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수뇌부, 북 협박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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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진행 중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올해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은 눈에 띄는 점이 많은데요. 부원장님께서는 뭘 가장 주목하셨나요?

고영환: 매년 한국에서 한미 연합군이 북한의 있을 수 있는 남한 공격에 대처하기 위한 연례적인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하는데요. 이것이 지난 8월 21일 시작됐습니다. '을지'는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워 이긴 을지문덕 장군을 의미하는 단어이고, '프리덤'은 자유, '가디언'은 수호자라는 뜻입니다. 을지훈련이 자유를 지키며 침략에 맞서 싸우는 훈련이라는 의미인 것이죠. 이 훈련은 이달 31일까지 진행됩니다.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훈련 첫날인 8월 21일 한국을 동시에 방문한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존 하이튼 전략군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 등 미 군부의 핵심 세 인물이 서울의 한미연합사령부 지하갱도와 오산 미공군기지 등에서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참관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훈련을 통해 대북 군사 옵션이 진짜로 존재한다는 인상을 남기려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군대의 핵심적인 사령관들이 이렇게 이례적으로 한국에 함께 와 훈련 모습을 지켜보았다는 데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북한의 거듭되는 위협과 협박을 미국이 얼마나 신중하게 보고 있는지를 알게 하는 의미가 있고요. 둘째는 올해 들어 지속되고 있는 김정은의 각종 도발과 협박을 미국이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박성우: 미군 수뇌부 3명은 기자회견도 가졌는데요. 발언 내용을 좀 소개해주시고요. 어떻게 해석하셨는지도 설명해주세요.

고영환: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에 맞추어 한국을 방문한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 등 미군부의 핵심 사령관들이 지난 8월 22일 경기도 평택의 미군 기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회견에서 미군 사령관들은 강력한 대북 군사력을 강조하면서 "김정은이 옳은 선택을 하기 바란다"고 경고했습니다.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김정은이 야기한 도전 과제 해결을 위해 외교가 중요한 출발점"이라면서도 "외교는 강력한 군사적 노력에 의해 뒷받침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계속하여 "외교력은 한미 동맹으로 대변되는 신뢰할 만한 군사력에 의해 뒷받침될 때 좀 더 효과적이고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 미군 사령관은 북한이 을지훈련에 반발하는 상황에서 훈련을 톤다운, 즉 규모를 적게 해서 할 때가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훈련을 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생길 때까진 계속해서 훈련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럴 만한 이유는 아직 보이진 않는다"며 "이걸 두고 북한이 시끄럽게 하겠지만 그거야 일상적인 것이고 우리를 멈추게 하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미군 주요 사령관들의 한국 방문과 을지훈련 참관, 그리고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지켜보면서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고 도발 수위를 올리는 경우 미군이 벼락같이 북한 지도부, 특히 김정은을 타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북한이 새로운 핵실험을 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또 발사하거나, 핵무기가 미사일에 탑재되는 것이 확실시 되는 경우, 미군은 핵시설과 미사일 시설들만 골라 외과수술식 공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확실한 것은 미군이 겨냥하는 것이 북한이나 북한 주민이 아니고 김정은과 북한군 최고지도부, 북한의 핵과 미사일들이라는 점입니다. 김정은이 정세를 오판하고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을 미국으로 발사하려는 순간 북한 지도부는 수 시간 내에 격멸될 수도 있습니다. 미군 사령관들이 밝힌 것처럼 김정은이 옳은 선택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박성우: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관련한 미국 분위기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예방타격'이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은 지난 번에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젠 '예방전쟁'이라는 개념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고영환: 북한의 거듭되는 미국에 대한 위협에 맞서 미국, 특히 정부 관계자들과 언론들에서는 북한에 대한 '예방타격'을 넘어 '예방전쟁'을 하여야 한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워싱턴의 이런 분위기를 전하면 지난 8월 20일 "백악관에서 북한을 겨냥한 예방전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는 미국이 북핵 문제를 전쟁보다는 '외교적 해법'을 통하여 해결하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는 '예방타격' 혹은 '예방전쟁'을 예상해야 하고, 이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허버트 맥마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8월 5일 미 방송 기자회견에서 "예방전쟁을 위한 모든 옵션을 제공해야만 한다"며 예방전쟁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한 바 있습니다. 선제타격이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공격 징후를 보이는 경우 이를 선제적으로 타격하는 것입니다. 반면, 예방타격은 미국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공격징후가 농후해지면 외과적 수술방법으로 미사일 발사대나 미사일 기지들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것입니다. 예방전쟁은 말 그대로 미군의 육해공군력을 총동원하여 전면전을 벌이는 것입니다. 이라크나 유고슬라비아 등이 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여 예방전쟁은 예방타격보다 규모가 훨씬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군사적 공격 개념입니다. 북한에 대한 예방전쟁이 미국에서 거론되는 것은 예방타격만으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완전 무력화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다수의 핵과 미사일 기지들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시설들은 지하에 은폐되어 있습니다. 예방타격으로 이런 기지들을 백퍼센트 없애 버리는게 당초에 힘드니 예방전쟁을 통하여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 등을 파괴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 지도부는 국제사회, 특히 미국에서 북한의 위협과 도발을 얼마나 심각하게 대하고 있는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박성우: 반면에 미국에서는 평양의 "자제력"을 인정한다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이건 어떻게 해석하셨습니까?

고영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2일 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가 만장일치로 채택된 이래 북한 측의 미사일 발사나 도발적 행동이 없었다는 점을 미국이 주목하고 인정하고 싶다"면서 "평양 정권이 우리가 과거에 보지 못했던 정도의 자제력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당국자들의 이러한 발언 때문에 미국이 평양의 "자제력"을 인정한다는 말들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북한은 지난 7월 말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을 발사한 이후 추가적인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이러한 태도 변화를 일단은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을 일단 협상장으로 불러내는 방법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하나의 현실적 대안이라는 판단을 미 행정부가 하고 있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을 가지고 미국을 더 자극할 것인지 여부입니다.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는 경우 미북 대화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더 큰 도발을 하는 경우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미국이 '예방타격'까지도 불사할 수 있다는 명백한 사실에 북한 지도부가 깊은 주의를 돌리면 좋겠습니다.

박성우: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외교적 수단을 통해 해결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지만, 북한이 핵무력 고도화를 계속 추진한다면 군사적 수단도 동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말로 다시 한 번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