 복사해서 넣다 보니 3분 59초짜리가 된 겁니다. 그런데 앞 부분에는 녹음이 나오는데, 그 다음 후반에는 녹음이 없습니다.

최민석: 아, 저 왜 그런지 압니다. 비디오 부분만 복사가 되고 오디오(녹음) 부분은 복사가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걸 만든 사람이 확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영: 현재 이렇게 절반 정도가 녹음이 나오지 않는 북한 동영상이 꽤 됩니다. 이걸 올린 담당자의 실수인지 모르겠지만, 한 국가를 대표한다는 인터넷 사이트가 이처럼 허술한 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동영상들은 국가 관영매체가 쓰기에 부적절한 언사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저는 북한 매체가 쓰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불쾌한 정도가 아니라 이제는 좀 바뀔 때가 되었는데요.

정영: 예를 들어 북한 동영상은 “죽 탕쳐버리겠다”느니, “불마당질 하겠다”느니 하는 폭언도 막 쓰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 방송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해 ‘철부지, 어린 지도자’라고 써주면 청취자 분들도 기분이 나쁠 것 같습니다.

최민석: 그렇습니다. 국가 관영매체라면 품위 있는 단어를 선택해 쓰는 것이 방송을 듣는 사람에 대한 배려이기도 합니다. 북한도 국제사회에서 대접을 받으려면 품위 있는 언행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다음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