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배치 지역이 결정됐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먼저 사드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걸 남한의 성주에 배치하기로 했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먼저 사드란 무엇인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사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영어로 줄여서 하는 말입니다. 한반도에 배치될 주한미군의 사드는 적의 미사일을 종말 단계, 즉 미사일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다 목표물을 향해 낙하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요격하는 최첨단 미사일 방어 시스템입니다. 사거리 3,000㎞급 이하의 단거리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으로 하강할 때 고도 40~150㎞ 상공에서 직접타격으로 파괴할 수 있습니다. 사드 1개 포대는 포대 통제소, 사격 통제 레이다 1대, 발사대 6기, 요격 미사일 48발 등으로 구성됩니다. 지역방어 시스템인 사드는 전방 120도 범위로 200㎞까지, 후방으로는 100㎞까지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 13일 경상북도 성주에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올해 말 실전 배치할 것으로 알려진 300㎜ 신형 방사포도 최대 사거리가 200㎞여서 성주에 닿을 수 없고 240㎜ 방사포는 물론 자행포들도 성주를 공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성주에 사드 1개 포대가 배치되면 전방으로는 평택과 대구 등 핵심 주한미군 시설과 한국의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등을 방어할 수 있으며, 후방의 부산을 포함한 남부 상당 지역도 요격 범위 내에 들어오게 됩니다. 부산이 왜 중요하냐면 북한이 6.25 때처럼 남침을 해오는 경우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미군 증원전력이 북쪽으로 진격하는 진격로인 만큼 성주의 사드 포대는 미 증원군의 안전을 담보하는 데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성주로 사드포대가 배치된 것은 대외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사드의 사격통제용 레이더는 최적 거리가 600∼800㎞로,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면 북한의 거의 모든 지역이 레이더 탐지범위에 들어가는 반면, 중국 지역은 산둥 반도의 끄트머리와 북중 접경 일부 지역만 레이더 탐지범위에 포함됩니다. 한미 군 당국은 성주에 사드가 배치됨으로써 주한미군 사드가 중국의 미사일을 탐지 추적할 것이라는 중국의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면 북한 미사일의 공격으로부터 한미 군 전력 자산의 대부분을 보호하고 부산 등 남해안도 보호하면서도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최소화하게 될 것입니다.
박성우: 좀 더 구체적으로 여쭤보죠.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고영환: 중국은 이전부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을 훼손한다며 강하게 반대해 왔습니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사드의 고성능 레이다 때문입니다. 사드의 레이더는 전진 배치와 종말 방식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전진 배치 레이다의 경우 탐지 거리가 최대 2천㎞로 중국과 러시아까지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진배치 레이다는 사드 발사대와는 연동되지 않아 미사일을 쏠 수 없고 순수 탐지 목적으로만 사용됩니다.
미사일 요격 기능을 동반하는 종말 레이다는 탐지 거리가 600∼800㎞로 한반도 중부권에 배치하여도 북중 접경까지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경상북도 성주처럼 한반도 남부에 사드 포대를 배치하면 레이다 탐지 권역이 북한으로 제한돼 중국 영토는 제외된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북한의 핵 미사일 요격을 위해 도입되는 사드는 이 종말 방식 레이더로, 중국 내륙의 군사작전은 파악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반면에 중국은 흑룡강성에 탐지 거리 5,500㎞에 이르는 조기 경보 레이더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레이더는 북한의 유사시 등을 대비한다는 목적으로 24시간 한반도 전역을 샅샅이 훑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반도와 일본 본토는 물론 미국까지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기지가 중국 내륙 곳곳에 배치돼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이유는 우선 동북아시아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속셈이 있기 때문이라고 많은 군사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에서 발사하는 대륙 간 탄도미사일 ICBM도 1,000㎞ 이상의 고고도로 날아가 미국과 일본을 타격하기 때문에 요격 고도가 150㎞인 사드로는 격추할 수 없는 만큼 중국의 반대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두 번째 이유는 한국이 미국, 일본과 군사적 협조를 통해 한미일 3국의 전략적 협조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사드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구성하는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미사일 방어체계에 한국이 편입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사드 배치가 앞으로 북중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주한미군 배치가 대북제재 공조체제를 흔들면서 북중관계 개선 움직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미일 3국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사드 배치가 중국에겐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다시 부각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일 북중우호조약 체결 55주년을 맞아 중국과 북한이 최고 지도자간 축전을 교환하고 북한이 시진핑 주석의 축전을 이전과 달리 노동신문 1면에 배치한 것도 사드 배치를 계기로 북한이 한중 간의 틈새를 벌리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유엔 결의를 번번이 무시하는 북한을 공개적으로 끌어안기엔 명분이 약해 관계개선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고집하는 것도 한반도 비핵화를 천명하는 중국에겐 걸림돌입니다. 중국이 신형대국을 자칭하고 있고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또 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대외적으로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발전시키기에는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김정은 정권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그리고 핵을 폐기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상황에서 중국과 북한이 이전 김일성-모택동 시기 때의 밀월관계를 가지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박성우: 마지막으로 좀 근본적인 질문을 드리죠. 한국과 미국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고영환: 한국과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한 직접적 이유는 날로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군사 및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달 22일 무수단, 즉 화성10호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부분적으로 성공한 것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을 앞당겼다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1월 13일 신년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안보와 국익 따라 사드 배치를 검토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단호한 안보적 결단이 사드 배치의 추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박성우: 결국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사드를 남한의 성주에 배치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건데요. 사드 배치와 관련해 현재 일고 있는 논란에 휩쓸릴 게 아니라 왜 이 문제가 불거졌는지, 그 원인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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