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폭정 멈출 때까지 단호히 대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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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북한의 폭정이 멈출 때까지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오늘도 통일준비위원회 고영환 외교안보 분과 위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지난 14일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정권을 상대로 다시 한 번 강경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위원님,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고영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4일 해외공관장회의, 즉 해외주재 대사들과의 행사에서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의 길로 나서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탄압하고 기아로 내모는 폭정을 멈출 때까지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며 “한국 정부는 북한이 도발을 하고서도 큰 제재 없이 지나가고 우리와 국제사회의 지원이 오히려 핵과 미사일 개발로 돌아오는 악순환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현재 북한은 주민 생활의 피폐함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정권의 생존만을 위해 핵과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먼저 북한의 도발로 인한 안보 위기에 철저하게 대응해 가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북한 정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보다 차원 높은 국제 공조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강력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서 김정은 정권이 자행하는 정치를 ‘폭정’, 즉 폭압정치라고 규정한 점과 북한정권을 반드시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정권, 정치를 폭압적인 정권, 정치라고 한 것은 우선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후 국제사회, 특히 한국에 대한 위협과 협박이 도를 넘어 아예 정상의 범주를 벗어난 데 대한 단호한 대응이라고 볼 수 있고, 한국정부가 북한의 이러한 위협을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북한정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한 발언은 만일 김정은 정권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군사적 위협을 계속하는 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유례없이 강한 압박과 제재를 가할 것이며 그러한 능력이 한국과 국제사회에 충분히 있다는 점을 밝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성우: 그런데 15일 김정은은 ‘핵탄두 폭발 시험’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건 어떻게 해석하셨습니까?

고영환: 김정은이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 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며 "사전 준비를 빈틈없이 하라"고 지시했다고 중앙통신이 지난 15일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이 5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추가 도발을 사실상 지시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는 발언입니다.

김정은의 이날 발언을 두고 한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일성 생일 혹은 7차 당대회 예정인 5월 초를 전후하여 5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도 김정은이 제재를 하면 할수록 북한은 더 강하게 나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그리고 제재가 쓸모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그리고 7차 당대회에 앞서 김정은의 업적을 인민들에게 보여 주기 위하여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 국제사회는 김정은의 연이은 도발에 분노하면서 국제적 차원의 제재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국제사회의 제재망은 북한이 숨을 쉬지 못할 정도의 강도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런 경우 북한 체제의 존립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핵과 관련해 하나 더 살펴보죠. 요즘 북한에서는 수소폭탄과 관련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내용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고영환: 지난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세계 어느나라도 수소폭탄을 가진 나라와는 전쟁을 하려 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의 '수소폭탄 전쟁 방지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청진시 수남 장마당과 포항 장마당을 중심으로 선전 수준의 '수소폭탄 전쟁 방지설'이 주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는 북한의 막강한 군사력을 강조해 전쟁이 임박했다는 긴장된 정세를 걱정하는 주민의 동요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작한 유언비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당국이 예전부터 국가보위부 산하에 민심을 선동하고 체제 결속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는 일을 전담하는 '입담부서'를 두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계속하여 "지금껏 체제를 비판하거나 당의 정책에 반하는 유언비어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진행됐지만 '수소폭탄 전쟁 방지설'과 같은 유언비어는 출처 조사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당국이 고의적으로 퍼뜨린 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조성해야 체제 유지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적정 수준의 정세 긴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는 당장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소란을 피웠습니다. 이에 전쟁 불안이 도를 넘어 체제에 위협을 가할 수 있을 정도로 커지니 국가보위부가 직접 나서 전쟁이 나지 않는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박성우: 북한이 핵 개발에 매진하는 동안 주민 복지는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가 아닌가 싶은데요. 특히 북한의 열악한 의료 실태를 살펴보는 기사가 남측 언론에 최근 보도됐습니다.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이는데요. 그 원인이 뭐라고 보시는지요?

고영환: 지난 13일 대북 소식통들은 ‘무상 치료제’라는 당국의 선전과는 달리 북한에서는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실제로 병원에 의약품이 없고 의료기구가 부족하여 난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가장 부족한 의료품은 기초적인 의약품에 속하는 각종 항생제, 마취제, 주사기, 링게르(링거), 붕대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대북 소식통은 "페니실린 구하기가 어려워 수술 후 항생제를 투약하지 못해 상처가 악화하는 사례가 많고, 마취제가 턱없이 부족해 마취 없이 수술하는 때도 있다”면서 “이런 고통 때문에 수술은 생존을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인식된다"고 전했습니다.

무상 치료의 천국이라고 하던 북한의 의료 형편이 이처럼 아프리카의 가난한 국가들 수준으로 전락한 것은 북한 당국이 의료, 보건 등 민생에 신경 쓰기 보다는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김씨 일가의 우상화와 사치스러운 생활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북한에서 그나마 고위급으로 대접받는 외교관들도 의료 복지 측면에서는 상황이 좋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가 최근에 간암으로 사망했는데,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한 게 원인으로 보도됐습니다. 위원님도 북한 외교관 출신이신데요. 이 뉴스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던가요?

고영환: 유럽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근무하다 탈북한 사람 중의 한 명이 지난 14일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였던 김춘국이 최근 간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안다"며 "그는 평소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다가 뒤늦게 간암 판정을 받았고 현지에서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의 월급은 700달러 수준"이라며 "이 돈으로는 유럽에서 건강검진은커녕 치료를 받기도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사망한 김춘국 대사는 북한 외무성 유럽 담당 국장을 지냈습니다. 탈북 외교관은 "유럽은 의료보험이 비싸 무보험으로 버티는 북한 외교관이 많다"며 "중병에 걸려도 병원 치료는 엄두를 못 낸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북한 대사관에서 근무했던 한 탈북자는 "러시아 대사관에선 콩나물을 길러 팔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저도 외교관을 지냈지만 1980년대에는 콩나물까지 만들어 팔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대사관에서 콩나물을 길러 팔고 치료비가 없어 현지에서 앓아 죽는다고 하니 이런 비통한 현실에 눈물이 납니다.

박성우: 외교관까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면 북한의 일반 주민은 그 상황이 어떠할지 짐작이 됩니다. 이런데도 북한 정권은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 누가 보더라도 문제시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통일준비위원회 고영환 외교안보분과 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위원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