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북 대화공세 진정성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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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북측이 당국 명의의 회담을 제의했지만, 남측은 ‘진정성’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실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지냈습니다.

박성우: 일반적으로 대화는 좋은 거지요. 그런데 남측은 북측의 대화 제의를 ‘진정성’이 없다면서 평가절하했습니다. 그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고영환: 북한은 지난 12일 남측에 통지문을 보내서 내달 11일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위한 회담을 하자, 그리고 내달 9일에는 개성공단 회담을 개성에서 갖자면서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를 정해서 제안했는데요. 북한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남북대화를 제기했고,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을 발표했고, 노동신문 논평, 전화 통지문을 이용하는 등 정말 파상적인 대화 공세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잠시만 뒤를 돌아보면, 지난해 3월에는 한국 영해에서 천안함을 폭침시켰고, 11월23일에는 한국 영토에 대포를 쏘아댄 게 북한입니다. 한 달 조금 지나서 아무런 일 없었다는 듯이 대화를 제기해오는 양상을 한국 국민들은 아주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거듭되는 대화 제의에 대해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군사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강구하고, 다시는 도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비핵화에서 진정성을 보이는 경우, 남북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금강산에서 북한은 한국 관광객 덕분에 많은 외화를 벌었지요. 그런데 한국 관광객이 해변가에서 몇 미터를 더 걸어 나갔다고 자동총으로 쏴서 사망하게 했고요. 그 이후에도 아무런 사과나 보상도 없이 무조건 관광을 재개하자고 했다가, 이번에도 포를 쏴서 사람들을 죽여놓고 또 대화를 하자고 하는 거지요. 이건 그 의미를 들여다 보면, 군사적 도발로 인해서 북한이 대외적으로 고립됐고, 한국으로부터 일체의 지원과 원조가 끊어져서 다급해진 게 그 첫 번째 원인으로 보이고요. 내년에 선포하겠다는 강성대국 진입이라는 목표도 영향을 미친 걸로 보입니다. 북한이 예전에는 한국으로부터 쌀과 비료, 경공업 원료를 많이 받아갔거든요. 이제 다시 받고 싶다는 거지요. 또 연평도 사건으로 인해서 외국에서 북한을 좋게 보질 않거든요. 남북 간 대화를 트게 되면 중국이나 미국과 대화를 다시 하게 될 것 같고, 또 지원도 다시 받게 될 것 같았던 거지요. 이렇게 복합적인 계산이 있어서 남한을 상대로 이런 대화 제의를 하는 거라고 보는데요. 한국은 북한이 정말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려는 것인지, 군사 도발을 정말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 것인지, 이런 것이 확인되면 대화도 하고 지원도 많이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박성우: 하나 더 여쭤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북핵 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서 논의해왔는데요. 한국 정부가 남북 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다루겠다고 하는 이유는 뭐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까?

고영환: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핵화를 위한 회담은 6자회담에서 하는 게 맞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남북 간 대화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보건대, 남북관계의 개선을 가로막는 3대 장벽이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 연평도 사건,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입니다. 군사적 도발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취하고, 비핵화도 정말로 할 것인지에 대해 진정성을 보이라고 한국은 촉구하고 있는데요. 이 세 가지에 대해서 진정성을 보인다면 대화를 할 수 있고, 비핵화를 위한 진실한 대화가 진행된다면 대화를 크게 벌리고 지원도 크게 하겠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성우: 관련된 질문입니다. 미국의 게이츠 국방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을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거론했습니다. 이 발언은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고영환: 지난 1월9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미국의 게이츠 국방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는데요. 1월19일 워싱턴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호금도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이 회담을 하는데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 회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 회담에 앞서서 미국의 국방장관이 중국을 방문해서 중국의 국방부 장관, 호금도 국가 주석 등과 만나서 회담을 했는데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1일 게이츠 장관은 ‘5년 이내에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건 두 가지 의미를 갖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중국을 겨냥한 건데요.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발휘해서 북한이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해롭게 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라는 의미가 있는 발언으로 보여지고요. 두 번째는 실질적으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박성우: 최근엔 이런 뉴스도 있었습니다.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들이 예전에는 현지에 있는 북한 식당에 자주 갔는데, 요즘은 발길을 뚝 끊었다는 내용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고영환: 캄보디아는 북한 말로 ‘캄보쟈’인데요. 이 나라의 두 번째 도시가 시엠립입니다. 여기에 평양랭면관이라는 식당이 있는데요. 앙코르와트라는 관광지에 가깝기 때문에 이 도시에는 북한 식당이 두 개가 있습니다. 연평도 포격이 있기 전에는 이 랭면관에 정말 수많은 한국 관광객이 가서 식사를 했습니다. 이들의 생각이 뭐냐면, 외국에 가서 밥을 먹을 바에는 차라리 동포들이 하는 식당에 가서 먹어주고, 북한 주민들의 삶이 좀 나아지도록 외화를 벌게 하는 게 좋은 것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연평도 포격을 보면서 한국 사람들이 굉장히 놀랐거든요. ‘아니 어떻게 사민(민간인)에게 포를 쏘느냐’는 거지요. ‘우리가 벌게 해 준 외화를 가지고 우리에게 포탄을 다시 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 겁니다. 그래서 식당에도 가지 않게 된 것이고, 이렇게 되니까 식당은 매출이 떨어지는 거지요. 아무래도 연평도 사건 이후에 한국 사람들의 북한에 대한 전반적인 정서가 많이 나빠졌다고 봐야지요.

박성우: 그렇군요. 한국 사람들 참 정이 많은 사람들인데, 특히 연평도 사건 이후로 북한과 관련된 것에 대해서는 정이 참 많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카타르 도하에서 아시안컵 축구 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북한팀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요?

고영환: 아시안컵 대회가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북한이 지난 12일 아랍추장국연맹과 싸워서 0-0으로 비겼어요. 정대세나 홍영조가 찬 공이 빗나가거나 골대를 맞는 불운을 겪긴 했는데요. 그래도 월드컵 때 보여준 경기와는 좀 다르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너무 수비 위주의 축구를 하고 좀 맥이 없어 보인다는 건데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정대세 선수가 경기 후 기자들에게 ‘한국 선수단, 특히 영국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 선수와 제대로 한 번 붙어 보고싶다’고 이야기 했고, 또 안영학 선수도 한국이 바레인을 2-1로 이긴 걸 축하하면서 한국과 한 번 붙어 보고싶다는 희망을 나타냈습니다. 만일 한국팀이 C조에서 1위, 북한이 D조에서 2위를 하면 8강전에서 한 번 붙겠지요. 저도 축구를 좋아하는데요. 남북한 축구가 꼭 예선을 통과해서 꼭 한 번 제대로 붙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박성우: 북한의 두 번째 상대팀은 이란이지요. 토요일에 경기를 갖습니다. 여기서는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했습니다. 실장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