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뭐라해도 내길 가겠다는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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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 잘 보냈습니다.

오중석 : 먼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지 8개월 만에 5차 핵실험을 단행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영환 : 며칠 전에 9월 9일 9시에 핵실험을 할 것 같다는 우려를 했는데 그것이 현실이 돼 매우 우려됩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에 맞서 '우리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려는 것 같습니다. 또한 미국, 한국 ,일본, 중국, EU등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력이 거세질 수록 핵보유국을 향한 북한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강하게 인식시키려는 의도가 배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서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미리 핵보유국 입장을 과시함으로써 미국대선이후 들어설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끼쳐보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생각됩니다. 김정은은 핵 보유국 지위에서 주한미군을 철수 시키고 평화 회담을 체결함으로써 지금 북한의 곤란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도발은 오히려 북한을 자멸의 길로 이끌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중석 :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는 그동안 여러차례 한미 군당국에 의해 포착되었습니다. 이번에 실험한 핵폭탄은 어떤 것인가요?

고영환 : 먼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북한 2-3개월 전에 5차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조짐은 한국 국방당국에 의해 여러 차례 감지가 되었고 한국 군당국은 북한이 핵실험장에 2~3개의 갱도를 이미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두세 차례 더 핵실험을 단행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국 국방부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9일 국회에서 북한 핵실험 관련 사항을 보고했는데요. 이런 과정에서 국방부가 밝힌 내용이고요. 핵실험을 확증할 최종 측정값이 나오는 시기에 대해서는 계측장치로 분석하는데 빠르면 2-3일, 길면 7일이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 한미 군 당국과 다른 주변국가들에서 이번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 분석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분석 결과를 보면 이번 핵실험은 10kt에서 20kt 정도의 폭발력을 가진 핵폭탄 실험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오중석 : 사드, 즉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 미-중 간에 갈등이 있는데요. 북한이 지금 이 상황을 이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거든요. 어찌 해석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은 그동안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 사이에 조성된 긴장국면을 이용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했습니다. 한-중 간에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는 기회를 이용해 한-중간에 조성되어 있는 우호분위기를 해지고 이간질을 하려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정부가 사드 배치는 오로지 북한 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순수한 방어수단임을 여러차례 강조해왔고 중국도, 러시아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중국이 강하게 반대하는 핵실험을 강행했으니 북한의 이런 계획에는 큰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의 5차핵실험이 앞으로 국제사회와 특히 중국, 미국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고영환 :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정세는 앞으로 상당기간 격랑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과 중국,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 세계 모든 나라들이 북한의 핵실험에 강력하게 반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아랑곳 하지 않는 북한의 행태는 필연적으로 국제사회의 더 강력한 제재를 불러올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보다 더 강력한 제재 결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고 현재 압박 기조보다 훨씬 고삐가 강화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2270호 결의에서 빠진 부분이 있습니다. 중국의 요청으로 인해서 북한의 민생과 관련된 부분은 제재를 하지 않기로 명시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5차 핵실험으로 핵 위협이 더 커진 것만큼 중국이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북한에 수출하는 철광석과 무연탄 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고 미국은 2차 제재를 더 강력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2차 제재라는 것이 북한의 기업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의 은행과 기업에 미국 정부가 제재를 가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주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중국의 기업이나 은행에 북한과 거래를 할 경우 미국과는 거래를 할 수 없게 만든 것이 2차 제재의 핵심 내용입니다.

만약 미국이 이 2차 제재를 강력하게 실행할 경우에 중국의 기업, 은행은 북한과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고 북한의 경제적 고립은 더 심화될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 러시아, 중국 등 각국의 독자 제재가 실행될 가능성이 높고 북한은 외교적으로 고립될 겁니다. 이런 외교적 고립은 북한의 자멸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김정은이 핵 개발에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죄 없는 북한 주민들만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올 겁니다. 북한 주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질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김정은에게 하루속히 핵과 미사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서 인민 생활 향상에 정책의 중심을 두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오중석: 요즘 김정은의 북한을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은 브레이크, 제동장치죠.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가 과속으로 달리는 것 같은 위험천만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에 국가 안보 전략 연구원 고영환 부원장이었습니다. 부원장님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