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여러분과 함께 한 주간 북한선전매체의 보도를 다시 한번 심층 분석해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의 다룰 주제는 무엇입니까?
- 북, 김정은 지시로 전국에 온실 짓기
- 북, 막돌로 온실벽 쌓아 겨울난방 보장 선전
- 영하 20~30도 북한에서 석탄가격 톤당 40달러
- 북한 주민들, 남새온실 짓기에 돈을 걷어 불만
- 김씨 3대째 온실 사업 현실성 부족
정영: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주민들의 식생활 개선 차원에서 남새온실과 버섯공장을 지으라고 지시하자, 전국적으로 들끓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당국이 주민들로부터 돈을 모아 온실을 짓고 있어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연료 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과연 남새온실과 버섯공장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심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도 실패한 남새온실, 과연 김정은 시대에는 성공해서 주민들의 식탁을 푸짐하게 해줄 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식생활 혁명을 위해 벌이고 있는 북한의 남새온실, 버섯공장이 과연 현실성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북한에서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온실 공사가 눈에 띄고 있습니다. 지금 어떤 규모로 진행되고 있습니까,
정영: 최근 북한 매체들과 북한 내부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온실 짓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요, 실례로 북한 중앙텔레비전에 소개된 회령시 남새온실 현장을 잠시 보시겠습니다.
북한 중앙텔레비전 녹취: 회령시에서 자기 지방에 특성에 맞으면서도 실리가 보장되도록 건설하고 있는 남새온실입니다. (북한간부) 우리는 바람이 센 회령지방의 특성에 맞게 바람을 막을 수 있고, 물 조건이 좋고, 해비침률(일조량)이 좋게……
이 북한 간부의 말에서도 언급됐듯이 회령시에서 추진되고 있는 온실은 2천평방미터 규모로 짓고 있습니다. 1정보가 좀 못 되는 땅입니다.
최민석: 작지 않은 온실인데요, 그런데 텔레비전을 보니까, 혹시 회령시 일대의 겨울 기온이 얼마나 됩니까,
정영: 회령시 일대의 기온은 한 겨울에 약 영하 20~30도까지 떨어집니다. 북한 북방지역은 겨울이 길고 봄과 가을이 짧습니다. 이런 지방에서 온실을 하자면 적어도 6개월 이상 난방을 보장해야 합니다. 보통 10월부터 4월까지는 석탄을 때야 남새를 키울 수 있다는 애깁니다.
최민석: 그런데 겨울에 그렇게 추운데 필요한 열을 태양에너지로 충족시킬 수 있다고요?
정영: 예, 북한관리의 말을 다시 한번 더 들어보고 이야기 하지요.
북한중앙TV녹취: (회령시 북한간부)우리는 회령지방에 흔한 이 막돌을 채취해서 쌓는 방향으로 온실을 건설했습니다. 막돌로 싸면 보온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낮에는 열을 저축했다가 밤에는 내보내고…
북한 관리의 말을 들어보면 온실벽을 돌각담으로 쌓아서 낮에 해가 비치면 돌각담이 열을 저축했다가 밤에는 내보내는 열복사방법을 이용한다고 하네요.
최민석: 아니 돌각담이 얼마나 태양열을 많이 저장한다고 그걸 믿고 거기에 남새를 키운다는 겁니까? 이거 좀 어처구니가 없어 보입니다. 한 겨울에 태양열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돌이 그 열을 계속 가지고 있지 못하지요. 그것도 영하 20~30도까지 떨어지는 지방에서요,
정영: 돌이란 것은 원래 찬 물건이기 때문에 평양시 아파트도 한 겨울에는 완전 돌덩이가 됩니다. 그만큼 겨울에 돌이 오히려 더 온도를 떨구는 효과를 가져오는데요, 그런데 북한이 말하는 것은 태양열로만 남새를 키운다는 애기는 아니고요, 석탄을 좀 때겠지요.
만일 온실에서 식물을 키우자면 온실의 온도를 최소한 18도로 맞추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남새들이 얼어 죽거나 생육조건이 맞지 않아 잘 자라지 못합니다. 북방지대는 특별히 겨울이 길기 때문에 최소한 6개월은 석탄을 때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에는 주택 난방도 쩔쩔매는 판입니다. 게다가 석탄을 중국에 팔아서 겨우 쌀을 사다 먹는 수준인데, 온실에까지 땔 석탄이 있겠습니까,
최민석: 그러면 북한에서 온실 난방 문제를 해결하자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정영: 현재 북한에서 'ㄹ'자가 들어간 3개가 가장 심각합니다.
최민석: 'ㄹ'자 3개가 부족하다구요, 그러면 무슨 소린가요?
정영: 우선 쌀, 물, 불 이렇게 부족합니다.
최민석: 정말 사람이 살면서 가장 필요한 물건이군요.
정영: 겨울에 북한에서 연료문제가 가장 심각합니다. 주민들은 손바닥만한 살림집도 덥힐 석탄이 없어 겨울이면 이불을 개지 못하고 지내는 집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무슨 석탄이 많아 그 많은 온실을 덥히려고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최민석: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일반 주민들의 집에 땔 석탄도 없는데, 온실까지 덥혀야 하니,
정영: 물론 석탄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나무로 난방을 보장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그것도 불가능합니다. 북한은 온 나라 산판이 벌거숭이가 되었습니다. 중국에서 두만강 건너편인 회령시를 보면 전부 벌거숭입니다. 또 중국 단동에서 평안북도 삭주군을 바라보면 산꼭대기까지 전부 다 벌거벗었습니다.
최민석: 정영기자, 그러면 우리방송에서 그 전에 김정일화 온실에 난방을 보장하는 것도 힘들다고 보도한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매 고장에 온실들이 두 개씩이나 생겨나는 것이네요?
정영: 그렇지요, 그러니까, 하나는 채소온실, 그리고 다른 온실은 관상용으로 쓰는 김정일화 온실입니다. 특히 김정일화 온실이 피기 시작하는 1월이 되면 석탄 한 톤에 40달러씩 하는데, 채소온실에 이 비싼 석탄을 투하하자면 돈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온실 사업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최민석: 여기서 남새를 아무리 많이 뽑아낸다고 해도 남새에 들어가는 돈보다 난방에 들어가는 돈이 엄청날 텐데, 그렇게 되면 여기서 나오는 남새는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소립니다.
정영: 남새 값이 금값이 되는 거지요.
최민석: 그러면 다시 이 남새를 인민들한테 공짜로 주겠다? 그러면 인민들한테서 정부는 돈을 더 걷어야 하겠죠. 여기서 나오는 남새는 정말 돈 많은 사람이 아니면 먹을 수 없다는 거지요.
정영: 그런데 지금 북한에서 비닐박막도 없어서요. 비닐 박막을 사오느라 주민들한테서 돈을 걷는다고 불만이 큰데요, 북한 양강도 지방에서는 매 가정당 온실 비용으로 1만 3천원씩 거두었다고 합니다. 온실을 하자면 비닐 박막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김정은 제1비서가 안주시 남흥화학공장을 찾아가 온실용 비닐박막을 많이 생산하라고 했는데, 현실적으로 거기서 비닐박막이 나오지 못해 중국에서 사온다고 합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결국은 또 주민들의 돈을 모아서 온실을 짓는다는 애기군요.
정영: 그렇지요. 국가에 돈이 없기 때문에 김정은 제1비서는 지시만하고, 주민들은 그걸 관철해야 하는 그런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는 것입니다.
최민석: 원래 온실 사업은 김일성, 김정일 위원장 때부터 시작했던 사업이 아닙니까,
정영: 북한에서 온실 사업은 지금 김씨 3대째 진행되고 있는 셈인데요, 김일성 주석은 '평양남새과학연구소'를 창설해주고 평양온실농장도 세워주었다고 합니다. 물론 평양시만을 위한 온실 농장이지요. 김정일 위원장은 이 평양온실에서 나온 오이를 '평양온실오이'라고 이름을 지어 줄만큼 온실에 집착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나온 온실 남새를 먹어봤다는 평양시민은 극히 적습니다.
거기다 김정은 제1비서는 스위스나 유럽을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외국의 식품상점에 가면 새파란 오이나 배추 같은 것이 사시장철 있는데, 그걸 보면서 부러웠겠죠.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도 이제는 남새를 좀 먹게 해주겠다고 시작했는데, 그게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최민석: 우리나라 속담에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을 두고 나온 말 같은데요, 김 제1위원장은 30세의 나이에 신바람이 났습니다. 놀이터를 만들라고 하면 군대가 붙어 놀이터를 만들고, 온실을 하라고 하면 온 나라가 온실을 만들고……
정말 신바람이 날만도 하겠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북한 주민들의 식생활을 개선시키자면 무엇이 우선인지부터 정해놓고 시작하는 게 옳지 않나 싶습니다.
정영기자, 오늘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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