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이 "전쟁은 기필코 막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를 하면서 전쟁은 막겠다고 말했죠. 어떤 맥락에서 나온 발언인지 설명을 좀 해 주시죠.
고영환: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의 국경절인 지난 8월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축식 연설에서 "오늘날 한반도의 시대적 소명은 두말할 것 없이 평화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통한 분단 극복이야말로 광복을 진정으로 완성하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안보 위기를 타개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우리의 안보를 동맹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은 안 된다.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계속하여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 점에서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을 향해서는 "즉각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우리가 돕고 만들어 가겠다. 미국과 주변 국가들도 도울 것이다. 군사적 긴장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군사적 대화의 문도 열어놓겠다"면서 북한에 다시 한 번 선의의 악수를 내밀었습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뉴저지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 "김정은이 괌이나 다른 곳에 대해, 그곳이 미국 영토이든 동맹국이든, 어떤 행동이라도 한다면 그는 진짜로 그 행동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빠르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계속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내가 말한 것의 중대함을 충분히 이해하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 되며 한국 정부가 모든 것을 다하여 이를 막겠다'고 한 것은 한반도에서 또다시 6.25 같은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되며 현재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평화 수호라는 점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강조한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북한 지도부에게 전쟁을 할 생각을 절대로 가져서는 안 되며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한미 연합군의 힘으로 억제하겠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문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할 선, 즉 '레드 라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죠. 어떻게 평가하셨습니까?
고영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이 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이 절대로 넘어서는 안되는 레드라인, 즉 '붉은 선'은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북한이 레드라인의 임계치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계속하여 문 대통령은 "북한이 만약 또 도발한다면 북한은 더 강도 높은 제재 조치에 직면할 것이고 결국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면서 "북한에도 더 이상 위험한 도박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그 동안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할 붉은 선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였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하여 실전 배치하는 것이 붉은 선이다' 혹은 '핵탄두를 완성하는 것이 붉은 선이다' 등이 언급되어 왔는데,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할 붉은 선이 어디인지를 명백히 밝힌 것입니다.
청취자분들을 위하여 설명을 드리자면, 붉은 선의 의미는 절대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의미합니다. 즉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였거나 이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미국이나 국제사회는 외교적 방법이 아닌 군사적 방법, 즉 '예방 공격'을 통해서라도 이를 저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국제사회는 미북간의 일어날 수 있는 전쟁을 북한말로 하면 소학교 학생이 세계 최고의 격술선수와 맞붙는 전쟁으로 비교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북한은 1-2일 안에 초토화된다는 뜻입니다. 북한이 붉은 선을 넘지 말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절대로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박성우: 문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특히 광복절 축사를 놓고, 미국에서는 좀 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습니다. 부원장님은 어찌 보셨습니까?
고영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15일 연설에서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은 안 된다.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을 절대 막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 미 국무부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를 "국방부에 문의하라"며 언급을 피하였습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들이 문 대통령의 '전쟁 반대'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미국은 한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다. 그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문 대통령의 '전쟁 반대' 발언에 대해 "한반도에서 미국의 어떤 군사행동도 한국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신문은 계속하여 "미국이 위협을 받을 때 군사 행동을 위해 한국의 동의를 받아야 할 법적인 의무는 없다"면서도 "미국이 한국의 동의 없이 북한을 먼저 공격하는 어떤 움직임도 한미 동맹을 긴장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는 미국을 '핵으로 멸망시켜버리겠다'는 북한의 위협을 직접 받는 미국 정부의 입장과 '한반도에서 절대로 전쟁만은 안 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 뉘앙스의 차이는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고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려는 한국과 미국 정부의 근본적 입장에서는 차이가 전혀 없다고 판단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멈추게 하고 북한을 핵포기를 위한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는 점에 한미 입장이 같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박성우: 한미 공조 측면에서 양측은 이제 한국의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을 조정하는 문제를 논의하게 되는데요. 이게 군사적 측면에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설명해주시죠.
고영환: 이순진 한국 합참의장은 지난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에서 미사일의 '탄두 중량을 무제한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정현 무소속 국회의원의 질문에 "그런 방향으로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한국군의 미사일 공격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미사일의 탄두 중량에 제한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미국 정부와 미사일 지침 개정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의 탄도미사일은 2014년 개정된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 사거리 800㎞, 탄두 중량 500㎏으로 개발이 제한된 바 있습니다. 이 협의를 개정하여 미사일의 탄두 중량을 무제한으로 늘이겠다는 것입니다. 탄두 중량 제한이 풀리면 사거리 800㎞ 미사일에 1~2t 이상의 탄두를 실어 지하 깊숙이 숨어 있는 북한군의 지휘부나 전략 시설 등을 파괴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북한에서 외교관으로 일할 때 황주 군용비행장을 가 본적이 있는데 1개 비행사단이 다 땅굴 안에 있었습니다. 만일 북한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그런 지하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수단으로 탄두중량이 1t 내지 2t 이 되는 탄도미사일과 정확도가 뛰어난 순항미사일 그리고 전투기 투하 정밀폭탄인 '벙커 버스터' 등을 사용하겠다는 것입니다. 현대전은 워낙 무기가 정밀하고 위력이 커 모든 게 파괴될 것입니다. 전쟁을 입에 달고 사는 북한 지도부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깊은 연구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박성우: 북한이 무력도발을 할 경우 그 후과는 불 보듯 뻔하다는 점 알 수 있겠죠. 문재인 대통령이 요즘 강조하는 게 '평화'인데요. 한반도 평화는 대화를 통한 비핵화로 완성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이 시간 마칩니다. 지금까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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