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북 월드컵 공짜 중계.. '최빈국' 확인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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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국제축구연맹 2010 월드컵 경기대회’에서 북한이 브라질을 상대로 “잘 싸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 오늘은 좀 가벼운 주제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위원님, 축구 좋아하십니까?


고영환

: 많이 좋아하죠. 요즘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는데요. (웃음)

박성우

: 위원님께서 북한에서 외교관 생활을 하실 때도 축구 경기를 자주 보셨는지요? 북한이 한때 축구를 참 잘했잖아요.


고영환

: 1966년 영국 월드컵을 할 때 제가 ‘평양 외국어 혁명학원’ 2학년이었거든요. 그때 유럽에서 경기를 하니까 항상 새벽에 중계됐어요. 또 그때는 텔레비전이 없었어요. 그래서 학생들 전체가 잠을 자지 않고 운동장에 앉아서 라디오를 듣는데, 이탈리아를 1-0으로 이겼을 때 학생들이 너무 좋아서 거의 뭐… 운동장에서 막 뛰었지요.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박성우

: 알겠습니다. 앞에서 잠시 말씀드렸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컵 경기에서 16일 북한이 브라질에 1-2로 지기는 했습니다만, 한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언론들도 ‘북한이 상당히 잘 싸웠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호의적인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뭐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까?


고영환

: 국제축구연맹, 그러니까 FIFA가 발표하는 국가별 축구 순위가 있습니다. 브라질은 1등이고 북한은 105등이거든요. 예를 들어서, 학교에서 1등인 친구와 105등인 친구가 같이 시험을 쳤는데, 거의 비슷한 성적이 나온 거지요. 브라질의 ‘카카’라는 유명한 선수도 “(공격할) 공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평가했어요. 재미있는 게 또 있습니다. 중국의 유명한 소신(小新)이라는 축구 평론가가 출판물에 글을 냈는데요. 카카의 연봉, 그러니까 1년에 받는 월급이 5천만 유로인데, 골을 넣은 지윤남 선수의 월급이 1년을 다 합쳐도 (북한 돈) 6만 원, 그러니까 약 120달러가 된다고 해요. 카카 선수와 지윤남 선수의 월급 차이가 40만분의 1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선수끼리 붙어서 거의 대등한 경기를 했다는 거지요. 저는 이번에 북한이 다시 1966년의 영광을 재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박성우

: 북한의 조선중앙TV가 한국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녹화 중계한 것도 눈에 띄었는데요. 이건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고영환

: 북한은 다른 나라들끼리의 경기는 중계해도, 남한과 다른 나라의 경기는 잘 중계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례적으로 한국의 경기를 중계했고, ‘박지성 선수가 대단하다’면서 한국 선수들을 평가했어요. 그래서 저도 이걸 굉장히 이례적이고 놀랍다고 생각했는데요. 아마 요즘 정세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천안함 사건 이후에 긴장이 조성되고 있는데, 긴장이 너무 조성되는 건 북한도 바라지 않는 거지요. ‘정치가 막혀 있을 땐 스포츠로, 체육으로 푼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북한이 한국에 ‘미소’를 보낸 게 아닌가, ‘우리도 정말 이렇게 평가할 땐 평가한다’는 식으로… 그러니까 저는 ‘미소 외교’의 일환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박성우

: 북한의 TV 방송이 월드컵 경기를 중계했는데, 이게 이른바 ‘해적 방송’이라는 논란이 있었지요?


고영환

: 원래는 국제축구연맹 FIFA가 월드컵을 할 때 중계권을 판매합니다. 각국의 텔레비전들이 중계권을 사서 국내에 중계하거든요. 하지만 북한은 그런 걸 하지 않아서 ‘해적방송’, 그러니까 공짜로 본다는 말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아시아 축구연맹이 ‘아니다, 무료로 허용하기로 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래서 해적방송은 아닌 걸로 판명됐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들까지도 중계권을 사서 자기 나라에 중계를 한다는 겁니다. 결국은 북한이 가장 가난한 나라들 중 하나라는 거지요. 그래서 씁쓸한 생각은 남아 있습니다.

박성우

: 이번엔 주제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북한이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다시 지정됐다는 뉴스가 이번 주 초에 나왔지요?

고영환

: 미 국무부가 매년 세계 각 나라의 인권 실태에 대해 발표합니다. 올해도 지난 14일 발표했는데요. 북한이 쿠바, 미얀마, 이란, 이런 나라들과 함께 제일 낮은 등급인 3등급을 받았어요. 북한 사람들이 이걸 들으면 ‘무슨 인신매매냐, 북한에는 인신매매가 없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그게 아니고, 북한 정권이 주민들을 제대로 먹여 살리지 못하고 식량난이 심해지니까 많은 사람들이 중국으로 탈북하게 되고, 중국에 있는 탈북자 숫자가 20만이 된다고 하고 어떤 자료에는 50만도 된다고 하는데, 어쨌든 수만명이 중국으로 간 것만은 사실이고, 이 중에는 여성들이 많은데, 그 여성들이 중국 사람들에게 팔린다는 겁니다. 그뿐 아니라 매춘이라고 해서 성을 파는, 성의 노리개가 되서 많은 비난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중국 공안이 이들을 잡아요. 피해자를 도와준다고 그러면서 중국 공안이 이들을 국경을 통해 북한에 넘기는데, 북한의 국가보위부나 인민보안부에서는 넘어온 사람들을 정치범 수용소나 노동 단련대에 보내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은 미 국무부는 북한 정부의 책임을 물은 겁니다. 자료에도 나온 걸 보면, 북한에 아직도 수많은 정치범 수용소가 있고, 거기에 있는 수용자가 15만 내지 20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정치범이 많은 곳은 북한밖에 없지 않느냐는 거지요. 그래서 북한이 3등급이라는 제일 낮은 등급을 받은 거지요.

박성우

: 마지막 질문입니다. 지난 15일은 6.15선언 10주년이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빛바랜 10주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10주년 기념행사를 보도했는데요. 위원님은 이번 6.15선언 10주년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2000년 6월15일 남북의 굉장한 환호 속에 정상회담을 했고, 이제 10년이 지났는데요. 저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말씀드리고싶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경제, 사회, 문화 분야의 교류와 협조는 많이 발전해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정치, 안보, 외교적인 면에서 큰 발전이 없었다는 것이죠. 지금 한반도에서 가장 중요한 게 정치적, 군사적 긴장을 푸는 건데요. 그런데 6.15 선언이 있은 다음에도 북한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한창일 때 ‘연평 해전’을 일으켜서 남과 북에서 희생이 있었고, 2009년에는 ‘대청 해전’을 일으켰습니다. 올해는 또 천안함 사건이 있었지요. 이외에도 금강산에서 남측 관광객이 북한군에게 피살된 사건이 아직 해결이 안 됐고요. 개성공단은 국방위원회가 나와서 검열을 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고 그러지요. 어느 나라의 공단 기업소를 군인들이 와서 검열한다는 건 사실 외국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충격적인 겁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거지요. 6.15선언은 긍정적 측면을 갖고 있었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고요. 긍정적 측면과 관련해서도 북한은 자기네에게 돈이 되는 건 허락했고, 자기네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 건 허락하지 않았다고 저는 이야기 하고싶습니다.

박성우

: 알겠습니다. 국제 축구 경기에서 남과 북이 서로를 응원해 주는 것처럼, 남북관계도 좀 잘 풀렸으면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시사진단 한반도>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뵙겠습니다.


고영환

: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