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훈련 때마다 반복되는 북 군사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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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한미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 시작됐습니다.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소식도 살펴봅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수석연구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을지 국무회의'를 주재했는데요. 여기서 북한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위원님, 소개를 좀 해 주시고요. 그 의미도 분석을 해 주시죠.

고영환: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을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이 자리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 증대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확고한 안보의식과 강력한 군사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매년 을지연습의 본질을 왜곡하고 비난하면서 군사적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며 "북한의 적대적 태도와 도발 위협이 지속되는 한 우리는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갖춰야 하고 을지연습은 국민 안위와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대비태세를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은 수나라의 대군을 물리친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에서 훈련의 첫마디를 딴 것이고, 뒤에 붙은 프리덤가디언은 '평화의 수호자'라는 뜻입니다. 이 훈련은 북한이 남한을 침략할 경우에 대비하여 진행되는 연례적 방어 훈련이며 한미연합 훈련입니다. 지난 17일 시작하여 28일에 끝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은 을지훈련이 북한을 침공하기 위한 훈련이 아니고 한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국가의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훈련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북한에 있을 때 한미 군사훈련이 진행되면 북한을 한국과 미국이 침략을 할 것이라고 항상 믿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와서 생활하면서 한국 국민 그 어느 누구도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오히려 북한이 지난 1950년도처럼 한국을 침략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음을 알고 많이 놀랐습니다. 한국은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며 5천년 민족사에서 처음으로 배불리 먹고 해외여행을 하면서 살고 있는데 무엇 하러 결과가 참혹할 전쟁을 하겠습니까? 저는 북한이 한미 방어훈련을 빌미 삼아 북한 전체를 긴장으로 몰아가는 그런 식상한 일을 중지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그런데 북한 지도부는 올해도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과 관련해서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매년 되풀이되는 일이죠. 무한 반복되는 북한 지도부의 이런 행태에 대해서 위원님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은 지난 12일부터 외무성과 국방위원회 등 국가 기관들을 동원하여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맹렬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노동신문 5면의 대부분을 채운 5개의 기사를 동원해 '도발'과 '위협'의 장본인이 북한이 아닌 남한 당국이라고 책임을 미뤘습니다.

북한이 최근 지속적으로 거친 표현을 동원해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 당국을 향한 비방•중상을 일삼고 있지만, 이렇게 대대적으로 한국 대통령을 비난한 것은 드문 일이다. 신문은 "박근혜가 8.15 경축사에서 '숙청강행'이니 '주민불안'이니 한 것은 터무니없는 망발"이라면서 "우리의 존엄과 체제를 함부로 건드리며 불순한 야망을 드러내는 자들을 추호도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신문은 을지연습에 대해서도 '공화국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전형적인 공격연습'이라는 기존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을 '극악한 호전광' 등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표현들을 동원하며 비방하였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합동 군사훈련을 할 때마다 북한군에게 통지문을 보내 한미훈련이 공격훈련인지 방어훈련인지 와서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라고 북한군 지휘부를 초청하지만, 북한은 이를 한 번도 접수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을지훈련을 직접 와서 참관하라는 성의 있는 제안은 무시하면서 이 훈련이 북한을 침략하기 위한 공격훈련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커다란 모순입니다.

특히 지뢰도발 사건이나 북한군의 대규모 훈련 같은 것은 북한이 먼저 저질러 놓고는 이를 한국에 뒤집어씌우는 것은 현 남북한 사이의 긴장에 대한 책임을 한국에게 전가하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호전적이고 호시탐탐 남한을 무력으로 침공하려 한다는 것은 북한 주민 모두가, 그리고 세계가 아는 사실인데, 이렇게 북한 지도부가 사실을 호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언어도단이며 적반하장입니다.

박성우: 다른 소식도 좀 살펴보죠.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의 시점과 관련해서 지난 7월에 했던 발언이 뒤늦게 보도됐는데요. 그 의미를 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위원님, 정확하게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그리고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고영환: 최근 한국의 한 일간지가 지난 7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 집중 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내년에도 통일이 올 수 있다"고 발언하였다고 보도하였습니다. 바로 그날 회의에 저도 참석을 하였고 대통령의 말씀을 몇 미터 앞에서 제 귀로 직접 들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분명하게 그렇게 발언하지 않았고 "통일은 언제든지 올 수 있다"면서 "여러분이 준비를 잘 하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이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을 저는 '통일은 언제라고 찾아 올 수 있으니 잘 준비를 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사실 동서독의 통일 당시 독일 통일을 예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통일 당시 서독 총리였던 헬무트 콜도 "통일이 갑자기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발언한 적이 있습니다. 통일 준비를 잘하여야 하며, 남북한 모든 주민이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통일, 평화적인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대통령이 재차 밝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마지막으로 이 뉴스의 의미도 짚어볼 필요가 있죠.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여한다고 청와대가 20일 발표했습니다. 북한 지도부도 눈여겨 봤을 듯 한데요. 위원님,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고영환: 청와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의 초청으로 오는 9월 3일 중국에서 진행되는 반일전승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하여 9월 2일부터 4일까지 중국을 방문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방중 기간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현재까지 시 주석과 다섯 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이번에 한중 정상회담이 다시 개최된다면 지난 2년 반 동안 여섯 번의 정상회담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9월 4일 상해에서 열리는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청와대가 밝혔습니다.

반면 북한의 김정은이 이번 중국의 반일전승기념행사에 참가할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9월 3일 중국 전승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김정은이 수개월째 북한 주재 중국대사를 만나지 않고 있고,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참가했던 이수용 외무상이 중국 왕이 외교부장도 만나지 않는 등 북중관계가 냉랭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까지 다섯 차례나 시 주석을 만났는데 김정은은 아직 한번도 시진핑 주석을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을 매우 주의 깊게 관찰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그 이유는 박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나 북핵 폐기 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지도부로서는 한중관계 밀접화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북한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박성우: 그렇습니다. 게다가 요즘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일들, 특히 북한의 DMZ 지뢰 도발에 이은 포격 도발 같은 일들이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언급되겠죠. 그래서 북한 지도부도 회담 결과를 주시할 텐데요. 그 결과에 대해서는 기회가 되면 이 시간에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위원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