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해 미국 하원이 강력한 대북 압박을 요구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미국의 하원도 북한과 관련한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먼저 내용을 소개해 주시고요. 매우 강경한 발언이 많았는데, 어떤 맥락에서 해석하면 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20일도 안 돼 미국 상원과 하원이 잇따라 북핵 관련 청문회를 열고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습니다. 지난달 1월 31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가 김정은 암살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2월 7일 열린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는 김정은 체제 전복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북한이 미국에 대한 말 폭탄과 위협을 쏟아 내는 가운데 미국도 북한에서 '최고 존엄'이라고 부르는 김정은을 직접 겨냥하는 양상입니다.
청문회에서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오바마 행정부보다 북한 제재법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새로운 압박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제재법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인권유린, 해킹 등과 관련된 제3국의 개인 또는 단체를 제재할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 즉 2차 제재 조항을 담고 있습니다. 로이스 위원장은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매년 20억달러를 북한 지도부에 송금하고 있다"면서 "대북 금융·해운 제재를 강화해 현금 유입의 허점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미국 재무부에서 금융 제재를 담당했던 앤서니 루기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위장 회사들을 파악해 금융 거래를 끊어야 한다"며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고 직접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톰 마리노 의원은 증인들에게 "북한 체제 전복이 현실성이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실제 이것이 가능한가?" "누가 대체 세력이 될 것인가?" 등을 일일이 질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증인으로 참석한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 연구원은 "북한은 무너지면 갑자기 무너질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테드 요호 의원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외부 정보 제공 방송을 통해 내부에서 정권 붕괴를 일으켜야 한다"고 했고, 크리스 스미스 의원은 "김정은 등 인권 유린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거나 북한을 겨냥한 반인도범죄 특별 법정을 운영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엘리엇 엥겔 의원은 "북한 제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중국이 동문서답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고, 제리 코널리 의원은 "대북 제재에는 중국의 동참이 필요한데, 미국이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로 중국과 충돌하는 것은 대북 제재에서 미국이 원하는 것과 배치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번 방송에서도 김정은에 대한 미국 정부, 의회, 전문가 집단의 태도가 강경해지는 조짐을 보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김정은이 미국에 '핵 찜질을 하겠다'는 식의 위협을 가하고 실제로도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도발을 지속하니 미국의 태도가 이렇게 강경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인내심이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중국 언론이 표현한 것처럼 북한이 조악한 수준의 핵 장치 몇 개를 가지고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을 위협하는 것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지 모른다'는 우리 속담을 떠올리게 합니다.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인내심을 시험하려 들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박성우: 사드 배치를 서둘러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도 발의됐죠?
고영환: 지난 2월 7일 미 공화당의 조 윌슨 하원의원은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규탄하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신속한 한반도 배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이 결의안은 미국의 공화당·민주당 양당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서명했습니다. 결의안은 "한반도 내 미국인과 동맹국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인 미사일 방어 체계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국 정치권이 여야를 넘어 그리고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사드 배치를 조기에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북한이 핵개발을 하지 않았더라면 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는 제기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사드는 공격 무기가 아니라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순전한 방어 무기입니다. 북한은 사드의 한국 배치 포기를 요구하기 전에 핵개발 프로그램부터 없애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오는 3월 한미 연합훈련에서는 사드가 주한미군에 배치된 걸 가정하고 운용 절차를 점검하는 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건 어떻게 해석하셨습니까?
고영환: 한국과 미국이 다음 달 실시하는 키리졸브 한미 연합 군사연습에서 사드의 운용 절차를 점검하는 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8일 한국군 당국에 따르면 사드 운용절차 훈련은 사드 포대의 탐지 레이더로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하고, 이를 한미 양국 군의 탄도탄 작전통제소가 공유한 뒤 요격미사일을 쏴서 파괴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내용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한국군 관계자는 "사드의 한국 배치를 상정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시 그에 대한 대응 절차를 컴퓨터 모의실험으로 점검하는 훈련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미 군 당국은 과거 연합훈련 때도 유사시 미 본토의 사드 포대와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부대를 한반도에 긴급 전개해 운용하는 내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한미 군 당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키리졸브 연습에서도 북한의 핵 공격 임박 시 북한 전역의 핵·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내용까지 포함된 작전을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작전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맞춤형 대응체계로 '탐지→교란→파괴→방어'의 4단계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핵·미사일을 탑재한 북한의 이동식 발사차량의 움직임을 첩보위성과 무인정찰기등으로 탐지한 뒤 전파 방해로 우선은 교란하고, 발사 직전 공군 전투기와 정밀 유도무기로 이 미사일을 파괴해 제거하는, 한편 이미 발사된 북한 미사일을 요격미사일로 파괴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이런 훈련은 북한이 핵·미사일로 어설프게 한국을 공격하거나 공격하려 할 경우 이 공격을 억제하고, 발사 이후 한국 영토에 떨어지기 전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지하는 구체적인 군사 대비책을 선제적으로 점검한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박성우: 북한 당국은 항상 한미 군사훈련을 반대하죠.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설명을 좀 해 주시죠. 한국과 미국이 군사훈련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고영환: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 합의에 따라 올해 한미 연합연습에는 항공모함 전단과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전략무기가 대거 참가하고, 훈련 규모도 예년보다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과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 위협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데 대한 대응 차원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예로부터 이렇게 배불리 먹으며 부유하게 산 적이 없었습니다. 잘 먹고 잘사는데 모든 것이 파괴될 전쟁을 왜 하겠다고 하겠습니까? 한미가 공동으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북한이 지난 6.25전쟁 때처럼 기습적으로 남한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말 그대로 방어 훈련인 거죠. 그러나 만일 북한이 정세를 오판하고 또다시 전쟁을 일으킨다면 그날은 김정은이 파멸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군사훈련은 북한도 하죠. 군대를 갖고 있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게 훈련이고요. 게다가 한미동맹이 만들어진 이유가 바로 북한의 군사적 도발 때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미 군사훈련에 북한이 반발할 명분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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