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에 이미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세워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실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지냈습니다.
박성우: 북한 지도부는 지난 12월에 이미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세워둔 걸로 알려졌는데요. 그런 상태에서 북측은 미국과 2.29 합의를 맺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합의를 일방적으로 깨버렸습니다. 왜 이랬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2월 29일 합의는 북한과 미국이 지난 2월 베이징에서 회담을 가지고 북한은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중단하며, 미국은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24만톤의 영양 지원을 하기로 한 건데요. 그런데 합의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인 지난 3월 16일 북한은 인공위성을 쏜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이미 두 차례나 인공위성을 쏘았다고 하고 있으나 우주궤도를 돌고 있는 그 어떤 북한제 인공위성은 없다고 세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공위성이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이라는 게 증명된 셈이지요. 이번에도 북한이 쏘려는 건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국제사회는 간주하고 있고, 그래서 이를 반대하고 있는 것인데요.
그런데 북한이 왜 2.29 합의를 깼을까.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갖고 있는데요. 이는 우선 북한이 올해 4월 발표할 ‘강성대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끼니 걱정을 하는 강성대국은 세상에 없거든요. 북한 사람들은 끼니 걱정을 하고 땔감 걱정을 할 정도로 힘들게 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강성대국이라고 발표하면 주민들이 조롱할 것이 분명하니, 인공위성이라고 하는 것을 쏘아야 ‘우리나라는 인공위성을 쏘는 강대국이다, 자부심을 가져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죠.
그 다음으로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쏘면서 한편으로는 ‘핵사찰을 받아들일 테니 사찰팀을 보내달라’고 하고 있고, 미사일도 미국이 있는 동쪽이 아니라 남쪽으로 쏘겠다고 했어요. 미국에 일종의 추파를 던지고 있는 겁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에 미사일을 능력을 보여주어 차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속셈으로 보입니다.
박성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생전에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다”는 말을 장남인 김정남이 자주 했던 걸로 보도됐는데요.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고영환: 김정일의 첫 번째 부인 성혜림이 낳은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일본 도쿄신문의 고미 유지 편집위원과 7년 동안 150통의 전자우편을 주고 받았는데요. 이걸 종합해서 중앙M&B라는 출판사가 ‘안녕하세요 김정남입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을 낸 고미 유지 기자는 지난 21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김정남이 자신에게 “김정일이 생전에 군부를 장악하지 못했다고 자주 얘기를 했다, 고모부 장성택도 군부를 통제할 수 없다, 군부는 이미 기득권층이 되어 권력을 틀어쥐고 있다”말했다고 합니다.
김정일의 맏아들 김정남의 말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김정일이 생전에 선군정치를 하면서 공개활동의 대부분을 군대 시찰에 두고 군대에 많은 선물을 하며 공을 들인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신경이 쓰인다는 것이죠. 그런데 김정은도 지금 군부대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이것은 김정은도 군대를 틀어쥐기 위해 군대의 마음을 얻으려 하고 있다는 뜻인데요. 이는 군대가 그만큼 김정은 체제에 가장 위험한 세력이 될 수 있고, 기득권이 약화된다면 쿠데타도 일으킬 수 있는 세력이라는 뜻입니다.
이 책에는 또 한가지 재미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물론 저자가 쓴 내용인데요. 현재 김정남은 중국의 호위를 받고 있고, 중국의 일부 인사는 김정일의 후계자로 김정은보다 김정남을 더 선호하고 있으며, 만약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김정남을 평양에 보내 북한을 통치하게 하려 한다고 한 것입니다. 흥미로운 내용이고, 앞으로 주의해서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지난주에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굉장히 반길만한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조명철 통일교육원 원장이 여당인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4번에 배정됐습니다. 사실상 차기 국회의원이 된다는 말인데요. 실장님, 그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고영환: 조명철 씨는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하고 중국에 유학을 갔다가 한국으로 탈출한 사람이고요. 그의 부친은 북한에서 건설상을 한 사람입니다. 조명철 씨는 한국에 와서 정착을 잘했고요. 지난해에는 통일교육원장에 임명됐습니다. 그런 조명철 씨를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올해 4월 11일 한국에서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의 비례대표 4번에 선정했습니다.
비례대표제는 사회의 어느 계층을 대표하는 사람을 뽑는 것입니다. 여기에 번호가 있는데, 현재 새누리당의 당수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례대표 11번을 배정받았습니다. 대략 20번까지는 당선 안전권이라고 하니 4번인 조명철 씨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고요. 조명철 씨가 비례대표가 된 것은 한국사회가 탈북자들을 인정하고 믿어주고 신임하며 2만3천명이나 되는 탈북자들의 권리를 대표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국회의원은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과는 달리 실제적인 권리를 가진 사람입니다. 장관, 그러니깐 북한의 당 부장이나 상 같은 사람들을 불러놓고 호통칠 수 있는 사람은 국회의원밖에 없다고 할 정도거든요. 탈북자들과 북한 주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굉장히 의미가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성우: 다음주에는 서울에서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립니다. 굉장히 큰 행사인데요. 실장님 간략하게 설명을 해 주시죠. 어떤 행사입니까? 그리고 북측 지도부가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고영환: 3월 26일부터 27일까지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이 회의에서는 핵물질과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한 관리, 방사능 물질에 대한 대책, 핵 테러 방지 등의 문제가 토론됩니다. 이번 서울 회의에는 세계에서 53개국의 대통령과 총리 등 정상급 지도자들이 옵니다. 한민족 역사상 이렇게 많은 국가 및 정부 수반이 한반도에 온 적이 없거든요. 대한민국의 위상이 제고되는 일이고, 더 나가 민족적 경사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 회의를 거칠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반발하는 이유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이 이번 회의에서 토론되고 비판받는 것이 두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2010년 워싱턴에서 열린 제1차 핵정상회의는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하였고, 2011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은 베를린 방문시 김정일 위원장을 서울에 초청한 적도 있습니다. 대규모 국제회의에 국가 수반들이 많이 참가하는 이유는 이런 기회를 이용하여 자기 나라의 국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거든요. 북한의 지도자도 서울에 왔으면 그렇게 관계를 좋게 가지고 싶어하는 미국 대통령도 만나고, 러시아나 일본의 지도자도 다 만날 수 있는 자리인데요. 이런 좋은 기회를 북한은 차버렸고요. 이러니까 국제사회가 북한을 좋은 시각으로 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핵안보정상회의가 시작되는 날은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꼭 2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지요?
고영환: 그렇습니다. 2010년 3월 26일 북한 해군은 한국의 영해에 몰래 잠입을 하여 한국 바다에서 정례적인 순찰 활동을 하고 있던 천안함을 어뢰로 공격해 침몰시켰는데요. 평화 시기에 남의 바다로 몰래 들어와 함정을 공격한 것은 전쟁 선언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때 한국 국민과 정부가 자제하지 않았더라면 한반도에 전쟁이 터질 수도 있었던 대규모의 군사 도발이었습니다. 국제 조사단의 검열 결과 북한이 한 짓이라는 결론이 나오고 북한 어뢰와 파편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은 오늘까지 이 사건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습니다. 정말로 무책임한 행동이지요. 애들도 싸운 다음 누가 사과하고 툭툭 털면 사이가 다시 좋아지잖아요. 그런데 한 국가가 대형 범죄를 저질러 놓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지원을 못 하고 있는 거고요. 여기다 북한은 이번엔 장거리 미사일을 쏘겠다면서 더욱 도전적인 태도로 나오고 있지요. 이렇게 되면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는 더욱 강화되고, 결국은 인민들의 삶이 더 힘들어지게 되거든요. 북한은 이제라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를 깨끗하게 하고, 한국의 지원을 받아들이고, 인민들이 배불리 먹게 하는 정책을 취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 있습니다.
박성우: 도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는 걸 북한 지도부가 깨닫길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했습니다. 실장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