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김정은 후계 공식화한 노동당대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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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오늘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북한이 9월28일 노동당 대표자회를 개최했습니다. 김정일위원장의 후계자로 3남 김정은이 공식 등장했는데요.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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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8일 열린 당대표자회에 참가한 후계자 김정은이 맨 앞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을 지난 30일 방영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중석: 위원님, 그렇게 덥던 날씨가 갑자기 서늘해졌습니다.

고영환: 네 아주 서늘해졌습니다.

오중석: 북한이 9월 28일 말이 많던 노동당 대표자회를 개최했지요. 33년 만에 연 당대표자회를 하루만에 끝낸 것도 이례적이지만 이번 대표자회를 전후해서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했는데요.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이라든지 당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된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요.

고영환: 9월 28일 새벽 1시 7분에 조선중앙통신이 최고사령관 명령을 통해서 김정은에게 대장 칭호를 수여했고요. 28일날 당일치기로 당대표자회의를 해서 당중앙의원, 당중앙군사의원회 부위원장 이런 직책을 후계자에게 넘겼습니다. 일단 의미를 짚어보면 후계자가 누구라는 것을 명백히 밝힌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김정일 위원장이 1972년도 당조직지도부장에 올라갈 때 그때처럼 당의 요직을 하나 가져야하는데, 조직비서도 되지 못했고 당조직지도부장 같은 자리를 가지지 못했어요. 당중앙위원 군사위원회라는게 이따금씩 회의를 하고 상설적인 조직이 아니거든요. 일단 명예직을 줬지만 후계자를 전세계에 알리는데는 한몫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중석: 이번 김정은으로의 후계 공식화 과정은 전격적이고 급박하게 이루어진다는 감이 없지 않습니다. 외부세계는 이를 김정일의 건강문제와 결부시켜 해석하고 있는데요. 이번 대표자회를 중계하겠다고 사전 예고까지 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이 회의 중계를 전혀 하지 않아 의구심을 더하고 있는데요. 위원님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고영환: 이전에 뒤로 조금 돌아가보면 5차 당대회때는 당대표들이 거의 만명 정도 참가했고요. 그 다음에 1980년 10월에 있었던 6차 당대회는 4.25 회관에서 한 6천명이 참가해서 몇일동안 했고, 텔레비젼에서 다 실황으로 중계를 했고 명절분위기의 큰 축제로서 했는데 이번에는 9월 상순에 한다고 당정치국 결정문이 나왔는데 9월 상순이 다 지나도 못했고, 결국 28일날 그것도 금수산 기념궁전에서 500명 정도 참가한 소규모로 하루에 뚝딱 끝내 버렸어요. 회의 화면도 이틀이나 지난 다음에 녹화방송으로 보여줬는데요. 이것은 아무래도 9월 상순이라고 했다가 28일로 한것도 그렇고 회의를 직접 중계 안한 것도, 참석자들의 규모를 줄인 것을 보면 많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저는 보았습니다.

오중석: 한가지 특이한 것은 이번 인민군 대장 인사에서 김정은에 앞서 여성인 김경희가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았다는 점입니다. 또 장성택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룡해도 이번에 대장이 되었습니다. 김정일이 갑작스럽게 사망할 경우 나이도 어리고 경험이 없는 김정은을 김경희와 장성택 등 측근들이 과연 잘 보좌해서 권력을 자연스럽게 물려주게 될까요?

고영환: 김경희 당부장을 김정은 앞에 논 것은 제가 보기에 두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말씀하신 것처럼 김정은이 아직 나이가 너무 어리고요. 지금 북한에서 선전하는 것은 82년 출생이라고 하는데 그 형 김정철이 81년생이거든요. 그래서 84년생이라는게 거의 정설인데 만으로 하면 26살이니 나이도 어리지 경험도 없지 그러니까 그 자리가 아직 확고하지 못하다는 의미가 하나 있고요. 다른 하나는 김정일 위원장의 유고시 자기 누이동생 김경희 부장이 후견인 역할을 해달라는 그런 의미가 있다고 볼 수가 있는데요. 김경희는 여자로 사실 군복 한번 안 입어 봤는데 대장이 됐고, 김정은이 대장이 됐고 최룡해 같은 사람이 대장이 됐어요. 최룡해는 다 아시다시피 최연희라는 김일성 주석의 전우라고 할수 있는 사람의 자제이고 당일꾼이죠. 사진 나온걸 보니 김정일 바로 뒤에다 세워놨던데 이것을 보면 항일 2세대 유자녀들이 새로운 후계자를 떠 받들라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중석: 당 대표자회에서는 예상대로 김정일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했습니다. 아직은 북한의 최고권력은 김정일에게 집중되어있다고 보여지는데요. 국제사회의 분석대로 김정일이 사망하기 전까지는 권력을 물려주지 않고 최고권좌에 눌러 앉아 끝까지 통치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김정일 위원장이 1966, 67년부터 당중앙회 조직지도부에서 일을 했어요. 그래서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김일성 주석과 같이 공동 통치를 해왔습니다. 그러면서 처음에 김일성 주석한테서 넘겨받은 권력이 당권, 그 다음에 안전보위권, 군권, 외교권 등 차례차례로 이어받았고 그 권력을 다시는 김일성에게 넘겨주지를 않았어요. 그래서 김일성 주석이 말년에는 농업 사령관으로 농사문제나 보고 외국 대통령들 만나는 업무만 하다가 사실 조금 불우하게 말년을 보냈다는 말이 많았거든요. 그러니까 권력의 생리를 너무 잘 알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이니까 만약 이제 아들에 당조직지도부장이나 당조직비서 같은 권력을 넘겨주면 사람들이 거기 많이 가거든요. 여기서 그런 말하지 않습니까. 뜨는 해, 지는 해. 사람들이 뜨는 해에 가서 줄을 서지 지는 해에 가서 줄을 안 서거든요. 이걸 너무 잘 알고 있기때문에 이번에 중요 포스트를 넘겨주지 않았다고 보고 김정일 위원장이 끝까지 권력을 가지고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중석: 잘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북한이 당 대표자회를 개최하고 김정은 후계체제를 공식화 한데 대해서 남한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후계구도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무얼까요.

고영환: 아무래도 북한이라는 특수한 나라, 왕조라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빼놓고 공화국에서 3대째 세습하는 나라는 세계에 역사가 없거든요. 그런데다 핵, 미사일 등 항상 불안불안한 나라라 사람들이 보는데다가 이번에 또 3대째로 27살 난 아들에게 권력을 넘겨주니 다 쳐다보는건데요. 일단 중국의 반응이 아주 재미납니다. 공식적으로는 이건 북한 내부 문제니까 아무것도 논할 것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난리가 났어요. 유치원에서 병정놀이 하냐, 별주기 놀음 하냐 이런 논리도 나오고 있고요. 미국 같은 나라는 코메디(희극)다. 그리고 유럽 같은 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기상천외한 나라라고 애기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민족인데 어떻게 저렇게 틀릴수가 있나 이런 반응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중석: 네, 북한의 3대째 세습을 공식화 하면서 김정은을 세계에 알리기는 했는데요. 그러나 권력 이양 문제는 좀더 두고 봐야겠다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시사진단 한반도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얘기 나눠보았습니다. 고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드리고요 다음주 이 시간에 다시 인사 드리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