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북한의 대외무역이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북한의 대외무역은 조금씩이나마 상승세였는데, 이게 6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부원장님,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고영환: 지난 15일 한국의 코트라, 즉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대외 무역 규모는 총 62억 5200만 달러로 전전년보다 18% 감소했습니다. 북한의 수출입 규모는 2009년 34억 1000만 달러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2014년에는 수출 31억 6000만 달러, 수입 44억 5000만 달러 등 총 76억 1100만 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석탄, 석유 등 대중국 수출 무역 물품의 단가가 하락하고 수출 물량도 줄면서 교역 규모가 쪼그라들었습니다. 세계 경기의 둔화와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최대 무역 상대국은 중국으로 지난해 북한 전체 무역의 91.3%를 차지했습니다. 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은 석탄, 갈탄 등 광물성 고형 원료들이었으며 그 금액은 총10억 8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40.2%를 차지했습니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최대 수입 품목은 원유, 정제유 등 광물유입니다. 북한이 중국에 판 것은 주로 광물이고 중국으로부터 들여 온 물품은 원유류이라는 것이 이번 통계로 여실히 증명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 경제가 말 그대로 중국에 예속되어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수치이기도 합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북한의 무역 규모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연초 핵실험 등으로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 수위를 한층 높였고 중국이 유엔의 대북제재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에 정신을 집중하는 동안 북한의 경제는 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들고 있고 결과적으로 인민생활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박성우: 공식 무역 말고도, 북한은 밀무역도 많이 하죠. 특히 중국과의 밀무역이 활발한데요. 그런데 최근 들어선 중국 당국의 밀무역에 대한 단속이 상당히 강화된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들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데요. 부원장님, 어떻게 보셨습니까?
고영환: 최근 들어 중국이 북한의 밀무역과 비정상적인 무역 활동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달 초 거물급 북한 공작원을 수출입 금지 품목 밀수와 관련해 체포한 중국 공안당국이 지난 3월에도 북한과 무기부품을 밀거래해온 중국 국민 수십 명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이에 연루된 북한 해외공작원들에 대해서도 현재 소환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6일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북소식통은 "지난 3월 초 랴오닝성 대련 소속 해관경찰(세관경찰)이 단동으로 출동해 밀수업자 수십 명을 긴급 체포하고 전격 조사에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체포된 사람들은 압록강과 서해가 합류하는 동강 앞바다에서 북한 제2경제위원회가 주도하는 무기 거래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인 제2경제위원회는 노동당 군수공업부 산하의 군수공장들을 총괄하며 대량파괴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생산한 뒤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를 통해 불법 수출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중국 공안은 수년 전부터 이들을 추적해오다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270호 채택과 동시에 체포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중국 공안은 또한 6월 초 같은 지역에서 북중 간 밀무역상으로 활동하던 북한의 간부급 공작원을 구속하였습니다. 중국 공안부에 따르면 이 공작원은 중국돈 3천만 위안의 현금과 다량의 금괴를 집에 가지고 있었으며 이 돈과 금괴는 현장에서 중국 당국에 압수되었고 단속 후 중국 공안은 이 사실을 주중 북한대사관에 통보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북한에서 금괴를 최종적으로 관리하는 부서는 김정은의 비자금을 다루는 39호실입니다. 결론적으로 중국이 김정은의 비자금까지 직접 단속하는 모양새이고 이는 중국이 마음을 먹고 유엔 안보리 제재에 참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전에는 북중관계는 근본적으로 개선되지는 못할 것이고 북한 무역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관계가 풀리기 전에는 북한 경제와 인민생활이 개선되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박성우: 이래저래 북한 당국으로선 돈줄이 마르는 걸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 공관원들에게 상납금을 독촉하는 일이 잦은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부작용도 많을 듯 한데요. 부원장님, 어찌 보십니까?
고영환: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최근 청와대에 해외 주재 북한 공관원들의 탈북 러시가 본격화될 가능성을 보고한 것으로 지난 15일 알려졌습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정원은 청와대에 "대북 제재 이후 김정은 정권이 통치자금 부족 사태를 피하기 위해 해외에 주재하는 외교관들과 무역기관 종사자들에게 통치자금 상납을 독촉하고 있어 당장 통치자금 부족 사태가 닥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재 지속으로 북한의 해외 공관에서 통치자금 조달을 위한 돈을 마련하는 데 한계 시점이 다가올 것이고 이때부터 처벌, 송환 등 두려움을 느낀 해외 공관원들의 탈북 러시 즉, 대량탈북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체제수호의 기둥인 국가안전보위부가 이달 초 지방의 당과 정부의 고위 간부들을 대상으로 '탈북 방지' 강연회를 열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이 지난 15일 보도했습니다. RFA는 일본 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말을 인용해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의 두 차례 탈북이 이번 강연의 배경"이라며 "앞으로도 체제에 대한 불만과 한국에 대한 동경 때문에 계속 탈북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강연 내용에는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거지와 같이 생활하고 있으며 직업도 없이 고통스럽게 살고 있다는 내용들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지금 한국에는 약 3만명의 탈북자들이 정착하여 살고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한국사회에서 존경 받는 직업인 의사, 동의사, 약사, 중앙과 지방의 공무원, 군 장교,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은행원, 기자, 비정부 기구 대표, 삼성 등 대기업 직원, 교원 등 각이한 부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선전 당국의 이런 행위가 주민들에게 먹힐지 의문시됩니다.
박성우: 유럽에서도 대북제재가 강화되고 있는데요. 최근에 좀 특이한 인물이 체포됐죠?
고영환: 북한 '대외문화연락위원회 특사'란 직함을 가진 유일한 서구라파 사람인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 씨가 스페인(에스파냐) 동부 바르셀로나 근교에서 무기 밀매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 등은 지난 14일 에스파냐 남성인 베노스 씨의 타라고나 자택에서 시민경비대가 개량형 총기 4개와 탄약통 2천 개를 발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반도는 하나'라는 의미의 '조선일'이라는 한글 이름도 갖고 있는 베노스 씨는 1년의 반 정도를 평양에 거주하며 방북 외국 사절단을 유치하거나 대북 투자를 원하는 외국인들과 북한 간 중개인 역할을 하는 친북인물로 알려졌습니다.
박성우: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 씨는 '북한 유일의 외국인 공무원'으로 한국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는데요. 이게 가능한가요? 부원장님, 북한에 계실 때 이런 이야기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고영환: 제가 1980년대 북한에서 외교관을 지낼 때는 외국인이 북한 당과 정부의 사무원으로 일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마 제가 북한을 탈출한 이후에 특별한 경우로 베노스가 대외문화연락위원회의 명예 사무원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친북 외국인사들을 많이 만들어 김씨 일가를 선전하도록 하기 위하여 이런 제도를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우: 예전에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친북 인사들이 꽤 많았는데, 요즘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죠. 이게 다 북한의 경제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 현실과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