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정권을 반드시 변화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지냈습니다.
박성우: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회에서 연설을 했죠. 부원장님께서 가장 눈여겨 본 대목은 무엇이었습니까?
고영환: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특별연설을 통해 정부 대북정책 기조의 근본적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스스로 개혁 개방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접고 김정은 체제의 붕괴까지도 염두에 둔 공세적 대북 압박에 집중하겠다는 내용이 연설의 주를 이루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부터 정부는 북한 정권이 핵 개발로는 생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란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스스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전면중단은 앞으로 우리가 국제사회와 함께 취해나갈 제반 조치의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저와 정부는 북한 정권을 반드시 변화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가장 눈여겨 본 대목은 박근혜 대통령이 핵 개발로 북한이 살아남을 수 없고 핵 개발로 인해 북한은 체제붕괴를 재촉할 뿐이라고 한 부분과 개성공단 전면중단은 한국이 국제사회와 취할 다각적이며 폭넓은 제재조치의 첫 시작이라고 한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정부 출범 이후부터 박근혜 정부는 북한으로부터 그 어떤 도발이 있어도 인내하면서 북한과 신뢰를 쌓으며 대화와 협력을 추구하려 애썼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한국정부의 선의의 손길을 뿌리치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라는 주먹을 내밀었고, 이에 한국정부가 대북정책의 전환을 예고한 셈인데요.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이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를 한국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의 가동을 전면 중단한 배경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설명했는데요. 그 이유는 뭐라고 보면 될까요?
고영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해서는 북한으로의 외화 유입을 차단해야만 한다는 엄중한 상황 인식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을 통해 작년에만 1,320억원이 들어가는 등 지금까지 총 6,160억원의 현금이 달러로 지급됐다"며 "우리가 지급한 달러 대부분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하면서 "우리가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하게 되는 이런 상황을 그대로 지속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은 계속하며 "국제사회가 북한으로의 현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제재 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인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 모든 수단을 취해 나가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북한이 그 동안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연이은 도발을 감행하여도 한국정부는 개성공단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공단을 유지해 온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국제사회와 한국정부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핵·경제 병진 노선을 지속하고 특히 핵실험들을 연이어 진행하자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중대대책을 내놓은 것입니다.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리자면, 북한이 유엔의 결의들을 보란 듯이 위반하고 이를 반대하여 국제사회가 제재를 강화하는데 한반도 핵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이 달러 현금을 북한에 지원하는 것은 논리상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근로자들에게 가지 않고 김정은의 서기실로 들어가 핵과 미사일을 만드는데 쓸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국제사회에 한국도 제 역할을 하고 있으니 이러한 노력에 참여해 달라는 호소를 하는 의미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성우: 개성공단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월급이 북한 노동당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인데요. 진짜 그런지를 놓고 논란이 있지요. 부원장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한국정부는 지난 14일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과 기타 비용은 미국 달러 현금으로 지급되고 있으며, 이는 북한 근로자가 아닌 북한 당국에 전달되고, 궁극적으로 여타 외화와 같은 흐름을 거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중 70%가 당 서기실에 상납되고 있는 것으로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는 계속하여 "북한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우리 기업들이 전달한 미 달러 현금이 아닌 북한 ‘원화’와 생필품 구입을 위한 ‘물표’ 형태로 일부만 주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의 이러한 입장발표에 대해 야당 일각에서는 그런 증거가 있다면 그 증거를 내놓으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개성공단에 있는 한국기업들이 북한 근로자들의 생활비조로 주는 돈은 100% 달러 현금이며, 이 금액은 일년에 자그만치 1억달러에 이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북한 근로자들은 이 달러 뭉치를 본적도 없다는 것입니다. 개성공단에서 북한에 들어가는 돈 1억달러 중 7천만 달러는 김정은 서기실로 들어가 김정은 가족의 사치생활과 김정은의 관심사항들에 쓰여지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김정은의 관심이 현재 핵과 미사일에 가 있는 만큼 이 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3천만 달러 중 일부는 중국에서 식료품과 생활필수품으로 바뀌어 개성 근로자들에게 물자로 공급되고 나머지는 노동당 간부들이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에게는 직접 돈을 주지 않고 그 돈으로 핵무기를 만드는 일은 참으로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남한에선 북한의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조치로 “북 정권을 반드시 변화시키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북한에선 요즘들어 김 부자 신격화를 위한 활동이 부쩍 많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김정일의 생일이 있는 주였기 때문이기도 할 텐데요. 부원장님,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맞습니다. 세계가 북한정권을 변화시키겠다고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는데 북한에서는 최근 김정일 생일을 맞으며 김 부자 우상화 활동을 급격하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기사에서 "위대한 김정일 동지의 걸출한 위인상은 역사에 전무후무한 수많은 호칭들로 더욱 빛나고 있다"며 "위대한 장군님을 칭송한 호칭은 지금까지 공개된 것만도 무려 1천200여 가지에 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말 인류 발전과정에서 이토록 국가 지도자에 대한 신격화, 우상화가 북한처럼 심하게 진행된 예가 없습니다. 2월 16일 저녁에는 사망한 김정일의 생일인 이른바 '광명성절'을 맞아 축포를 쏘았고 경축연회와 경축공연들도 열었습니다. 사망한 사람의 생일에 국가적으로 대규모 행사를 하는 나라도 북한뿐인 것 같습니다.
박성우: 마지막으로 이 소식도 살펴 보죠. 남북한 현재 연락수단은 ‘핸드 마이크’(손 확성기)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죠. 부원장님, 무슨 생각 드시던가요?
고영환: 북한이 판문점 직통전화와 서해지구 군 통신을 차단함에 따라 현재 남북한 간에는 공식적인 연락수단이 모두 단절된 상태입니다. 한국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13일 "현재 남북 연락 수단인 통신채널은 다 끊긴 상태"라며 "공식 연락 수단이라고 한다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에서 핸드마이크(손 소리통)를 들고 이야기하는 방법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군사령부는 북한에 키 리졸브와 을지프리덤가디언 연합연습 일정을 통보할 때 손 소리통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소리통으로 연합연습 일정을 통보하면 북한군이 나와 수첩에 받아 적는다고 합니다. 저는 한편 실소를 금할 수 없었고, 동족끼리 동포끼리 이 정도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서글픔도 들었습니다.
박성우: 요즘 남북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