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김정일 먹는 문제 해결 못해 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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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박성우 기자를 대신해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 그러니까 국정원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오중석: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는지요?


고영환:

네, 감사합니다 잘 보냈습니다.


오중석:

국정원의 원세훈 원장이 지난 2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서 말한 내용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신경질 증세를 보이고 있고, 오래된 친구나 가족에 대한 의존이 늘어나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이건 어떻게 이해하면 되는 겁니까?


고영환:

네 김정일 위원장이 2008년 8월에 쓰러졌습니다. 그 다음에 일어나서 다시 일을 하고 있는데요. 가장 처음으로 한 일이 지난해 1월에 3남 김정은에게 후계자의 자리를 넘겨준 것입니다.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이, 가족과 오랜 친구들이 다시 나타난 것입니다. 공식적인 자리에 거의 얼굴을 내밀지 않았던 누이 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 부장, 그 다음에 매형, 매부라고 하는데요, 장성택 행정부장이 현지지도나 공식 석상에 많이 나타났구요. 여기에 최익규 전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오극렬 전 총참모장 등이 권력의 선두에 다시 나서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 김정일 위원장이 앓고 난 후에 믿을 것은 역시 가족과 오래된 친구 밖에 없다라는 것을 인식한 결과라고 보여지구요. 신경질적인 행동이 많이 늘어난 것은 아무래도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고, 나이도 칠순이 다 되어오고, 또 공화국에서 잘 되는 일도 없고, 아마 그래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국정원 원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안면에 검버섯을 제거하는 등 건강하게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젊어보이고자 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김정일 위원장이 아프고 난 후에 처음으로 북한 텔레비젼에 나타났을 때 아주 수척하고 좀 불편하고 얼굴에 주름살과 검은 버섯이 많이 나타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절대 다수의 북한 주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거든요. 지도자도 역시 인간이고 아플 수도 있고 쓰러질 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북한은 유명한 의사들을 동원해서 검버섯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한 것입니다. 그 목적은 명백한 데요. 건강이 많이 좋아지고 심지어 젊어지게 보이게 해서 인민들로 하여금 오래 살수 있고 오래도록 나라를 잘 지도할 수 있겠다, 그런 인식을 심어주는 데 있다고 봅니다.

오중석: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북한 주민들도 관심을 많이 가지지만, 주변 국가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거든요. 그 이유는 뭐라고 설명할 수 있나요?

고영환:

그 북한 인민들에게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은 최고의 관심사입니다. 그 사람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주변 국가들에게도 역시 최대의 관심이거든요. 그 이유는, 북한이 다른 일반 나라들처럼 법에 의해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라, 한 사람에 의해 움직이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그 한 사람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면 끝장이 날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다가 북한 경제는 파탄 상태이지, 주민들은 굶주리고 있지, 군대는 백만명이 넘지, 이러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미리 앞을 예측하자는 의미가 강하다고 봅니다.


오중석:

국정원 원장이 한 말 중에는 관심을 끌만한 내용이 또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자기 부친의 유훈을 관철하지 못했다고 자탄하는 등 현안 해결에 대한 초조감을 많이 피력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는 겁니다. 이런 분석이 가능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고영환:

지금 북한 주민들의 소원은 굶지 않게만 해주면 좋겠다는 겁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수령님의 유훈을 잘 관철하지 못해 맘이 아프고, 인민들에게 칼국수나 빵 같은 것을 배불리 먹이게 하는게 좋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50년전에 이미 김일성 주석이 그런 약속을 했었습니다. 국민들에게 이밥에 고깃국을 먹이고 비단옷에 기와집에서 살게 해주겠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이런 것은 실현될 가망이 없고, 그러니 지금에 와서 국수라도 배불리 먹게 해주겠다는건데요. 그런데 자신은 아프지, 나이도 들었지, 경제 사정은 전혀 전망이 보이지 않지, 그러니 초초함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중석:

잘 알겠습니다. 이번엔 주제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북한 노동당의 김영일 국제부장이 23일 북경을 방문했습니다. 방중 첫째날에 중국의 호금도(胡錦濤,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만났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 걸로 보십니까?

고영환:

지금 한국 외교부의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23일 중국을 방문해서 우다웨이 한반도 특별대표를 만났구요. 24일에는 미국의 보즈워즈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베이징에 가서 우다웨이 대표를 만났고, 23일에는 김영일 부장이 호금도 주석을 만났습니다. 베이징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형국이거든요. 이런 가운데 김영일 국제부장이 중국을 방문했는데요. 두 말할 것없이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의 관계 발전 문제가 분명히 논의됐을 거구요. 아마 가장 큰 몫을 차지한 건 중국의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 문제를 당적인 차원에서 해결하려고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부 측과의 협상이 잘 안되니까 공산당하고 해서 공산당이 노동당에 지원하는 형식으로 하는 문제, 그리고 물론 지금 가장 큰 현안이 되고 있는 6자회담에 대한 문제도 동시에 논의한 걸로 보여지는데요. 김영일 부장이 방중하기 전에 북한 외무성에서 6자회담 담당인 김계관 부상의 중국 방문이 있었어요. 지난해에 북한이 그런 말을 했었거든요. ‘6자회담은 영원히 사라졌다’ ‘다시는 6자회담에 안나가겠다’ 이렇게 이야기했던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있다는걸 의미하는 것으로 볼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중석:

이번 주에는 북핵 6자회담과 관련한 외교 활동도 눈에 띄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고위급 외교관들이 북경을 찾았고, 또 서울에서도 회동을 가졌습니다. 6자회담의 재개 전망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중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고 북한도 상당히 열성을 보이는 걸 보면, 확신할 순 없지만 상반기 중에 베이징에서 북핵 폐기를 위한 6자회담이 열리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오중석:

잘 알겠습니다. 사실 이번 주엔 한국 선수들이 동계 올림픽에서 너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서, 북한과 관련한 소식들이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위원님께서도 한국 선수들 출전하는 거, 관심있게 보셨지요?

고영환:

네, 지금 밴쿠버에서 진행되는 동계올림픽에 온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25일 현재 한국이 금메달 5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로 종합순위 6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인구 13억 중국도 현재 종합순위 8위이구요. 세계 제2위의 경제 강국인 일본도 종합순위 20위밖에 안되는데, 인구 5천만밖에 안되는 한국이 6위라는 성적을 쟁취하는 걸 보면 ‘우리 민족이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도 또 드는 생각이, 역시 체육도 국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 선수들 체력이 굉장히 좋아졌거든요. 5천, 1만미터 장거리, 5백미터 스피드 스케이트에서도 그렇고요. 북한에서는 이걸 속도 빙상이라고 부르죠. 그 덩치 큰 러시아 선수들, 네덜란드 선수들을 따라 잡는걸 보면 정말 심장이 멎는 듯한 느낌을 받거든요. 안타까운 건 북한은 메달을 하나도 못따고 돌아간다는 소식이 나와서 가슴이 아프고 그런데요. 정말 하루 빨리 통일이 되서 7천만이 동계나 하계 올림픽에 나가길 소망해봅니다.


오중석:

한국의 많은 국민들도 위원님과 똑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위원님,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고영환: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