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뒤집어 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관영매체들은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동해안 지구 해군부대에 대한 현지 시찰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뙤약볕이 내려 쪼이는 이 더운 날에 김정은이 왜 바닷가를 찾아 다닐까 궁금증이 생길 텐데요. 한쪽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여름 휴가를 간 김에 바닷가 해군들을 방문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바닷가에 위치한 김정은 제1비서의 별장은 어딘지, 해군부대들을 왜 시찰하고 다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자, 요즘 부지깽이도 뛴다는 농사철입니다. 전국이 농사짓기에 총동원 됐는데요, 그런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왜 해군을 왜 찾아 다니는지 궁금증을 풀어보겠습니다. 정영기자, 북한매체는 어떻게 보도하고 있습니까,
정영: 노동신문 13일자였지요. 김정은이 동해안 전방지구를 지키고 있는 려도 방어대를 찾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관련보도를 한번 듣고 넘어가시죠.
북한 중앙TV 녹취: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려도방어대는 당중앙의 뜨락과 잇닿아 있는 동해관문의 전초기지이며, 섬초소 군인들은 조국 수호의 맨 앞장에 서있는 문전보초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김정은은 여도방어대가 아주 중요하다고 언급하고, 섬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불침의 전함으로 확고히 전변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때문에 한국언론은 왜 김정은이 이렇게 여도방어대에 대해 관심이 높을까 하고 분석했는데요, 그 이유는 이 부대가 김정은의 별장이 있는 원산 초대소 바로 앞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최민석: 아, 그러니까, 여도방어대가 바로 김정은의 별장을 지키는 보초병이다, 이런 말이 되겠네요.
정영: 김 제1비서도 직접 이렇게 말하지 않았나요? 이 섬에 있는 군인들은 ‘문전보초병’이다, 그러면서 이곳 부대장과 정치위원이 일을 잘했다고 평가하고, 두 사람에게 ‘노력영웅’칭호를 주자고 제안했고, 또 정치위원에게는 한 계급 특진까지 시켰다고 합니다.
최민석: 그 사람들은 김정은이 별장에 놀러 올 때마다 계급이 하나씩 올라가겠군요.
정영: 요즘 북한군 장성들의 별이 왔다 갔다 하지 않습니까, 고무줄 별이라고요.
최민석: 예, 저희도 많이 방송했지요, 북한의 많은 군관들이 이 방어대에서 복무하길 바랄 것 같습니다.
정영: 여도 방어대는 동부전선의 제287대연합부대(군단급) 소속입니다. 이 방어대를 김정은이 벌써 두 번째 찾았는데요, 2012년 4월에 한번 찾았고 이번에 또 찾았습니다. 그가 여기에 자주 가는 이유는 여름철이 되면 놀러 다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전직 프로농구선수 출신이었던 데니스 로드먼이 작년 9월에 갔을 때 김정은은 그곳에서 한 주일 동안 나오지 않고 놀았습니다.
최민석: 아, 데니스 로드먼이 김정은과 함께 갔던 곳이 바로 원산초대소군요.
정영: 바로 별장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여도 방어대를 가리켜 당중앙과 뜨락을 맞대고 있는 동해관문이다, 군인들은 ‘문전보초병’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최민석: 원래 김씨 일가가 이 원산초대소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정영: 원래 원산시가 김정은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김정은이 원산시를 본격적으로 꾸리고 있는데요, 원산 인근에 있는 마식령 스키장도 1년 동안 건설했고요. 그리고 송도원 국제소년단 야영소도 짓고요, 지금 원산시가 바로 평양 다음으로 가장 발전된 ‘제2의 평양’이 될 것이라고 원산사람들은 들떠 있다고 합니다.
최민석: 참 이번에 북한 노동신문을 보니까,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잠수함을 탄 사진을 대문짝 하게 공개했던 데요. 잠수함이라는 게 원래 전략무기라서 잘 공개하지 않는데, 북한이 공개했습니다.
정영: 그것도 8장이나 공개를 했지요. 노동신문에 쭈욱 도배를 했던데요. 김정은 제1비서의 우상화 선전을 위해서 노동신문이 지면을 늘려가면서 사진을 많이 공개하는데, 그런데 김정은이 탔던 잠수함을 공개하면 다른 나라에서 그 전력을 분석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함부로 공개하지 않는데…
북한 촬영가들이 김정은이 잠수함 망루에 타고 있는 모습을 멀리서 찍었는데, 아마 사진사가 직승기를 타고 찍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타고 있는 잠수함을 보니까, 너무 낡았습니다. 녹물이 줄 줄 흘러나오고…
최민석: 도색도 다 벗겨진 것 같았고 보기에 안쓰러웠습니다.
정영: 김정은이 이번에 방문한 잠수함 부대는 함경남도 신포시 앞바다에 있는 마양도라는 섬인데요, 부대명칭은 제167군부대로 위장대호를 달고 있습니다. 인터넷 세계지도인 구글 어스로 보면 마양도는 육지에서 약 10km정도 떨어진 섬인데,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 가서 김정은은 잠수함 내부에 들어간 사진까지 공개했습니다.
최민석: 글쎄요. 밑도 끝도 없이…… 그런데 북한이 왜 그걸 공개했는지 궁금합니다. 왜 이렇게까지 굳이 공개할 이유가 있나요?
정영: 예, 그에 대해서 한국의 국방부도 분석했고, 한국 전문가들도 분석했는데, 어떻게 분석했냐면 한국 국방부 대변인은 김정은이 북한 잠수함 전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영상을 내보낸 것 같다고 분석했고, 또 다른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여기저기 녹슨 잠수함을 보여주며 전력을 과시한다는 게 맞지 않고, 다만 주민들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공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내부결속용이라는 거죠. 북한의 잠수함은 1960년대부터 운영하기 시작해 이미 몇십년이 지났기 때문에 언제 가라앉을지도 모르고요. 그걸 전력과시로 평가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민석: 김정은의 여름 휴가 스타일은 아주 고급스러운 비밀인데요, 혹시 외부에 알려진 게 있습니까?
정영: 김정은이 원산에 있는 별장에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데니스 로드먼을 데려다 융숭한 대접을 해주었는데요, 데니스 로드먼은 그곳에 갔다 와서 이렇게 평가를 했습니다.
“섬의 분위기는 하와이나 스페인의 이비자 섬과 비슷하지만 다른 게 있다면 주민이 김정은 한 명뿐이라는 점이다”고 말했습니다.
최민석: 청취자 여러분들이 이비자 섬에 대해 상상하기 어려울 텐데요. 이렇게 연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평양의 유경호텔과 같은 고층 건물이 즐비하고, 그것을 이용하려는 관광객들이 엄청난 곳입니다. 아주 아름답고 고급스럽다는 이야기인데요,
정영: 그런데 그곳에 북한 주민이라곤 단 한 사람- 김정은 한 사람뿐이었다고 평가를 했는데요, 그만큼 완전 개인의 소유물이라고 평가를 한 거지요.
최민석: 로드먼도 놀랐을 겁니다. 그 큰 섬을 한 사람이 소유하고 있을까, 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정영: 김정은 제1비서는 거기서 하루 종일 시가를 피우고, 칵테일을 마시면서 웃는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있는 것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60m 길이의 최고급 요트를 가지고 있고요, 수십 대의 제트스키, 그러니까 오토바이처럼 생긴 수상 스키를 말하지요. 그리고 말 등 이렇게 부족한 것 없이 생활하고 있었다, 그래서 누구나 직접 한 번 보면 김정은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민석: 로드먼이 그런 말을 하고 정말 참 많은 욕을 먹었지요.
정영: 김정은 제1비서가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로드먼을 데려다가 원산별장에서 놀았는데요, 그게 외부사회에 알려지면서 ‘아, 김정은의 사치스타일은 아버지나 그 선대보다도 더 사치스럽다’고 평가를 내린 것입니다.
최민석: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이렇게 신나서 동해지구 별장에 가서 놀고, 또 노는 김에 해군부대에 가서 그 자리에서 별도 올려주고 시간을 즐기는 동안 한쪽에서는 인민들이 굶고 있습니다. 나라의 지도자라면 지금 부지깽이도 뛴다는 농촌에 가서 현지시찰을 해야지 격에 맞이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