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한국엔 전쟁 나길 바라는 사람 없다"

황의돈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1일 1사단을 방문 GOP 철책을 점검하고 있다.
황의돈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1일 1사단을 방문 GOP 철책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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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한국과 미국이 합참의장 협의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고 북한의 국지 도발에 대비하는 계획을 전면 보완하기로 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지냈습니다. 제가 합참의장 회담과 관련해서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박성우: 네, 말씀하십시오.

고영환: 북한 지도부는 11월23일 발생한 연평도 사건이 마치 한국군이 북한 측 영해에 먼저 포를 쏘고 북한군이 이에 대응해서 한국의 연평도를 때린 것처럼 사건을 오도하고 있어요. 한국이 긴장 상태를 격화시킨다고 선동하고 있는데요. 이것은 거짓입니다. 한국 군대는 한국 영토인 연평도에서 북한 방향이 아니라 남쪽으로 통상적인 포 사격을 한 것입니다. 자기 영토에서 군대가 훈련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닙니까? 그런데 이 훈련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북한군 해안포병들이 연평도에 무차별적인 포격을 가했고, 그래서 시민 2명이 사망하고 군인 2명이 사망하고, 우체국과 살림집 등 수십 채가 파괴된 겁니다. 전쟁 상태도 아닌데 북한이 갑작스럽게 포를 쏜 것이고, 이 때문에 한국 국민과 세계 국민이 많이 놀랐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러한 추가적인 도발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지난 8일 미군 합참의장, 그러니까 미군 총참모장인 멀린이 긴급히 서울을 방문해서 한국군 합참의장과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만약 추가적인 도발을 할 경우 북한 포대나 미사일 기지에 한국군이 강력 타격을 하고 미군은 이를 적극 지원하기로 합의한 겁니다. 멀린 의장은 ‘그 어떤 나라라도 공격을 먼저 받으면 자기 영토와 국민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위권을 행사할 권리를 갖고 있고, 한국이 공격받으면 미국은 한국의 동맹국이니 한국을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원인은 북한이 계속 긴장 상태를 격화하면서 전쟁 도발을 일으킬 것처럼 하니까 한국과 미국이 연합해서 대응하는 겁니다. 11월23일 그날은 한국 사람들이 정말 많이 놀랐어요. 한국뿐 아니라 세계 사람들이 다 놀랐고, 전화가 빗발치고 했는데요. 지금은 다 진정됐고요. 시내에 나가보면 크리스마스 전이고 연말 명절 전이다 보니 어딜 가나 사람들은 명절에 대해 말하고, 쇼핑하고, 영화보고 그러지 전쟁을 일으키자고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을 제가 목숨을 걸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박성우: 알겠습니다. 질문을 계속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관련해서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이 외교적인 공조를 재확인했는데요. 특히 중국을 상대로 목소리를 높였지요?

고영환: 그렇죠. 지난 6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이 있었는데요. 특이한 점은 미 국무부의 힐러리 장관이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연평도에서 숨진 사람들을 위해서 묵념의 시간을 가지자고 해서 15초 동안 추모하고 나서 회의를 시작했다는 겁니다. 3국 외무장관들은 북한이 다시 남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경우, 미국과 일본은 한국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고요. 북한이 정전협정과 국제법규를 준수하고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 의무를 다하라고 촉구하는 결의문도 발표했습니다. 또 3국 외무장관들은 중국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현재 북한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거든요. 북한 사람들이 아무리 부인한다고 해도,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송유관을 중국이 잠그면 북한 경제는 멎어버리거든요. 이런 영향력을 분명히 가해서 북한이 이런 군사적 도발을 하지 못하게 하고, 동북아의 긴장이 심화하지 않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라는 겁니다. 그리고 중국이 G2, 그러니까 미국과 맞먹는 큰 나라로 성장했으니, 자기 국력에 걸맞은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오는 14일 미 국무부의 스타인버그 부장관이 북경에 오거든요. 중국의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반도 정세 문제를 깊이 토론할 겁니다. 특히 내년 1월에는 중국의 호금도 주석이 미국을 방문하게 되거든요. 이 방문에서도 미국과 중국은 틀림없이 북한 문제를 논의할 것이고, 그래서 이 방문에도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어요. 아무래도 지금 가장 세계적인 관심사는 연평도 사건, 그러니까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해서도 토의할 것이고, 그래서 아마 중국도 자신의 역할을 좀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그래서 그런가요? 중국이 움직였지요. 중국의 다이빙궈, 그러니까 대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북한을 방문해 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이건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고영환: 대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그러니까 외교 담당 부총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평양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회담했습니다. 중국 측은 대병국 국무위원이 평양에 간다는 점을 서울에도 미리 알렸습니다. 회담이 끝난 다음에 중국의 신화통신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 중요한 인식의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외교 관측통들의 견해를 보면, 대병국 위원이 이번에 북한에 간 건 아무래도 ‘한반도 정세를 더이상 격화시키지 말라’는 중국 지도부의 의견을 김정일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병국 위원은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서울에 먼저 와서 ‘냉정과 자제’를 촉구한 바 있는데요. 내년 1월 워싱턴에서 오바마-호금도 정상회담이 있는데, 중국 지도부가 도발을 지속하는 북한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국제사회의 비난이 강해질 것이고, 미중 관계도 악화할 듯하니까 중국이 움직이는 걸로 분석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박성우: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천안함 폭침 행위를 전범 행위로 규정해서 ICC, 그러니까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요?

고영환: 그렇습니다. ICC는 국제형사재판소의 약자인데요. 이건 네덜란드에 있고요. 주로 전범 행위를 조사해서 국제 재판에 넘기는 일을 하는데, 연평도 사건과 천안함 사건을 묶어서 주모자들을 재판에 회부할 것인지를 살펴보는 예비조사에 이미 착수했어요. 국제형사재판소의 루이스 모레노 수석 검사는 ‘북한이 한국 영토에 포를 쐈다는 건 일종의 전쟁 범죄를 저지른 것과 마찬가지고, 이런 탄원서가 제기돼서 예비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7일 밝혔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인륜에 반하는 전쟁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기소하고, 체포하고, 재판하고, 감옥에 가두는 국제기구입니다. ICC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아직 잡히지는 않고 있는 인물 중에는 수단의 현직 대통령이 있습니다. 다르푸르 지역에서 내전이 발생했을 때, 이 사람이 공권력을 동원해서 민간인을 학살하는 범죄를 저질렀거든요. 국제형사재판소가 이걸 다 조사해서 체포영장을 발부했어요. 그러니까 이 사람은 현재 외국에 다니질 못하고 있어요. 이번 연평도 사건도 김정일 위원장이 했던지, 아니면 김정은 후계자가 했던지 간에, 만약 증명되면 외국에 나가지 못하는 것이고, 또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있는 거잖아요. 전쟁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니까 처벌해야 한다는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굉장한 압박으로 작용할 거라고 믿습니다.

박성우: 김정일이 살아 있는 동안은 심적으로 계속 괴로울 수밖에 없는 일이겠지요.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