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군 예산 10%라도 인민 위해 써야

북한 군인의 훈련 모습
북한 군인의 훈련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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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북측 지도부가 장거리 로켓 발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실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북한이 준비중인 장거리 로켓의 발사 비용이 모두 합해서 대략 8억5천만 달러인 걸로 조사됐지요?

고영환: 그렇습니다. 북한이 준비 중인 장거리 로켓의 발사 비용이 8억5천만 달러로 추정된다고 최근에 정보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에 의하면 평북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건설에 4억 달러,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3억 달러, 초보적인 위성체 개발에 1억5천만 달러가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정보 당국이 이렇게 밝힐 수 있었던 것은 김정일이 ‘발사체 개발에 2-3억 달러가 들어간다’고 했던 발언과 다른 나라들의 실례들을 종합 분석한 자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8억5천만 달러는 중국산 옥수수 250만 톤을 살 수 있는 액수입니다. 이건 현재 북한 인민에게 돌아가는 배급량을 기준으로 1천9백만 명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또한 국제사회는 북한이 매해 필요로 하는 식량 부족분을 40만 톤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 기준에 의하면, 미사일 한 방 발사에 소요되는 비용은 북한 주민들의 식량 부족분 6년치를 외국에서 살 수 있는 액수이기도 합니다. 이 한 가지 사실만 보더라도 북한 지도부, 특히 김정은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인민들의 의식주가 아니라 핵폭탄과 미사일을 만드는 데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지요.

말씀 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소련이 붕괴한 것은 핵무기와 미사일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수천 개의 핵폭탄과 수만 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은 인민을 배불리 먹이지 못하였기 때문에 스스로 무너진 겁니다. 북한 지도부는 미사일 발사에 인민을 한해 동안 먹일 수 있는 거액의 외화를 낭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인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군대와 군사를 발전시키려는 돈의 십분지 일이라도 경제와 인민생활에 썼으면 좋겠습니다.

박성우: 곡창지대인 황해도에서도 이젠 아사자가 나오고 있다는 소식이 있지요?

고영환: 그렇습니다. 대북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지난 4일 지난해 홍수 피해를 많이 입은 황해남도에서 농사가 잘 안되고 김정일의 사망으로 100일 애도기간에 경제 활동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아사자, 즉 굶어 죽은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단체에 의하면 황해남도당 책임비서가 중앙당에 긴급 식량지원을 요청하고 식량을 구하기 위해 모든 힘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황해남도당의 한 책임일꾼은 해외에 나가있는 무역일꾼들에게 “먹어서 죽지 않을 정도의 식료품이면 아무것이나 다 들여보내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황해남도 뿐 아니라 순천과 함흥 등 지방 도시들의 사정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이렇게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는데 평양에서는 4.15 축전에 7-8백 명의 외국 예술인들을 초청한다면서 수백만 달러를 쓰고 있고,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8억5천만 달러를 쓴다니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데요. 북한은 군대놀이를 하지 말고 인민부터 살리고 먹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북한의 기대수명이 남한의 1985년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었지요?

고영환: 네. 한국사회보건연구원의 황나미 연구위원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남북한 건강수준 격차”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의 평균 기대수명은 남자 65.6세, 여자 72.7세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이 2008년 발표한 인구통계자료를 분석한 토대 위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2008년 당시 남한의 평균 기대수명은 남자 76.5세, 여자 83.3세였습니다. 남북한 수명차이가 10년 이상인 거죠. 다른 말로 말해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보다 평균 10년 이상 더 산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현재 북한 주민의 기대수명이 한국의 1985년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영양 섭취와 보건, 위생 수준이 남한에 비하여 북한이 훨씬 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에서 군대에 나갈 수 있는 초모병의 신장이 142cm라고 밝혔습니다. 총이 질질 끌린다는 소리입니다. 반대로 한국인이 군대에 나갈 때는 키가 최소한 159cm는 되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남자의 키가 158cm이면 군대에 나가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수치들은 현재 남북한 국력의 차이가 말 그대로 하늘과 땅이라는 뜻입니다. 같은 민족으로서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박성우: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이 스위스 유학시절에 적응을 잘하지 못했다는 말이 있더군요?

고영환: 스위스의 ‘르 마탱’이라는 신문은 지난 4월1일자로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이 학교생활을 잘하지 못하였다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신문은 1983년 1월8일생인 김정은은 1990년대에 스위스 베른의 국제학교를 다녔는데, 첫해에 75일을 결석하였고, 두 번째 해에는 1년 365일 동안 105일을 결석했다고 해요. 김정은과 같은 반을 다닌 동창생은 김정은이 오후에만 학교에 나오는 날이 많았고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학교와 동창생들에 따르면 김정은의 성적은 자연과학은 6점 만점에 3.5점을 받았고, 수학, 문화, 사회, 독일어는 겨우 보통 수준을 얻어 합격하는 정도였고, 영어도 낙제를 면하는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다만 음악은 6점 만점에 5점을 맞아 음악에는 다소 소질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북한은 김정은이 ‘공부도 군사도 최고의 성적을 낸 천재’라고 선전하고 있는데요. 중립적인 나라인 스위스의 국제학교가 이런 선전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한 셈입니다. 아무리 감추려고 하여도 진실은 언젠가는 나타나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박성우: 세계은행 차기 총재 후보인 한국계 미국인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이 지난 2일 청와대를 찾았지요?

고영환: 그렇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세계은행의 차기 총재 후보인 미국의 다트머스대학 총장 김용 씨를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총재가 되는 것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을 지켜본 사람이라며 이런 한국과의 인연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이끄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 후보는 사실 탈북자 가족 출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의 부친인 김낙희 씨는 6.25 전쟁시 북한에서 탈출하여 한국으로 피난을 왔고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으로 이민 간 분입니다. 김용 후보자는 1959년 서울에서 출생하였고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가서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그는 2004년 세계보건기구의 에이즈 담당국장을 지냈고 2009년에 미국 명문대인 다트머스대학 총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23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김용 씨를 지명했어요. 총재라고 하지 않고 후보라고 하는 이유는 4월 중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에서 선임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계은행 총재 지명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김 총장을 총재 후보로 낙점한 것이기 때문에 그가 총재로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하고요. 세계은행의 66년 역사상 백인이 아닌 아세아인이 총재가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한국 분인 반기문 씨이고, 이번에 또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김용 씨가 되면서 한국인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큰 위상을 누리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인의 위상이 참으로 높아진 것 같아요. 정말 같은 민족으로써 자부심을 느낍니다.

박성우: 그렇습니다.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세계은행 총재가 되어서 펼치게 될 활약에도 기대를 가져 봅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했습니다. 실장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