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 버섯재배에 인생 건 탈북자 이영일 씨

피를 맑게 하고 암을 예방하는데 좋다. 같은 상품을 놓고 중국에선 ‘목이’라고 하고 일본에선 ‘기꾸라게’라고 부른다. 이 정도면 뭘 말하는 지 청취자 여러분은 아시겠습니까? 바로 사람 귀 모양을 닮았다는 목이버섯입니다. ‘꿈은 이뤄진다.’ 오늘 소개하는 탈북자 이영일 씨는 목이버섯을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 재배하는데 성공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탈북자 이영일 씨와 직원들이 목이버섯을 비롯한 각종 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탈북자 이영일 씨와 직원들이 목이버섯을 비롯한 각종 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사진-웰빙자연영농조합법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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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에 인생을 건 주인공 이영일 씨의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진행에는 저 이진서입니다.

이영일:

직사광선을 보면 버섯이 죽는 것으로 아는데 잘못된 겁니다. 우리는 자연재배를 하기 위해서 연구를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중국에서 생산된 말린 목이버섯을 주로 들여 갔지만 이 씨가 목이버섯을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 생산하는 것에 성공하면서 이제 더욱 싱싱한 목이버섯을 한국에 있는 분들이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이씨가 여러 버섯 품종 중 목이버섯을 선택한 것은 한국에선 목이버섯이 생산되지 않고, 이를 전부 중국에서 수입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입니다. 특히 시장조사를 통해 목이버섯이 약효가 높아 높은 가격에 거래 된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이영일:

목이버섯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연구가 미흡합니다. 재배 기술이 부족하죠. 노지 재배한 버섯과 온실재배 한 것은 맛과 향이 다릅니다. 식물은 직사광선에서 에너지를 받습니다. 그늘에서 키운 버섯은 비타민과 칼슘이 부족하죠. 약효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대형 식품점에만 들어가도 수량이 부족합니다. 우리가 매출을 100억 계획하고 있는데 아직은 그 정도 까지는 못 미칩니다.

이 씨가 탈북한 때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북한에서 군 복무를 10년 하고 원산농업대학 경제식물학부 버섯 학과를 다녔습니다. 6년의 대학 과정을 마치고는 북부지구 버섯연구소에서 일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중국 연변대학•연길조선인 자치주 버섯연구소와 기술교류를 하게 됐고 중국에 갔던 이 씨는 그곳에서 2년간 살다가 불안한 신분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결국 한국행을 택했습니다.

이영일:

중국에서 한국행을 하면서 한국에 가면 뭘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사회에 나가보니까 북한의 기술로 버섯농사를 해도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기회를 잡자 했는데 사업을 시작할 자본금도 없고 해서 대학을 갔습니다. 원광대학을 졸업하면서 지인을 만나 지난해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2004년 한국에 간 이 씨는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다른 탈북자 몇 명과 함께 한국 정부에서 주는 정착자금을 모아 버섯 생산시설을 차려 농사를 시작합니다.

우선 재배가 가장 쉬운 느타리버섯을 키웠습니다. 느타리버섯이 가장 재배하기 쉽고, 수확기간도 한 달 정도로 짧아 투자금을 바로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재배시설 지역에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투자금을 전부 날립니다. 그러나 이 씨는 거기서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이영일:

제가 배운 것이 버섯이니까 한국에서 볼 때 제 기술에 자신이 있으니까 맥을 놓지 않았습니다. 오직 성공해야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내 운명은 내가 개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착하는데 제도가 북한과 서로 달라 힘들었습니다. 한국의 자본주의 경제에 적응하는데 3년 정도 걸린다고 봅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목이버섯을 자연상태에서 그대로 재배하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선 우선 농지가 귀하고 버섯을 키우기 위한 온실이나 재배시설을 만들 수 있는 자원과 에너지가 부족해 노지재배 즉 자연 그대로에서 키우는 방식이 일찍이 개발됐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입니다. 그런 기술을 이용해 한국에서 목이버섯의 노지재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영일:

대학에서 2년 했고 북한에서 5년 했습니다. 북한과 한국이 기후가 맞지 않아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북한산 종자를 쓰는데 해발 2,000미터 이상의 고산지대서 사는 버섯이라 키우는 게 어려웠고 한국에서는 버섯재배가 병재배, 판넬, 또는 보온 하우스 재배입니다. 북한과는 전혀 다른 방식입니다. 저는 북한에서 구상한 설비를 했고 적은 자본을 들여서 여기까지 오는데 한 2년 걸렸습니다.

이 씨는 현재웰빙자연영농조합법인이란 회사를 차리고 목이버섯을 비롯해 밤나무 버섯, 노루 궁뎅이 버섯을 식용으로 재배하고 약용으로는 영지버섯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이씨의 버섯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18명이 모두 탈북자입니다. 취업이 어려운 한국에서 탈북자들이 스스로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일자리도 만들어 준다는 취지에서 탈북자들만 고용했다고 이 씨는 말합니다. 이제 시작이라는 이영일 씨,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계획하는 일에서 보람과 희망을 봅니다.

이영일:

현재 일본과 미국에서 우리 버섯을 수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생산할 수 있는 균을 가지고 가서 일본에서 생산하겠다해서 1차 수출을 진행했습니다. 꿈을 가지고 사업을 하면 꼭 이뤄진다는 확신을 하게 됐습니다. 목적을 가지고 힘쓰면 됩니다.

‘꿈은 이뤄진다’ 이 시간에는 강화도에서 버섯농장을 운영하는 탈북자 이영일 씨의 이야기를 전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