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북한의 제7차 당 대회에서 '김정은 2기' 권력진영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2016년 병신년 '붉은 원숭이'의 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축하합니다.
고영환: 새해 축하합니다.
박성우: 오늘은 북한과 관련한 2016년 한 해 전망을 해 보려고 하는데요. 먼저 정치 분야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이 올해 5월초 당 대회에서 새로운 권력진영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요?
고영환: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16년도 연례 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기본목표는 7차 당 대회의 성과적인 주최일 것이라고 하면서 "북한이 올해 주최할 7차 당 대회는 새로운 정책과 노선을 통한 혁신적 목표를 제시하기보다는 김정은 정권 들어 진행돼 온 권력 조정과 당 조직 강화를 다지면서 집권 2기의 진영을 공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7차 당대회는 3천여 명의 대회 참가자, 당 중앙위원회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비서국 비서,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등 당내 요직의 인선을 확정하면서 권력 재편의 행보를 일단락하고 김정은 정권 2기의 권력진영이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저도 북한이 올해 7차 당 대회의 성과적인 개최에 모든 것을 걸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그리고 간부들의 대대적인 교체는 당연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북한은 올해 경제적 생산성과 동원 능력을 증강하며, 이를 통해 생산 증대와 충성 강화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7차 당대회 개최를 빌미로 생산 확대뿐 아니라, 세외부담 차원에서 노동력 및 재력의 각종 헌납을 증가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지난 36년 동안 북한이 당 대회를 열지 않았던 기본적인 이유가 김일성이 생전에 '인민들에게 이밥에 고깃국을 먹이기 전에는 당 대회를 열지 않겠다'고 했던 만큼 이번 7차 당 대회에 김정은이 인민들에게 미래의 경제상, 미래 북한 인민들의 의식주에 대한 희망을 그리는 목표를 심어줄지가 관심을 끕니다. 만일 7차 당 대회에서 김정은이 주민들의 주목을 일시에 끌만한 경제개선 조치나 경제개방 조치를 내놓지 않을 경우 인민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연초부터 북한이 당 대회 구호 발표, 7차 당 대회를 맞으며 '100일 전투' 등 경제 전투를 진행해 북한 사람들의 삶이 더 힘들게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박성우: 이번엔 남북관계를 한 번 전망해 보죠. 올해는 좀 관계 진전이 이뤄질 거라고 보시는지요? 고영환: 지난해 말 통일연구원 보고서에서 올해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도 내놓았는데 그 내용을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올해가 "어느 해보다 남북관계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김정은은 2016년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에서 진일보한 언급을 내놓음으로써 국면 전환의 주도권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어 "7차 당 대회와 한국의 4월 총선이라는 국내 정치 일정은 남북한이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변화를 선호하리라는 예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저는 북한이 5월초 제7차 당 대회라는 초대형 국가행사를 앞두고 김정은 정권의 관리 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잔치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하여 남북관계를 일정한 수준에서 개선하려 들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7차 당 대회를 위해 대외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명절에 손님들을 초청하였는데 명절 전야가 정세 긴장으로 시끄럽고 전쟁이 일어날 것 같으면 누가 이 이른바 '잔칫집'에 오려고 하겠습니까? 그래서 북한이 획기적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지는 않겠지만 정세를 악화시키는 행동은 당 대회 전까지는 자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말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진행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강하게 남측에 요구하였고, 그러한 흐름이 올해에도 초기부터 다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2월 중순에서 3월 하순 사이 한미 군사연습이 진행되면 북한은 남북대화 파탄 책임을 한국 측에 전가하기 위한 군사적 도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저는 올해 북한이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간절하게 희망해 봅니다.
박성우: 지난해 말 김양건 당 대남 담당 비서가 사망했기 때문에 북측으로서는 대남 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있어 숨 고르기를 하게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는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이번엔 북한의 대외관계를 한 번 살펴보죠. 먼저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어떻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미국에서는 올해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라는 중요한 정치적 일정을 앞두고 있는 미국이 북한에 먼저 손을 내밀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비핵화를 약속해 놓고도 미국을 기만하는 일들을 북한이 과거에 많이 해 놓았고 비핵화란 말은커녕 수소폭탄 보유 등을 언급하고 있는 이상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할 의지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저는 미 대선을 코앞에 둔 미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에 대한 관심 자체가 저조한 가운데 현재의 기본 방향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해 봅니다.
북한 역시 미국에 대한 구애와 압박의 이중 전략은 계속 진행하겠지만 미국의 태도로 보아 북미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미국에서 대통령으로 누가 될지도 모르는데, 그리고 선거가 어떠한 흐름으로 흘러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북한이 섣불리 관계개선을 제의할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북한은 자신의 몸값을 높이고 향후 있게 될 미북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하여 핵을 보유,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고, 미국에 대한 압박도 강하게 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북한을 관망하는 자세로 갈 가능성이 높고, 북한은 미국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박성우: 북한에겐 중요한 게 중국과의 관계일 텐데요. 올 한해 북중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고영환: 올해 북중 관계의 냉각은 일정 정도 불가피해 보입니다. 북중 관계는 시진핑 주석이 취임한 바로 다음해인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그 해 12월 친중파이며 개혁개방파로 알려진 김일성 주석의 전 사위이며 당 행정부장이었던 장성택의 처형으로 양국 고위급 회담이 전면 중단된 이후 긴장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진행된 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초청하고 중국은 류윈산 상무위원을 이 행사에 파견하여 양국 관계가 해빙 분위기로 돌아서는 듯 하였습니다. 특히 지난 해 12월 10일 김정은이 자신이 총애하는 모란봉 악단을 베이징에 보내고 중국이 이를 받음으로써 관계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공연 시작 바로 전날 김정은이 평천구역 혁명 사적지란 곳에 가서 '수소폭탄 보유' 발언을 한 데다가 북한 모란봉 악단의 공연 내용이 지나치게 김정은 찬양일색으로 되어 있어 중국이 공연내용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를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아 모란봉 악단 공연이 바로 당일 날 취소되면서 중북 관계는 또다시 냉랭해졌습니다.
중국은 이번 모란봉 악단 공연 취소로 세계 면전에서 망신을 당한 격이었고 북한은 북한대로 중국이 자신들이 의도하는 대로 공연을 하지 못하도록 하자 잔뜩 화가 난 모양새가 돼 버린 것입니다. 세계는 김정은이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을 당일 날 바로 취소하고 악단을 베이징에서 철수하는 것을 보면서 김정은의 지도력, 특히 그의 외교적 능력에 다시 한 번 의문을 품게 되었고 중북 관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지난 12월 모란봉 악단 철수가 겉으로는 사소하게 보이지만 절대로 사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며 올해 북중 관계가 그다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박성우: 올해는 김정은 집권 5년차가 되는 해인데요. 위원님 전망을 들어보니 올해도 북한의 대외관계는 상당히 힘겹게 유지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북한 정권이 최근 들어 '인민제일주의'를 강조해온 만큼 5월초 당대회에서 그에 합당한 정책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위원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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