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오늘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은 지난 2월 13일 암살당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오중석: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오중석: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암살당한 김정남과 그 아들 김한솔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북한에 계신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김한솔은 누구인지 좀 설명해주시죠.
고영환: 김정일의 맏아들, 즉 김정일과 영화배우 성혜림 사이에 태어난 김정일의 맏아들 김정남이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국제비행장에서 북한국가 보위성이 보낸 암살단에 의하여 독살되었습니다. 김정은을 독살하는데 쓰인 독가스는 VX라는 신경독가스이고 세계에서 그 사용이 금지된 독가스입니다. 그 김정남의 아들이 바로 김한솔인데요. 김한솔은 1995년 6월 16일에 평양에서 태어났고요. 아버지 김정남이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후계 구도에서 밀리자 여러 나라를 떠돌아 다녔고 이후 2011년 10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국제학교에 입학하여 2013년 5월 30일에 이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해 8월에 파리정치대학에 입학하였고 2016년에 졸업했는데요. 김정남이 북한요원들에 의하여 백주 대낮에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된 이후 마카오에 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남이 살해된 이후 김정남의 처와 아들 김한솔 그리고 딸 김솔희양이 세상에서 사라져 종적이 묘연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지난 3월 8일 유튜브 동영상에 등장하여 "아버지가 살해됐다"고 밝혔습니다. 동영상에서 김한솔은 "내 이름은 김한솔이다. 북한 김씨 가문의 일원이다. 내 아버지는 며칠 전에 피살됐다"고 말했습니다. 김한솔은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북한외교여권을 펼쳐 보이기도 했는데요. 김한솔은 5년 전엔 핀란드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삼촌인 김정은을 '독재자'라고 부르면서 북한 독재 체제에 대해선 공개 비판을 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오중석: 김한솔은 최근 자신과 어머니, 여동생은 외국의 안전지역에 피신해 있다고 밝혔죠? 김한솔이 가족과 함께 피신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영환: 앞에서도 언급을 하였지만 김한솔은 세계적인 동영상 제공 공간인 유튜브에 등장하여 자신은 지금 안전한 곳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동영상을 게재한 천리마민방위라는 단체는 "지난달 김정남 피살 이후 그 가족에게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이 왔다"면서 "급속히 그들을 만나 안전한 곳으로 직접 이동해 드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정남 가족의 현 행방이나 위 탈출 과정에 대한 사항은 더 이상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긴급한 시기 한 가족의 인도적 대피를 후원한 네덜란드와 중국, 미국과 한 무명의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친아버지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의 병원 영안실의 차디찬 냉장실에 누워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친을 보려 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세계가 경악하고 있습니다. 김한솔이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과 다른 나라로 피신한 이유는 북한암살자들이 김정은의 지시로 김정남의 가족 즉 김정일의 며느리와 손자 손녀까지 죽이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보입니다. 김정은이 형인 김정남을 죽이다 못해 그 가족까지 죽이겠다고 위협을 하는, 그런 북한체제의 비정함에 치가 떨립니다.
오중석: 김한솔 역시 아버지 김정남 처럼 북한 당국의 암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왜 김한솔마저 없애려 하는 걸까요?
고영환: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6일 '미래의 북한 지도자 김한솔?' 이라는 제목의 영상 기사를 통해 그의 면면을 소개했습니다. 신문은 "김한솔은 대학교육을 받고 널리 여행을 다녔으며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20대 젊은이"라며 "서방이 북한을 보는 시각을 고려할 때 북한의 정반대에 있는 인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NYT는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김한솔이 북한의 차기 지도자가 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학교 교수는 "북한 김씨 일가를 지지하는 이들에게 김한솔은 변절자"라고 지적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외국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제가 보기에 북한은 정치적 적수를 제거할 때 그 가족의 씨를 말리는 전통을 가지고 있어 그런 것 같습니다. 김일성 때부터 이른바 반당종파분자, 정치적 반대파들을 제거할 경우 3대를 멸족하는 정책을 쓰면서 일인독재체제를 강화하여 왔다 김정은이 형인 김정남을 죽였는데 그 아들을 살려 놓을 수는 없겠죠. 씨를 말려야 후환이 없다는 것인데요. 이 세상에서 정치적으로 뜻을 달리한다고 해서 3대의 씨를 말리는 나라는 북한뿐입니다. 김정일의 아들을 죽이고 그 손자까지 죽이는 것이 바로 북한의 김정은입니다. 참으로 잔인무도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오중석: 김한솔은 외국에서 태어나고 보스니아에서 외국인 학교를 나와 파리정치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애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낸 김한솔이 북한 김정은 체제를 위협하는 인물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김한솔이 지난 3월 8일 유튜브 영상에 등장하면서 김정일의 손자 김한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김한솔은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남의 아들입니다. 김정남은 김정은 북한 당 위원장의 이복형으로, 김한솔은 김정은의 조카이기도 한데요. 그는 어릴 적부터 김정남과 함께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각국을 옮겨다녔으며, 2011년부터 보스니아의 유나이티드월드칼리지 모스타르 분교, 그리고 프랑스 정치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저는 김한솔이 북한 김정은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되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만일 김정은이 형 김정남을 죽이지 않고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도 죽이겠다고 쫓아다니지 않았더라면 북한에서 김정남과 김한솔에 대해 관심도 크게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김정남을 독살하였다는 소문들이 퍼지면서 오히려 그것이 더 김정은에게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오중석: 김한솔은 김정일의 맏손자이자 김일성의 증손자입니다. 소위 말하는 '백두혈통의 적장자인 셈인데요. 그런데도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외국에 숨어 살고 있습니다. 도대체 북한이 말하는 '백두 혈통'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고영환: 김일성부터 내려오는 북한 세습 권력의 가계를 이른바 '백두혈통'이라고 부릅니다. 김일성 때에는 백두혈통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고 김정일 시대 역시 김정일이 김일성과 김정숙의 아들이라는 것이 사실이어서 백두혈통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3대로 내려오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부친이 김정일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모친이 누구인지 당국이 밝히지 않아 아직도 많은 북한주민들이 김정은의 친모 고용희를 잘 모릅니다. 고용희는 성혜림, 김영숙 다음으로 김정일의 세 번째 부인이고 그녀의 출생지는 일본 오사카입니다. 재일동포라는 말인데요. 김정일과 첫 번째 부인 성혜림과 사이에서 태어난 첫 아들이 이번에 피살된 김정남입니다. 원래대로 하면 맏아들 김정남이 후계자가 되어야 하고 김정남이 죽으면 김한솔이 지도자가 되어야 하나 김정일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점지하면서 형 김정철도 아닌 그의 동생 김정은이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집안이 이리 복잡하고 어머니 혈통도 좋지 않으니 백두혈통을 유난히 강조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일성 가족의 집안사도 기구하다 김일성의 둘째 아들 김평일은 평양에 있지를 못하고 수십년 동안 하수아비 대사로 외국에 나가 있고 김일성의 딸과 사위인 김경진과 김광섭도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김일성의 또 다른 사위 장성택은 처형당했습니다. 이번에 김정일의 맏아들 김정남이 피살되고 손주 김한솔은 김정은을 피하여 외국에 숨어지내고 있습니다. 백두 혈통이 의미가 무엇인지 정말 저도 모르겠고 확실한 것은 김일성 집안이 참으로 피비린내 나는 가족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중석: 네 북한에 의해 피살된 김정남과 함께 그 아들인 김한솔이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씨왕조의 적장자로 태어났으면서도 외국을 떠돌다가 이제 생명의 위협까지 당하고 있는 김한솔을 보면서 북한체제의 모순과 잔인성을 절감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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