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을 노예화하고 있다”고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추석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뉴욕에서 현지시각으로 23일 “북한 정권은 주민들을 노예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면서 한 말인데요. 위원님,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고영환: ‘인권을 억압하는 전체주의 국가가 몇 개 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나라가 북한이다, 북한은 전체 인민을 노예화하는 정권이다’라고 오바마 대통령이 말했고요. 이어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20개 나라의 모임인 G20 회의가 11월 서울에서 열리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여기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한반도가 가장 역동적인 지역이다, 한쪽은 가장 발전되고, 개방되고, 자유로운 사회이고, 다른 한쪽은 감옥처럼 폐쇄된 사회다’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원래 민주당 정권을 좋아합니다. 공화당 정권은 너무 보수적이라면서 좀 싫어하고, 민주당 정권이 서면 좀 좋아하고, 오바마 정권이 들어섰을 때 기대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북한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있어요. 민주당 정권이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인권이라는 걸 자꾸 간과하거든요. 그래서 북한이 오바마 정권과의 대화도 제대로 하지 못한 데다가,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도 아주 강하게 이야기한 것입니다. 이걸 보면 미국의 북한 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박성우: 북한 정권이 큰 행사를 하나 준비하고 있지요. 28일로 예정된 당 대표자회인데요.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 행사가 ‘독재국가의 분수령’이 될 듯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건 어떻게 해석하면 될까요?
고영환: 파이낸셜 타임스는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신문입니다. 이 신문은 28일 당 대표자회가 가장 비밀스러운 독재국가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기사를 썼는데요. 무슨 내용이냐면, 김정일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기 전까지 약 20여 년 동안 북한이라는 나라를 공동으로 통치하면서 점진적으로 권력을 이어받았는데, 지금은 김정일 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삼기 위한 사업을 1년 반 정도 진행하고 있는데,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죠. 2008년 김정일 위원장이 중풍으로 쓰러진 이후 급하게 후계구도 구축 사업을 하고 있으니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김정은 후계자의 앞날이 아주 가파른 길이 될 거라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앞날을 이렇게 전망합니다. 만약 김정일 위원장이 건강하고 아프기 전처럼 통치할 수 있다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안정적으로 갈 수 있지만, 지금 김정일 위원장이 많이 아프고, 후계체제 구축도 아주 급하게 하고 있고, 게다가 후계자로 낙점한 김정은이 84년생이니까 만으로 치면 26세밖에 안 되고, 지도력도 검증된 게 없고, 그러니 북한이라는 나라의 앞날을 굉장히 불안하게 본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분수령’이라는 건 김정은에게로 후계체제가 제대로 넘어가서 3대 세습으로 가는 독재국가가 될 것인지, 아니면 집단지도 체제로 가서 중국처럼 개혁개방을 하는 발전된 길을 나갈 것인지를 구분하는 아주 중요한 행사가 바로 28일로 예정된 당 대표자회라고 본 것 같습니다.
박성우: 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김정은 후계구도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카터 전 대통령이 온가보(溫家寶,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서 직접 들은 말인데요. 김정은 권력 승계는 ‘서방의 뜬소문’이라고 김정일이 말했다는 겁니다. 이 발언이 나온 시점이 묘한데요. 위원님은 어떻게 받아들이셨습니까?
고영환: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서 북한이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곰즈 씨를 미국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 이후 9월4일부터 10일까지 카터 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온가보 총리가 카터 전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는 겁니다.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는데, 김 위원장은 김정은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말은 서방이 날조한 뜬소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는 내용입니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중국의 현재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총리에게서 들은 말이니까, 이건 지어낸 말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어요.
지금 김정일 위원장이 이런 말을 하는 의도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3대째 세습하는 나라가 없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3대 세습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상황이죠. 후계체제가 구축도 되기 전에 국제사회가 이렇게 강하게 반대에 나서면 후계체제 구축에 난관이 조성될 것 같으니까, 외부적으로는 ‘우린 그런 것 안 한다’라고 심지어 형제 국가라는 중국의 총리에게도 말한 겁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북한에서 들려오는 여러 가지 소식을 보면, 북한은 분명히 김정은에게로의 후계체제 구축 사업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말이 나온 건 북한 지도부가 외부 시선을 굉장히 의식한다는 뜻도 되고, 후계체제를 내부적으로 열심히 만들어서 다 구축된 다음에 외부에 공포하고자 하는 숨은 의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성우: 김정은이 아니라 김경희가 후계자가 될 거라는 추정도 있었는데요. 위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고이케 유리코 전 일본 방위상, 그러니까 국방상과 비슷한 위치인데, 이 사람이 지난 9월16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라는 홍콩 신문에 기고를 했습니다. ‘김경희 부장이 후계자 자리를 직접 노릴 것’이라는 내용의 글입니다. 유리코 전 방위상의 논리는 김정일 위원장이 누이동생에게 ‘내가 아들에게 정권을 넘겨주려고 하는데, 아직 나이가 어리니, 누이동생인 당신이 나서서 후견인 노릇을 좀 해 달라’고 부탁한 걸로 보이는데, 김경희 부장은 그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이 직접 후계자가 되기 위해 나설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니다.
예전에도 이런 소식이 많았거든요. 김경희 부장은 김정일 위원장의 맏아들인 김정남을 (후계자로) 많이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요즘 들어 다시 여러 가지 갈등설도 나오고 있고, 김경희 부장이 직접 나설 거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경희 부장은 나이도 많고, 또 좀 아프다고 해요. 북한에서는 ‘김정일 장군’, 그전에는 ‘김일성 장군’, 이제는 ‘김정은 장군’을 만들려고 하는데, 여자 장군을 만들기는 좀 그렇고 하니까, 저는 개인적으로는 이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박성우: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내각 부총리에 임명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습니다. 김계관 외무성 부상도 제1부상으로 승진했다고 하는데요. 위원님도 북한 외무성에서 일하셨습니다만, 왜 이 시점에 이런 인사 조치가 있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대미 관계를 담당하던 전체 외교라인이 모두 승진한 것인데요. 이건 북한이 대미외교를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주고 있고, 북한이 대미 관계를 어떻게든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성우: 북한 정권이 나름대로 인적 쇄신을 하려는 것처럼 보이긴 합니다만, 밖에서 보는 북한 정권은 여전히 주민들을 못살게 구는 정권이라는 말로 오늘 ‘시사진단 한반도’를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