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북한 인권 결의안이 7년 연속 유엔에서 채택됐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실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지냈습니다.
박성우: 대북 인권 결의안이 유엔에서 역대 최고 지지율로 채택됐지요?
고영환: 그렇습니다. 지난 21일 뉴욕에서 유엔총회 제3위원회, 그러니까 인권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가 열렸고, 북한 인민의 인권을 향상시키라는 대북 인권 결의안을 찬성 112표, 반대 16표의 압도적인 차이로 통과시켰습니다. 회의에 참가한 절대 다수의 나라가 찬성표를 던진 것이고요. 반대한 나라는 인권 문제 때문에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중국, 미얀마, 이란 등입니다. 유엔은 지난 2005년부터 매년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인권 문제에서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시위, 표현, 결사의 자유 등인데요. 이런 게 북한에서는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고, 이런 현실을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유엔총회의 결의안이 보여준 거지요.
박성우: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 이렇게 지속적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게 북한의 인권 향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고영환: 일부에서 어떤 사람들은 '외부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결국엔 향상되지 않는다'거나, 또는 '인권문제를 거론하면 남북관계가 어려워진다'는 의견을 제기하는데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북한) 외교부에 있을 때 보니까요. 인권 상황을 보기 위해서 유럽의회 의원들이 들어온다고 하면 북한이 반응을 보입니다. 일시적이나마 일부 교화소를 보여줘야 하니까, 교화소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 조건과 식사 조건을 좀 개선하고, 청소도 좀 하고, 보수도 좀 하고, 이런 조치를 취하거든요. 그러니까 잠시나마 북한 사람들의 인권이 조금 나아지는 거지요. 가장 중요한 건 '북한 사람들이 헐벗고 굶주리고 인권 없이 산다'는 걸 세계 사람들이 무관심하게 대하지 않고 계속 주시하고 있다는 게 북한에 알려지면서, 북한 사람들이 희망을 갖게 된다는 점이라고 봅니다.
박성우: 이번 주에는 북한과 관련해서 눈에 띄는 소식이 많습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서 북한과 관련한 다양한 발언을 했는데요. '남한 정부의 노력에 북한이 화답했으면 좋겠다'는 내용도 있고요. '대포를 쏘는 사람들에게 쌀을 퍼다 줄 순 없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실장님, 이런 발언의 맥락을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고영환: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서 당과 정부의 지도자들을 연이어 만났습니다. 지난 21일 중국 외교부 장즈쥔(張志軍) 부부장과 비공식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 '한국 정부는 대북 정책의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는 북한이 변할 수 있는 여지를 주려는 것이지, 북한을 압박하거나 흔들려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대포를 쏘고 있는데,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쌀을 퍼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식의 발언도 했습니다. 만약 북한이 연평도 문제 등 지난해 군사 도발에 대해서 한국 사람들이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한다면 쌀도 주고, 비료도 주고, 경공업 원자재도 주고, 물자도 주고,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한국 정부의 기본적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보이고요. 저는 중국처럼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따라해서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성우: 북한에선 요즘 '전쟁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는데요. 왜 그렇습니까?
고영환: 내년 강성대국 선포를 앞두고 북한이 한반도 전쟁 위기설을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하고 있어요. 조선중앙방송이나 노동신문을 보면 '한미 양국이 확장억제수단 운영연습 등 전쟁연습을 하는데, 이건 최신 핵전쟁을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요. 또 한국과 일본이 남파선 구조훈련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일본 군국주의와 남조선이 재침을 노리는 전쟁연습이다' 이런 식으로 여러가지 논리를 동원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북 소식통들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 속에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전쟁이 난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한국과 미국이 확장억제수단 운영연습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북한이 핵 억제력을 가지고 계속 위협하니까, 이에 대한 대응방어 훈련을 한 겁니다. 그리고 일본과의 훈련도 동해에서 양국 간 어선이나 기타 선박이 조난했을 때, 이를 어떻게 구조할 것인지가 핵심 내용입니다. 이걸 가지고 전쟁연습이라고 한다면, 북한은 매일같이 전쟁연습을 하는 셈 아니냐는 생각이 들고요. 이런 말을 퍼트리는 목적은 강성대국이 만약 안 될 경우, 한국과 미국이 방해해서 안 된 거라는 식으로 면피하기 위한 거라고 봅니다.
제가 확실하게 이 방송을 듣고 계신 청취자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건, 한국이 절대로 먼저 전쟁을 일으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5천년 역사 이래 가장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데, 왜 피흘리고 고생하는 전쟁을 하겠습니까. 그건 절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성우: 이번엔 중동으로 한 번 가 보겠습니다. 리비아에서는 독재자 카다피의 차남이 체포됐지요?
고영환: 그렇습니다. 카다피의 둘째 아들이고 후계자로 지정됐던 사이프가 지난 19일 리비아 남부에서 시민 혁명군에 체포됐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건 카다피가 시민군에 체포됐을 때 '돈과 황금을 마음대로 주겠다'며 살려달라고 애원하다 죽은 지 딱 한 달 만인데요. 후계자 사이프는 리비아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났을 때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필요하면 내가 전국을 피바다로 만들겠다'며 결사항전을 외쳤던 인물인데요. 하지만 그도 체포됐을 때 '풀어만 주면 20억 달러를 줄테니 살려달라'며 자신을 체포한 시민군에게 애원했다고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습니다. 아버지도 그렇고, 아들도 그렇고, 수십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돈을 주겠다며 목숨을 애원하는 걸 보면 독재자들은 어느하나 비참하고 너절하게 최후를 마치지 않는 자가 없는 것 같습니다.
박성우: 시리아(수리아)에서는 여전히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지요?
고영환: 그렇습니다. 독재자 알 아사드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리아 시민들의 혁명이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아사드가 시위대를 유혈 탄압하니까, 시민들이 자체로 무장하기 시작했고, '자유시리아군'이라는 군대를 조직했어요. 지난 19일 밤 자유시리아군이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바트당 청사, 그러니까 당중앙위원회 같은 집권당의 청사를 로켓으로 공격해서 불태워버렸어요. 며칠 전에는 자유시리아군이 중부 도시에서 비밀 정보국 요원 4명을 총살하는 사건도 발생했어요. 지금 아랍연맹, 유엔 총회, 그리고 주변국들 모두 아사드 대통령의 하야와 민주화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저는 시리아의 민주화 시위도 리비아에서처럼 승리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시리아 상황은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좀 더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했습니다. 실장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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