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암살이 현명한 방법이냐?”

0:00 / 0:00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미국 의회가 북한과 관련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미국 상원이 최근에 북한 관련 청문회를 열었는데요. 의원들의 발언이 매우 강경하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소개를 좀 해 주시고요. 어떤 이유 때문인지도 설명을 해 주시죠.

고영환: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지난 1월 31일 북핵 관련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상원 외교위원회가 각료 인준 청문회 이외의 현안 관련 청문회를 연 것은 올 들어 처음인데요. 미국이 그만큼 북핵 도발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날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북핵 문제 해법으로 선제공격론과 김정은 정권 교체, 김정은 암살까지 언급했습니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청문회 시작 발언에서 "북한의 위협은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존 북핵 해법이 성과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이 '비활동적' 수단을 이용해 선제적으로 김정은 정권 교체를 모색해야 하는가?" "미국이 발사대에 놓여있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선제 공격할 준비를 해야 하는가?"하고 물었습니다. 반문 형식이었지만, 정권교체와 선제공격 등 대북한 초강경 조치의 사례들을 공개 거론한 것입니다. 코커 위원장은 "극단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북한은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세컨더리 보이콧', 즉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 및 개인들에 대한 제재가 이행되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고 훨씬 체제전복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의 론 존슨 의원도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중단시키지 않으면 북한은 핵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을 위협할 것"이라며 "왜 미국은 지금까지 시험 발사된 북한 미사일을 격추하지 않았는가?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발언했습니다.

민주당 에드워드 마키 의원은 청문회에 전문가로 참석한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연구원에게 "김정은을 암살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이에 스나이더 연구원은 이를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해 직접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북한과 주로 거래하는 중국 기업과 개인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북한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북한과 더는 거래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전문가인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 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미국 정부는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와 북한의 테러 지원국 재지정, 혹독한 제재 이행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밥 코커 위원장은 한때 트럼프 내각의 국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던 미국 상원의 외교 수장입니다. 합리적 성향의 외교론자인 그가 군사적 선제 타격을 공개 언급한 것은 미국 조야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북한의 핵 폭주를 막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트럼프 정부와 교감해 온 코커 위원장의 '김정은 정권 교체', '북한 미사일 선제공격' 발언은 김정은이 계속 핵무기를 발전시키고 미국에 도발할 경우 앞으로 북한에 대한 선제적 타격 논의와 구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지난번 방송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김정은이 호랑이 무서운 줄 모르고 계속 미국에 도발할 경우 북한이 호된 군사적 반격, 더는 재기할 수 없을 정도의 공격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하고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박성우: 북한과 미국의 관계와 관련해서 모두들 주시하고 있는 게 오는 3월로 예정된 한미 군사훈련이죠. 북한 당국은 벌써부터 이 훈련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놓고 있는데요. 북한의 반응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고영환: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1일 '남조선 당국은 우리의 애국 애족적 호소를 심사숙고하여 대해야 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대변인 담화에서 오는 3월 실시될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파국적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담화는 "우리의 전략적 지위가 달라진 오늘에 와서까지 우리의 코앞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핵전쟁 연습이 그 어떤 상상할 수 없는 파국적 결과로 이어지겠는가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조평통의 이날 담화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한국 방문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것입니다. 이 같은 북한의 태도는 겉으로는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양국이 확고한 대북한 공조 태세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종의 대남 경고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3월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이 진행되고 이에 발맞춰 미국 전략무기들의 한반도 출동이 예상되면서 김정은이 미국의 가공할 전력에 겁을 내고 있으며 이러한 공포를 감추기 위하여 외면적으로 더욱더 강한 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박성우: 북한의 반발과 상관없이 미국은 다음달 훈련에 전략무기를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어떤 맥락에서 이해하면 될까요?

고영환: 한국 정부 소식통은 1월 31일 "미군 당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 가능성 등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미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전략자산 전개 계획은 북한의 도발 여부 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월 중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군이 전개를 검토 중인 전략자산에는 항공모함 전단과 B-1B 전략폭격기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략무기는 아니지만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최신형 F-22 스텔스 전투기나 최근 주일 미군 기지에 배치된 F-35B 미 해병대용 스텔스 전투기도 연합 연습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강경한 태도는 외교적으로만 다루어서는 핵문제가 해결이 될 수 없으며 필요하다면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동원하여 핵무기 및 북한 장거리미사일 발사대들을 단숨에 없애 버릴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북한에 보내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도발이 미국의 인내를 자극할만한 수준에 이르게 되는 경우 방송 서두에서도 말씀 드린 것처럼 군사적인 공격을 실제로 가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박성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전화통화를 했죠. 안보 문제도 거론됐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소개를 해 주시고요. 그 의미도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30일 황교안 한국 대통령 권한대행과 전화 통화에서 "미국은 언제나 100% 한국과 함께할 것이며 한미 관계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미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 문제에서도 100% 한국과 함께할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핵 등 모든 안보문제에서 한국과 미국이 한마음 한뜻이라는 것과 김정은이 이러한 한미의 의지를 시험하려 드는 순간 북한 지도부가 끝장날 수도 있다는 것을 미국 대통령의 직접 확인한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성우: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한국 방문을 통해서도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정권교체 국면을 오판해 도발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오늘 설명해주신 미국 정가의 전반적 분위기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