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내용을 다시 뒤집어 보는 ‘북한 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지난 6일 조선중앙통신은 지금까지 북한에서 진행된 우상화 작업에 들어간 비용을 보도한 남한 언론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지난 1년 동안 김정일 우상화에 얼마나 큰 비용을 소비했는지 보도하지 않아 북한 주민들은 잘 모르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그 우상화 작업에 든 비용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최민석: 자, 요즘 북한에서 김정일 우상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김정은 체제의 우상화 비용이 결코 선대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북한 언론은 어떻게 보도하고 있습니까,
정영: 지난 6일 한국의 언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이 김정일 사망 1주년을 맞아 그동안 북한에서 진행된 우상화 비용을 추계했습니다. 우선 조선일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우상화에 쓴 돈이 1억1000만달러(약 1190억원)를 돌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한국 돈으로는 얼마나 되지요?
정영: 약 1,190억원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 4월 평양 만수대 언덕에 세운 높이 23m짜리 김정일 동상을 세우는데, 제작비 천만 달러를 들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만수대 언덕에는 1970년대에 세운 김일성 동상이 단독으로 있었는데요, 그것은 웃는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김정일 동상을 하나 더 세우고, 김주석의 동상을 웃는 얼굴로 고쳤습니다. 이렇게 고치는데 약 천만 달러가 들었다고 보도한 거지요. 그리고 만수대창작사,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무력부, 강계시 등에 김정일 동상 7개를 더 세웠는데, 이런 동상 건립에만 약 5천만달러를 썼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렇게 북한이 올해 김정일 우상화에 1억1천만달러를 투입했다고 하는데, 이 돈이면 국제시장에서 옥수수 38만톤을 살 수 있습니다. 지금 국제시장에서 옥수수 1t에 290달러 하거든요.
유엔이 올해 북한에서 모자라는 식량을 50만t정도라고 발표했는데, 이 돈이면 식량 부족부분을 상당히 보충할 수 있는 양으로 됩니다.
최민석: 지난해 김정일 위원장 사망했을 당시 북한 주민들이 어디에 가서 추모할 지 몰라 혼란스러워 했는데요, 불과 1년 사이에 평양시는 물론 지방에도 김정일 우상화 건물이 많이 건설된 것 같습니다. 그거 아주 속도전으로 건설된 것 같은데요?
정영: 작년 이맘때 김정일 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한 다음, 주민들이 어디에 가서 추모할지 몰라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북한 텔레비전을 통해 나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김정일 우상화 건물이 전국 방방곡곡에 꽉 들어찼습니다.
지금 평양과 지방에 김정일 동상이 7개 정도 세워졌고요. 그리고 각도 시군의 교차로마다에 ‘영생탑’이라고 있는데, 그것을 약 3천200개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여기에 ‘김정일’이란 글씨를 써넣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이 작업에 드는 비용을 약 2천5백만 달러, 그리고 각 도 시, 군에 김씨 일가를 찬양하는 모자이크 벽화를 만드는데도, 약 1천5백만 달러가 들었다고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각 기관 기업소, 학교 교실에 걸려있는 김정일 초상화 교체작업도 벌였는데요, 모두 약 2천만개의 초상화가 걸려있다고 보면 초상화 교체에도 2천만달러가 들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일성 김정일의 얼굴이 함께 들어간 ‘쌍상배지’ 제작에도 100만달러가 들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보내드리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를 듣고 계십니다>
최민석: 지난 1년간 김정은 체제는 ‘민생안정’이라는 구호를 걸고 새로운 경제조치를 취한다, 내각을 중시한다고 하면서 겉으로는 경제를 살리는 것처럼 보였는데, 결국 알고 보니 김정일 우상화와 유원지 건설뿐입니다. 이에 대해서 북한 매체는 어떻게 보도하고 있습니까,
정영: 조선중앙통신사는 6일 ‘이보다 추악하고 비렬한 짓이 있는가’라는 제목의 론평에서 수령 우상화에 쓴 비용을 보도한 한국 언론을 비난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여기서 “수령의 동상을 모시는 사업은 주민들의 숭고한 도덕의리, 김일성민족, 김정일조선으로 길이 빛 내이기 위한 만년대계의 위업”이라고 강변했습니다.
그러니까, “동상을 세우는데 드는 비용을 돈으로 환산할 문제가 아니다, 주민들 모두가 충성심이 우러나와서 진행한 사업”이라고 북한은 주장하는 것입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지난 4월 체제 출범할 때 연설했지요, “인민들을 더는 고생시키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고 장담했는데, 지금 인민생활은 말이 아닙니다.
최민석: 북한은 원래 외부에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 작업에 얼마나 들어갔다는 보도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통계가 나오지 않지 않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러한 돈은 어떻게 만드는 것입니까,
정영: 김정은 제1비서가 우상화 작업뿐 아니라, 평양 대동강 주변에도 많은 유원지와 공원을 짓고 있는데 어디서 이런 돈이 생기는 것일까, 지금 외부에서도 눈 여겨 보는 사안인데요,
지금 북한이 외국에 노동자들을 파견하고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데, 이렇게 생산된 외화를 수령우상화에 투입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정은은 올해 봄에 당간부들에게 “동상 건립비용과 금수산 태양궁전 개조 공사 비용을 조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노동당은 충성자금을 모금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즉 외국에 나가 있는 외교 일꾼들이나 무역일꾼들에게 충성자금 과제를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해외에 나간 노동자들의 임금을 주지 않고 그 돈 대가로 우상화 작업을 충당하는 것입니다.
지금 중국이나 아프리카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수만 명 되는데,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그들의 월급 대신에 유원지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들여오고 있다고 합니다.
최민석: 지금 북한이 벌려놓은 우상화 작업, 유원지 공사를 보면 손으로 꼽자고 해도 복잡한데요, 주민들의 삶은 어떻습니까,
정영: 지금 북한이 민생안정이 기본이냐, 수령우상화가 우선이냐 인데, 당연히 수령우상화가 우선으로 보입니다.
지난 봄에 황해도에서 1만명이 넘는 농민들이 식량난으로 사망하고, 또 여름에는 홍수가 나서 많은 사람들이 집 재산을 잃고 농사를 망쳐 시름에 잠겼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민생 현장은 한번도 가지 않고 자기의 위상을 올릴 수 있는 공원 건설장만 자주 찾아갔습니다. 그래서 참 안쓰러웠습니다.
요즘 북한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당장 다음 끼니를 끓일게 없다, 요즘은 하루 하루 목숨을 부지하느라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북한 텔레비전에서 평양의 모양이 많이 변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은 지방과 완전히 딴 판이라고 주민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요즘 평양 대동강을 따라 김 부자의 우상화물과 유희시설을 집중적으로 건설하는데요, 이는 평양 특권층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시용’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요즘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김정일 사망 1주년 행사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은 삶 자체가 당장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민석: 물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아직 서른도 안된 젊은 지도자기 때문에 놀고 싶고, 또 유희장에 가서 즐기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의 취미와 향락보다는 북한 주민들의 고달픔을 알고, 이렇게 막대한 돈을 허튼 데 쓰지 말고 인민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쪽으로 돌려야 하지 않을까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오늘 북한 언론 뒤집어보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