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관련해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북한의 핵 실험과 관련해서 국제사회가 대응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설명을 해 주시죠.
고영환: 한국의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촉발된 안보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계속하여 "이번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이전과는 달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 중인 추가 대북제재 조치에 대해 “정말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나온 안보리 제재 조치가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에는 더욱 강도 높은 추가 제재를 결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현재 유엔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미국, 유럽, 중국 등 각국에서는 핵실험을 한 북한을 어떻게 제재해야 하는지에 대해 긴박하게 협의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북 제재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중국은 그동안 누차에 걸쳐 북핵 불용 의지를 공언해 왔다"며 "그런 강력한 의지가 실제 필요한 조치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5번째, 6번째 추가 핵실험도 막을 수 없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도 담보될 수 없다는 점을 중국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북핵 불용 의지를 말로만 하지 말고 실제 행동으로 입증하라는 요구인 셈입니다.
박 대통령은 계속하여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관련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 즉 최상의 친구라고 말했습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가혹한 대북 제재는 김정은 정권을 위태롭게 만들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해친다고 믿는 중국을 향해 박 대통령은 강력한 대북 제재를 해야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확보된다는 정반대 논리를 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드(THAAD) 도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이런 것을 감안해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 나갈 것이다. 오로지 기준은 그것"이라고 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인 ‘사드’ 배치를 언급한 것도 중국에 대한 일종의 압박으로 풀이됩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주한 미군과 한국을 지키려면 사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사드를 구성하는 레이더 등이 북한을 넘어 중국까지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사드 배치를 반대 해왔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할 수 있으니 중국이 역할을 하라는 것이고, 한국도 중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사드를 배치할 수도 있다고 우회적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입니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심각한 제재를 받을 경우 북한은 위기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박성우: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한미동맹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고영환: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는 동맹국인 미국과 협조하여 국가 방위에 한 치의 오차도 없도록 철저한 군사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지난 7일 한미 정상 간 통화를 통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이 실천될 것을 확인했고 최근 B-52 전략 폭격기 전개는 한국 방위를 위한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미 양국은 미국의 전략자산 추가 전개와 확장 억제력을 포함한 연합 방위력 강화를 통해 북한의 도발 의지 자체를 무력화시켜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담화에서 한미동맹을 언급한 것은 북한 지도부가 새로 도발하는 경우 한미의 가공할만한 군사력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단호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바와 같이 북한이 핵실험을 한 날부터 나흘째 되는 날 한국의 상공에는 세상에 현존하는 가장 큰 전략폭격기이며 24 Mt급 수소폭탄 4발, 핵탄두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고 지하 깊숙이 숨어 있는 적의 지휘부를 파괴하는 폭탄인 벙커버스터를 탑재하고 있는 B-52가 나타났습니다.
미 7공군사령관인 테런스 오셔너시 중장은 “미국은 한반도의 안전을 위해 핵우산을 통한 확장 억제능력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앞으로 핵추진 항공모함, 핵추진 잠수함, F-22 스텔스전투기, B-2 스텔스 폭격기 등도 차례로 한반도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만일 북한 지도부가 사태를 오판하고 군사적 도발을 일으킨다면 B-52 폭격기 3대만 가지고도 북한 전체가 파괴될 수 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서 요즘 한국에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일단 박 대통령은 해선 안 될 일이라는 취지로 말했는데요.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 무엇인지 설명을 해 주시죠.
고영환: 북한의 4차 핵실험 발표를 계기로 한국 사회의 일각에서 한국도 핵무장을 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집권당인 새누리당 지도부에서는 핵무장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핵에 맞서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평화의 핵’을 가질 때가 됐다”고 말하면서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북한이 이제 4차 핵실험까지 마친 마당에 북핵 해법을 이대로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할 시점에 오지 않았나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사회 일각의 한국 핵무장화 주장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은 일단은 “한반도에 핵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핵이 없는 세계는 한반도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입장을 국제사회에 강조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일각에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북한이 막무가내로 핵실험을 계속하고 있는데 기술력과 자금을 충분하게 가지고 있는 한국이 핵무장을 하여야 북핵을 저지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박성우: 박 대통령은 대북 확성기 방송의 실효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고영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대국민 담화에서 지난 8일부터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북한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심리전 수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거의 모든 내외부의 정보가 폐쇄되고 통제되는 세상에서 유일한 나라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실제로 외부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대북 심리전은 북한 군인들과 주민들에게 북한 최고지도부와 북한 전역에서, 그리고 한국과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대북 확성기를 통해 알려주는 것입니다. 만일 북한 군인들과 인민들이 김정은이 어떻게 사치호화 생활을 누리며 인민들을 짓누르고 억압 착취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면 김정은으로서는 그보다 더 무서운 일이 없게 될 것입니다. 군사분계선에 나와 있는 북한 군인들이 김정은이 프랑스제 애완견 샴푸를 수입하여 쓰고 한 병에 수천 달라짜리 코냑과 금값보다 더 비싸다고 하는 철갑상어알을 사다 먹고 있다는 사실들을 알게 되면 얼마나 분개하고 좌절하겠습니까?
박성우: 북한도 남한의 심리전에 대응해서 남쪽으로 삐라를 보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이 뉴스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던가요?
고영환: 북한이 지난 6일 핵실험을 하고 김정은의 생일인 지난 8일 한국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군은 지난 12일 밤과 13일 새벽 사이에 대남 삐라를 살포한 데 이어 14일에도 남쪽으로 전단을 날려 보냈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에서 북한 지역에 살포하는 전단은 그 내용이 주로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과 외부소식, 그리고 북한 지도부의 내부 소식을 알리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는데 반해 북한 것은 총정치국이 만들어 보내는데도 불구하고 현 정권을 뒤집어 엎으라는 선동적 내용이 다수였습니다.
한국은 정보와 소식들로 차고 넘치는 사회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정치적 선동을 좋아하지도 않고, 그래서 북한이 보내는 삐라에 짜증을 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 텔레비전이 군사분계선 인근 지역에 떨어진 전단의 내용을 보여주었고 저도 텔레비전을 통하여 전단 내용을 읽어 보았는데, 그 내용이 참으로 졸렬하고 한심한 수준이어서 통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박성우: 새해 벽두부터 북한의 핵실험 때문에 한반도 정국이 얼어붙고 있습니다. 이게 ‘인민 경제를 살려 보겠다’는 북한 정권에게 과연 이로운 일인지 잘 생각해 볼 시점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수고하셨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