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김정은 우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북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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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오늘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북한은 지난 9월 28일 당대표자회 이후 김정은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세습후계구도를 공식화 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오중석: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고영환: 네 안녕하십니까?

오중석: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북한은 대규모 군사행진과 함께 무수단 미사일 등 신무기를 공개하는 등 무력을 과시했습니다. 특히 이날 군사퍼레이드에는 후계자 김정은이 주석단에 올라 김정일위원장과 나란히 군대를 사열했는데요. 북한이 최근 김정은을 자주 등장시키고 우상화하면서 후계작업을 서두르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고영환: 후계 초기사업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2000년대 초 김정일의 3번째 부인 고영희가 생존했을때 당선전선동부하고 인민군 총정치국에서 김정일과 김정일의 셋째 부인 고영희 사이에서 난 맏아들 김정철을 후계자로 옹립하려고 했거든요. 1983년 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로 29세인데요. 그러다가 고영희가 프랑스에서 유방암을 치료받다가 사망했습니다. 그 후에 김정일 위원장이 내가 아직 건강하고 충분히 일할 수 있으니 후계체제를 더 이상 논하지 말라고 지시를 해서 김정철에 대한 후계작업이 중지가 됐습니다. 그러다가 2008년 8월달에 김정일 위원장이 중풍으로 쓰러지고 여기에 당뇨, 신장, 심혈관 질환 등 이런 복합병들이 오면서 급기야 2009년 1월 김정은이 후계자로 선정이 되었거든요. 그때부터 후계체제를 서둘렀고 다 아시다시피 지난 9월 당대표자회를 전후로 해서 김정은(84년생이니까 26세)에게 인민군대장 칭호를 수여하고, 당군사위원회 위원 이렇게 초 강수를 두었습니다. 그 이후에 김일성주석을 빼닮은 사진들을 계속해서 내보내고 10월 10일에는 열병식 주석단에 올려세움으로써 후계체계를 완전히 공식화했습니다. 김정일위원장이 만약 건강하다면 후계를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죠. 그런데 26살난 젊은이를 인민군대장에 임명하고 공식화하고 후계체제를 서두르는 것은 그만큼 김정일 위원장이 건강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한가지 더 말씀을 드리면 북한은 김정일위원장이 후계를 받을때 선전선동의 귀재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나갔는데 지금 김정은 대장이 26살이고 내세울것이 없으니까 이전 30, 40때의 김일성주석의 모습처럼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모습을 머리모양, 화장까지 김일성과 똑같이 만들어가지고 북한 인민들에게 이미지, 그러니까 영상정치를 하는겁니다. 김일성 주석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켜서 후계자를 만들겠다는 식이죠.

오중석: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지난 9일 중국 북경에서 일본의 아사히 테레비젼과 회견을 했지요. 이 자리에서 김정남은 개인적으로 자신은 북한의 3대 세습을 반대한다고 밝혀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엊그제는 또 남한의 한 TV방송이 김정남 측근이라는 사람의 말을 빌려 지난 8월 하순 김정일의 중국방문 때 김정남이 김정일을 찾아가 만나서 천안함 사건 책임문제 등을 이야기 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고영환: 네 그 질문에 답하기 전에 김정일위원장의 자녀관계를 명백히 알려드릴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김정일위원장은 1960년대에 북한에서 영화배우로 많은 이름을 알린 유부녀였던 성혜림과 동거를 시작해서 맏아들 김정남을 낳았구요. 그 이후에 김일성주석의 요구로 김정숙이라는 여자와 정식으로 결혼을 해서 김설송이라는 딸이 나옵니다. 이 이후에 재일동포인 고영희를 만나 동거를 시작해서 첫째아들 김정철, 둘째아들 김정은, 김여정을 낳습니다. 그래서 맏아들은 김정남인 셈이죠. 3대 세습을 한다는건 말도 안되는 얘기이지만 만약 북한이 정말 후계를 필요로 한다면 맏아들인 김정남이 후계를 해야 하는데요. 김정남은 자기 후계구도에서 물러나서 마카오와 베이징을 왔다갔다 하니까 그가 지난 9일 일본의 아사히 테레비젼과 인터뷰를 하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북한의 3대 세습을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선말로 북한이라고 표현 했거든요. 이건 정말 큰 죄를 짓는건데요. 또 3대 세습이라는 말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이렇게 3대로 내려가 봉건왕조처럼 세습은 한다는건데 3대 세습이라는 말 자체가 금기입니다. 더나아가서 3대 세습을 반대한다는 건 정말 놀랍기 그지없는데 아마 화가 많이 나 있는것 같습니다. 14일날 KBS한국방송이 중국내 김정남의 측근이라고 하는 사람의 말을 녹음을 해서 중계방송을 하듯이 방송에 공개를 했는데, 김정남이 지난 8월 김정일 위원장이 장춘을 방문했을때 묶고 있는 호텔을 찾아가서 정은이가 무리하게 화폐개혁을 추진하다가 말아먹고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천안함사건을 일으켰다. 아버지가 계속 이런 식으로 막내동생의 행위를 묵인하다면 나도 제 갈 길을 가겠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 말을 지금 상태에서 100% 신뢰할 수는 없지만 9일 일본의 아사히 테레비젼과 한 인터뷰와 연결시켜보면 어쨌던 확실한 것은 김정남이 굉장히 화가 나있고 김정은에게 후계체제가 넘어가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오중석: 네 잘 알겠습니다. 당 창건기념일인 지난 10일에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서울의 자택에서 갑자기 사망해 충격을 주었습니다. 지난 97년 망명 이후 북한체제 타도와 민주화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해온 탈북자 사회의 지도자이셨습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황 전 비서에 대한 위원님의 감회를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고영환: 황장엽 전 노동당 주체사상 담당비서가 10월 10일 심장마비로 사망을 했는데요. 지금 중국 사람들이 김씨 가족국가라고 얘기하는데 북한에서 한 가족이 3대째 세습을 하는 것에 대해 분노해서 사망했다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요. 황장엽비서는 주체사상을 만든 사람이고 북한주민들이 고난의 행군 때 굶어 죽는 것을 보고 김정일 체제에 환멸을 느끼고 한국에 오신 분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장례식과 안장식에 참석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대통령, 국회의장, 총리, 전직대통령들, 국회의원들, 장관들 다 왔다갔습니다. 북한에서는 화화라고 하고 남한에서는 조화라고 하는데 수백개가 영정주변에 놓여있었고요. 많은 사람들이 왔었습니다. 총리, 장관, 한나라당 원내대표 심지어 야당인 민주당 원내대표, 일반 시민들 수천명이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왔고요. 한국정부가 최고급 훈장인 1급 무궁화 훈장을 수여했고, 그 시신을 북한으로 하면 대성산혁명열사능 하고 비슷한 국립현충원에 국군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매장을 했습니다. 시신이 나가는 길에 경찰차, 경찰오토바이의 호위를 받고, 시민들이 마지막 가는 길에 경의를 표하는 것을 보고 정말 목이 메었습니다. 국가 수반급 대우를 받으며 잘 가셨고요. 그분이 이루고자 했던 북한 민주화의 꿈, 북한이 잘 살고, 잘 먹고 자유가 있는 그런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오중석: 김정은으로의 후계작업을 서두르는 북한의 내부사정이 복잡하고, 후계구도 또한 순탄치 않다는 말씀으로 이해가 됩니다. 지난 10일 타계한 황장엽 선생의 명복을 빌며 오늘 시사진단 한반도 마치겠습니다.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고영환: 네 감사합니다.

청취자 여러분 시사진단 한반도, 다음주 이 시간에 다시 인사 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