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대상’ 김정은 남한 교수가 칭송?

반제민족민주전선, 우리민족강당 등 북한의 대남선전용 사이트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얼굴 사진에 저팔계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이 내걸리는 등 해킹당한 흔적이 발견됐다. 김 제1위원장의 합성 사진에는 '현상수배'(wanted)라는 문구와 함께 현상금이 100만달러라는 문구도 걸렸다.
반제민족민주전선, 우리민족강당 등 북한의 대남선전용 사이트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얼굴 사진에 저팔계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이 내걸리는 등 해킹당한 흔적이 발견됐다. 김 제1위원장의 합성 사진에는 '현상수배'(wanted)라는 문구와 함께 현상금이 100만달러라는 문구도 걸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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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매체의 보도내용을 다시 뒤집어 보는 '북한 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자,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왔습니다. 북한에도 봄이 왔을 텐데요, 오늘은 어떤 재미있는 주제를 마련했습니까,

북한의 대남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 TV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장군 중에 장군이라고 한국의 대학교수, 언론 등이 칭송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요즘 세계가 김정은 제1비서를 가리켜 '핵 악동'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북한 언론만이 김정은을 장군이라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또 영국의 한 잡지는 얼마 전에 김정은이 스위스 유학시절 뮤지컬(가무)에 출연해 갱단 역할을 맡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앞뒤가 다른 북한 매체의 김정은 우상화 선전, 외부에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아보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최민석: 요즘 김정은 제1비서가 미국 본토를 공격하겠다고 해서 미국인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는데요, 그런데 도대체 남한의 누가 김정은을 장군 중에 장군으로 말한다는 겁니까,

정영: 한국 부산의 한 대학 교수가 말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북한 매체는 그 대학교수가 누구이고, 또 언제 말했는지도 알리지 않고 애매하게 어느 한 교수가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텔레비전의 보도를 한번 듣고 넘어가겠습니다.

북한 우리민족끼리 TV: 최근 남조선 언론들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장군 중에 장군으로 칭송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요즘 김정은이 전쟁 위협을 고조시켜 미국 정계에서는 '버릇없는 녀석(brat)'이라는 비속어까지 등장하고 있는데, 미국인들이 북한을 보는 눈도 많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정영: 북한이 얼마 전 미국을 공격하겠다고 공개한 후 미국인들이 북한에 대한 반감이 높아졌습니다. 미국 CNN방송이 하루 종일 북한관련 보도를 하면서 김정은 제1비서의 얼굴을 비추자, 'angry, so upset'이라고 반응했습니다. 너무 화가 난다는 반응인데요,

특히 미국 정치인들은 김정은을 '어리고 경험 없는 지도자'로 무시하고 있습니다. 7일 미국의 NBC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한 미셸 플러노이 전 미국방부 차관은 김정은을 '어리고 경험 없는 지도자'로 지칭했고, 미국 공화당 메리 보노 맥 전 의원은 CNN 방송에 출연해 김정은을 "버릇없는 녀석(brat)"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는 "미숙한 버릇없는 녀석이 국제사회 무대에 진출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북한이 요즘 장거리 미사일을 쏜다고 평양 주재 외국 공관에 철수하라고 권고했다고 하는데요, 진짜 북한이 전쟁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정영: 지금 북한이 미국과 전쟁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김 제1비서가 북한의 전력과 미국의 전력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착오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한 북한 전문가는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전 주석은 미국과 싸워본 적이 있어서 미국이 얼마나 무서운 나라인지 잘 안다, 거기에 김정일 위원장도 어려서 미국의 공습을 피해서 중국으로 피난 갔던 사실이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전쟁을 극도로 피하느라고 애를 썼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김 제1비서는 나이가 어려서 그러는지, 현실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실 북한이 지금 당장 미국과 싸운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비난이 많습니다.

한 북한 해병출신 탈북자가 한 말인데요, 자기는 원산 앞 동해바다에서 해군경비정을 탔다고 합니다. 거기에 동해함대 사령부 산하 해군 경비정이 10척 정도가 있는데, 2척밖에 출항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군인들이 경비정의 기름을 다 뽑아서 팔아먹기 때문에 배가 출항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군사복무 시절 가장 인상 깊었던 게 뭐냐?"고 물으니 "불법으로 고기를 잡는 중국 어선들을 단속해서 담배를 빼앗아 피우던 기억"이라고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북한 탱크의 기름도 없어서 기동훈련을 하지 못해 운전병들이 남의 집 담벼락이나 들이받아 주민들의 비난을 받는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이 미사일로 미국을 공격하겠다고 하는데, 일단 미국의 영토인 괌이나 하와이 영해에 미사일 몇 발 떨어져도 미국은 영해, 영토 침범으로 간주하고 바로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외부세계는 보고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자유아시아방송 북한언론 뒤집어보기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다음 주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참, 오늘 방송을 보니까, 김정은 제1비서가 스위스 유학시절 뮤지컬에 출연했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이에 대해 좀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영: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스위스 유학 시절 학교 행사에서 뮤지컬(가무) '그리스'에 출연해 갱단 '티 버즈' 역할을 맡았다고 영국 일간지 "더 선"이 9일 보도했습니다.

이 뉴스를 보도한 한국 언론의 보도를 잠시 들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최민석: 자, 들어보겠습니다.

한국 언론 YTN: 신문은 김정은이 스위스의 베른 국제학교에 재학하던 시절 기름을 바른 머리와 가죽 재킷을 입고….

최민석: 화면을 보니까, 김정은이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가죽잠바를 입고 있군요, 이때가 언제입니까,

정영: 영국의 더 선이 보도에 따르면 공개된 사진의 김정은은 12살나던 해라고 합니다. 김정은은 11살 때인 1994년부터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으니까요, 1995년쯤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은 1994년부터 1997년까지 스위스의 국제학교에서 유학을 했는데, 그때 '고난의 행군'시기로 북한에서 수백만 명이 굶어 죽던 때거든요.

최민석: 참, 그러고 보면 북한 매체가 언제인가 보도했지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자기는 고난의 행군 때도 인민들과 함께 강냉이 죽을 먹었다고 보도한 적이 있지요?

정영: 그게 바로 올해 1월 7일자 노동신문에 났던 정론인데요, 그때 "후날에 력사가들이 고난의 행군시기 김정은은 어떻게 지냈는가고 물으면 나는 그들에게 떳떳하게 말해줄 수 있다. 고난의 행군시기 나는 호의 호식하지 않았다. 나는 인민들과 같이 어렵게 살았다"라고 김정은이 발언했다고 썼습니다.

최민석: 김정은이 고난의 행군 때 북한에 있지 않고 스위스에서 유학했다는 사실이 또다시 외부 언론에 드러난 셈이군요,

정영: 그뿐이 아니라, 김정은이 유학한 국제학교는 학비도 비쌉니다. 김정은이 다닌 스위스의 베른 국제학교의 학비는 한 해에 1만 6천 파운드로 알려졌습니다. 미화로 하면 약 3만 달러 되지요.

최민석: 그 돈이 김정은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도 아닐 테고, 그 돈을 어디서 나서 공부하나요?

정영: 결국 북한 노동당 통치자금에서 나왔겠는데요, 그때 북한 주민들은 일년에 사금 1그램, 개가죽 한 장씩 '충성의 외화벌이' 자금으로 바쳤습니다. 그때 개 가죽 한 장에 2파운드 가량 한다고 들었는데, 그러면 1만 6천파운드면 개가죽이 무려 8천장이나 되는 군요.

최민석: 결국 인민들과 함께 옥수수 죽을 먹었다던 김정은 제1비서가 한 해에 8천명의 인민들이 바친 외화로 유학을 다녔다는 애기가 되겠군요,

하루 빨리 김정은 제1비서도 그렇게 유학자금을 보태준 주민들을 위해서, 인민들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던 약속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영기자, 오늘 이야기 감사합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