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하면 내년 봄 서울에서 열리는 핵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고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이 같은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실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지냈습니다.
박성우: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을 내년 봄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핵정상회의에 초청했습니다. 조건이 붙어 있었지요.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해야 한다는 건데요. 실장님은 남측의 이 같은 제안을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고영환: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하고 있지요. 독일, 프랑스, 덴마크 등을 방문하고 있는데요. 독일을 방문하고 있던 지난 9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난 다음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와 비핵화에 합의한다면,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예정돼 있는 제2차 핵정상회의에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이걸 흔히 '베를린 제안'이라고 이야기하는 데요. 내년 3월 서울에서 50여 개 나라 수반이 모여서 회의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회의에 김정일 위원장이 참가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힌다면 북한은 밝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북한에 남북 대화를 제의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고요. 남북 비핵화 회담의 계기를 만들어서 현재 냉각된 남북 관계의 개선을 위한 물꼬를 트고, 더 나아가서 남북 정상회담까지 내다보자는 의도가 있는 걸로 판단합니다. 다시 말해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확고하게 밝히고, 비핵화 수순을 밟기 시작한다면, 북한이 그토록 줄기차게 요구해온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 지원을 대대적으로 해서 북한 주민의 생활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겁니다.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거든요. 북측은 이 유훈을 지키겠다는 말도 계속해 왔는데요. 이번에 김일성 주석의 유훈도 집행하면서 인민들의 생활 수준도 높이는 쪽으로 정책 전환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박성우: 그런데 북측은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는데요. 왜 그랬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조선신보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연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의에 불순한 기도가 엿보인다'면서 일단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요. 북한은 남과 북이 다룰 문제가 따로 있고, 북한과 미국이 다룰 문제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핵 문제는 미국과 해결하겠다는 속생각이 있는 걸로 보입니다. 더 중요한 건,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신변이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하는 것 같은데요. 내년 봄 서울에서 열리는 핵정상회담에는 미국,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수반이 모두 참석하거든요. 이런 정상회담에 김정일 위원장이 참가하면,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의 수반을 한 자리에서 모두 만나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50여 개 나라 정상이 오니까 서울의 안전이 얼마나 강화되겠습니까. 어떻게 보면 평양보다 더 안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북한이 베를린 제의에 그렇게 성급하게 대답하지 말고, 좀 성실하게 접근해서 모처럼의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성우: 남북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 하나 더 여쭤보겠습니다. 남측의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지금 시간을 끌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 시간 끌기 때문에 북한이 매년 3억 달러 정도의 벌금을 물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왜 이런 계산이 나오는 겁니까?
고영환: 지금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6자회담을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데요. 남북이 먼저 비핵화 회담을 하고, 그 다음 북한과 미국이 협상을 하고, 이어서 6자가 모여서 회담을 해 문제를 풀어보자는 겁니다. 그런데 북한은 지금 남북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 속도를 내지 않고 시간을 질질 끌고 있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 정부의 고위급 간부가 지난 6일 이야기한 건데요. 북한이 남북 협상에서 시간을 끌면서 오히려 벌금을 물고 있는 형국이라는 겁니다. 북한이 한국에 모래 같은 걸 수출하면서 매년 벌어들인 돈이 3억 달러입니다. 북한 경제의 규모를 고려할 때 3억 달러는 굉장히 큰돈인데요. 지난해 3월 북한이 천안함을 어뢰로 공격해서 폭파시킨 다음, 한국 정부가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하면서 남북 교역이 모두 중단됐고, 그래서 북한이 모래 같은 것까지 팔아서 돈벌이를 하던 것도 모두 중단됐어요. 한국 사람들의 대체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으로 민간인이 죽었는데, 한마디 사과도 없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회담을 하는 건 너무한 게 아니냐는 생각을 정부뿐 아니라 한국 국민 대다수가 갖고 있거든요. 정말 북한이 문지방 하나만 넘어서 사과 한마디만 하면 모든 문제가 풀릴 텐데, 왜 이 문지방 하나를 넘지 못하는지 안타깝습니다.
박성우: 국제사회가 북한을 바라볼 때, 빼놓지 않고 지적하는 문제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가 핵 문제이고, 두 번째가 인권 문제인데요. 최근에 한국의 국가인권위원장이 탈북자 2만 명에게 공식 사과편지를 썼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물론, 북한의 인권 상황과 관련된 편지였는데요. 실장님도 북한에서 오셨잖아요. 이 뉴스를 보시면서 무슨 생각이 드셨습니까?
고영환: 한국에 국가인권위원회라는 기구가 있습니다. 여기 위원장은 장관급입니다. 그러니까 북한으로 말하면 상급의 고위 간부인데요. 지금 한국에 들어와 있는 탈북자 2만 2천여 명 개개인에게 위원장이 사과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 기관이 지난 10년 동안 소위 좌파 정권이 들어섰을 때 북한 인권에 대해서 굉장히 소홀히 했어요. 한국 인권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미얀마 인권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면서도, 동포인 북한 사람들이 탄압받는 상황에는 거의 관심을 돌리지 않았거든요. 그런 일에 대해서 인권위원회의 현병철 위원장이 '우리 정말 잘못했다'고 말한 거지요. 탈북자들에게 잘 물어서 북한의 인권 상황이 얼마나 나쁜지를 보여주는 사례를 신고도 받고 기록해야 하는데, 이런 일을 하지 않아서 탈북자들이 섭섭해 한 게 사실이거든요. 이런 걸 사과하면서, 앞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2만여 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의 인권을 책임지는 국가기관으로 성실히 일하겠다, 그리고 북한의 감옥과 정치범 수용소에서 사람들이 탄압받고 있는 상황을 종합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떤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고,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권리는 통일 이후 어떻게 복권해 주고,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해 주고, 탄압을 가한 나쁜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에 대한 자료를 종합하는 사업을 펼쳐나가겠다는 결의를 쓴 건데요. 저는 이 편지를 보면서, 북에서 지금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 소식을 알게 된다면, 특히 정치범 수용소나 교화소, 그리고 노동 단련대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들으면 얼마나 많은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간 목이 메게 하는 편지였습니다.
박성우: 쿠바에서는 50년 만에 처음으로 국민들의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가능해질 걸로 보인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지요?
고영환: 쿠바 정부가 5월9일에 발표한 내용인데요. 쿠바 인민들의 자유로운 해외 여행을 허락해 주겠다는 겁니다. 지난달 쿠바에서 6차 당대회가 있었는데, 그때 313개의 개혁 개방적인 조치들을 취했는데, 자유 여행은 그 일환의 하나입니다. 개혁 조치들에 의하면, 이제 사람들은 자기 집을, 자기 차를 마음대로 사고 팔 수 있고, 회사도 마음대로 세울 수 있게 됐는데, 이번에는 52년 동안 묶여 있던 여행의 제약도 받지 않게 된다는 겁니다. 북한 사람들도 쿠바 사람들처럼 자유롭게 중국도 가고, 러시아도 가고, 일본도 가고, 한국도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성우: 그런 바람이 현실로 이뤄지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쿠바의 변화하는 모습도 기회가 되는대로 이 시간에 자주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했습니다. 실장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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