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백두산 화산 폭발의 가능성을 놓고 남북한 전문가가 모여 앉아서 협의를 가졌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실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고맙습니다.
박성우: 지난 29일 남한과 북한의 전문가들이 남측 지역에서 만나서 백두산의 화산이 분출할 가능성에 대한 협의를 가졌지요?
고영환: 그렇습니다. 남과 북이 지난달 29일 남측의 도라산 남북 출입국 관리소에서 백두산 화산에 대한 전문가 협의를 가졌습니다. 협의가 끝난 다음, 남측 단장인 경북대학교 유인창 지질학과 교수는 기자들에게 ‘남과 북은 백두산 화산 공동 연구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차기 회의를 협의 하에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북측은 백두산 화산 활동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전문가 학술 토론회, 현지 공동 조사를 제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북측 단장인 윤영근 화산연구소 부소장은 일본에서 지진이 있은 후 지하수 관측공에서 물이 약 60cm 정도 출렁거렸다고도 말했습니다. (일본 지진으로) 북한에서도 일정한 반응이 있었다는 거지요. 지난 시기에도 일본과 중국의 지질학자들은 꾸준히 백두산 화산의 폭발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백두산이 안전하다고 밝혔거든요. 그런데 최근 북한이 갑자기 백두산 화산 문제를 토론하자고 제의해 왔고, 그래서 이번 협의가 열린 건데요. 남측 이야기를 들어보면, 북측은 차기 협의회를 4월에 북한 지역에서 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박성우: 우리 청취자들을 위해서 설명을 좀 해 주시죠. 백두산 화산이 실제로 폭발하면, 한반도에는 어떤 일이 생기게 된다고 합니까?
고영환: 지난달 29일 한국의 3대 신문 중 하나인 동아일보에 전문가들의 글이 실렸는데요. 2002년 중국 길림성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고, 그 이후부터 백두산 일대의 지진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는 겁니다. 백두산이 지난 10세기에 대폭발을 일으켰다고 해요. 그때 화산재가 일본까지 날아가서 6cm가 쌓였다고 합니다. 만약 백두산 화산이 다시 터질 경우, 화산재의 양이 한반도를 1m의 두께로 덮을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하거든요. 그리고 이 화산재가 일본을 넘어서 태평양 상공까지 날아갈 거라고 하는데요.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백두산 천지에 담겨 있는 물이 20억 톤이라고 해요. 화산이 폭발하면, 한 시간 후 압록강과 두만강에 대홍수가 날 것이라는 게 컴퓨터 실험 결과입니다. 화산재가 나올 경우, 중국도 피해를 입겠지만, 양강도와 함경북도, 그리고 함경남도는 거의 화산재로 뒤덮인다고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북측은 백두산을 신성한 곳으로 받아들이지요. 이른바 ‘혁명 성지’에서 화산이 폭발할 개연성을 놓고 북측이 공동 연구를 하자고 남측에 제안한 건데요. 이걸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고영환: 백두산 화산에 대해서는 지난 2007년 남과 북이 공동 연구를 하자는 데 합의한 바 있는데요. 2008년 8월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그에 따라서 남북관계가 냉각되고, 지난해에는 북한이 연평도에 방사포를 쏴서 사민(민간인)들이 사망하는 큰 사건이 일어나면서 남북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지요. 그래서 공동 연구를 못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 동북부에서 규모 9의 대지진이 일어나서 일본이 엄청난 피해를 봤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이 자연재해가 얼마나 큰 후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서 아마 우려한 것 같고요. 특히 백두산은 말씀하신 대로 이른바 ‘혁명의 성지’이고, 김정일이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정일봉’이 있는 곳인데요. 이런 백두산에서 대폭발이 일어날 경우, 북한이 입을 정치적, 경제적, 자연적 손실은 대재앙의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 거지요. 북한은 남북 화산 전문가 협의를 긴급히 하자고 할 정도로 긴장하고 있는 걸로 보이고요. 한마디로, 백두산이 북한 체제에서 갖고 있는 거대한 상징성으로 인해서, 만일 백두산이 대폭발을 할 경우, 체제의 정통성까지 위협받을 최악의 사태가 올 수 있지 않겠냐는 판단을 해서, 남한과 공동으로 연구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금 경제 위기에 처해있지 않습니까. 모든 게 힘든 상황인데요. 백두산 화산 폭발 같은 재앙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응할 기술력이나 자금이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남한과 협조를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박성우: 이번 주에도 중동 지역에서 번지는 민주화 열풍을 다시 한 번 짚어 보겠습니다. 시리아(수리아)에서는 시위대가 전직 대통령의 동상을 무너트리고, 초상화를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면서요?
고영환: 지난달 18일부터 수리아의 남부 도시 다라에서 현직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위가 시작됐고, 26일에는 다라에서 북쪽으로 10km 떨어진 타파스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집권 바트당의 시당 청사를 불태우고, 경찰서를 점령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수리아의 현 대통령은 북한과 아주 친했던 하페즈 알 아사드 대통령의 아들이거든요. 하페즈는 2000년 심장마비로 죽었고, 당시 바트당 당수였던 아들이 후계자가 됐고, 40년 넘게 아버지와 아들이 통치하고 있는데요. 수리아는 길거리에 비밀경찰이 10m에 한 명씩 있다고 말할 정도로 비밀경찰이 강한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인민들이 두려움을 떨치고 독재를 반대해서 일어났는데요. 시위대가 수리아 곳곳에서 하페즈 알 아사드 전 대통령과 바샤르 현 대통령의 초상화를 찢고 있고, 동상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시위에 놀란 수리아 대통령은 내각을 총사퇴시켰고요. 비상사태법을 철폐하기도 했습니다. 독재가 있는 곳에서는 혁명이 일어난다는 역사적 진리가 다시 한 번 생각나는 대목이지요.
박성우: 실장님도 북한에 계실 땐 외교관으로 생활하셨는데요. 아마 이 뉴스를 관심 있게 보셨을 것 같습니다. 리비아 정부의 외무장관이 영국으로 망명했다는 소식인데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고영환: 카다피 정권의 외무상이고, 카다피의 오른팔인 무사 쿠사가 지난달 30일 영국으로 망명했다고 영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혔는데요. 무사 쿠사는 정보국장도 지낸 인물이고, 영국 주재 대사도 한 사람이고, (카다피의) 최측근인데요. 이런 사람이 망명한 겁니다. 얼마 전에는 내무상과 법무상이 이미 사퇴했고요. 이제 최측근인 외무상이 망명한 건데요. 아마 카다피 정권의 붕괴가 코앞에 닥친 게 아니냐는 걸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고위 간부들이 정권 붕괴 후 재판이 벌어지면 자기들도 같이 죽을 것 같으니까 빨리 여기서 빠져나와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성우: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 주민에게 돌팔매 당하는 꿈을 꾼다”는 이야기가 있었지요?
고영환: 소 1천 마리를 화물차에 태우고 판문점을 넘어 북한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을 여러 번 만났던 고 정주영 명예 회장의 6번째 아들인 정몽준 국회의원이 3월27일 MBC 방송 인터뷰에서 말했는데요. 아버지가 한 이야기 중 무슨 이야기가 있느냐면, 김정일 위원장이 식사를 하다가 ‘어디를 가나 인민들이 나를 보고 환영하는데, 실제로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잠을 자면 꿈을 꾸는데, 사람들이 자꾸 꿈에서 나한테 돌을 던진다, 어떤 사람이냐면, 첫째는 미국 사람이고, 둘째는 남조선 사람, 그리고 세 번째는 북조선 사람이다’라고 정주영 회장에게 말했다는 겁니다. 이런 걸 보면,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 인민들의 민심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박성우: 돌팔매를 당하지 않으려면 뭘 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했습니다. 실장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