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인민보다 애완견을 더 사랑하는 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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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북한의 인권은 ‘암울하다’고 미 국무부가 평가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실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미국의 국무부가 인권 보고서를 냈는데, 올해도 북한의 인권은 최악의 상태인 걸로 나타났지요?

고영환: 그렇습니다. 미 국무부가 지난 8일에 2010년 국가별 인권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미 국무부가 매년 세계 각국의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내는데, 올해도 194개국의 인권 상황을 평가했습니다. 인간이 초보적으로 누려야 할 자유와 권리를 실제로 누리고 있는가를 객관적 지수에 근거해서 평가하는 건데요. 이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의 인권은 194개국 가운데서 최하위권을 차지했고요. 아시아에서 북한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나라는 미얀마(버마)뿐입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이 김정일의 절대 통치하에 놓여 있는 독재국가라는 점을 지적하고, 북한에서는 마음대로 여행을 다니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살고 싶은 곳에서 마음대로 살지도 못하는, 그야말로 인권이 최악인 국가라고 평가했습니다.

박성우: 김정일 위원장의 애완견은 프랑스 의사가 와서 진찰해 주는 걸로 보도됐지요?

고영환: 그렇습니다. 지난 14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는데요. 현재 북한은 세계 각국에 식량을 달라고 이른바 구걸 외교를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의 애완견을 수입하고 치료하는 데 1년에 수십만 달러를 소비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김정일은 중국 황실에서 기르던 개인 시츄를 비롯해서 세계에서 유명한 개를 1년에 수십 마리씩 수입하고 있고, 또 이런 개들을 위한 샴푸와 고급 사료, 약품을 유럽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프랑스 수의사가 들어가서 김정일의 애완견을 검진하고 치료했다는데요. 이 사람이 들어가는 데 쓴 항공비와 특진비가 1만 달러를 넘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2008년의 경우, 김정일이 고급 포도주, 코냑, 벤츠 등을 수입하는 데 1억 달러를 썼다는 자료가 있는데요. 1억 달러면 쌀 20만 톤을 수입할 수 있고, 북한의 전 주민에게 1인당 8kg씩 나눠 줄 수 있는 거액입니다. 인민을 사랑한다는 김정일이 인민보다는 뭘 더 사랑하는지 보여주는 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북한의 빙상호케이 대표팀은 돈이 없어서 세계 선수권 대회에 불참했다는 소식도 있었지요?

고영환: 그렇습니다. 북한이 지난 4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개막한 세계 빙상호케이 경기에 참가하겠다고 말해 놓고, 대회 직전에 외화가 없어서 참가할 수 없게 됐다고 통보했습니다. 북한 남자 호케이 대표단은 원래는 오스트랄리아(호주), 벨지끄(벨기에), 메히꼬(멕시코), 네덜란드, 세르비아와 국제 경기를 하게 돼 있었는데 포기했고요. 여자 대표팀은 체스꼬(체코), 단마르크(덴마크), 프랑스, 영국, 이딸리아(이탈리아)와 국제 경기를 하게 돼 있었습니다. 세계빙상호케이연맹의 아담 스타이스 대변인은 북한이 불참 사실을 대회 개막 직전에 통보해 왔다고 말했어요. ‘이런 건 처음 봤다’면서 무척 당혹스러워했다는데요. 김정일 위원장의 애완견을 치료할 돈은 있어도, 한 국가를 대표하는 대표선수의 여비가 없다는 건 참 슬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북한 당국이 리비아 주재원들에게 ‘귀국 불가’를 지시했다는데요. 왜 이런 지시가 내려진 겁니까?

고영환: 현재 리비아에는 카다피 국가원수의 독재에 반대하는 시민혁명이 벌어지고 있고, 이 시민혁명이 내전 양상을 띠면서, 치안이 보장되지 않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입니다. 세계 각국이 비행기와 배를 보내서 여기에 있는 자국민을 데려가고 있거든요. 한국도 구축함과 특별기를 보내서 한국 근로자와 기술자를 데려왔는데요. 그런데 지금 리비아에는 북한 의사, 간호사, 근로자, 기술자 등 200여 명이 일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북한 의사 2명이 폭격으로 부상당해서 입원한 것까지 보도돼서 세상 사람들이 놀랐는데요. 다른 나라 사람들은 다 철수하는데 북한 사람은 철수하지 않는 이유는, 가장 중요한 것은 리비아 시민혁명의 시작과 전개 과정을 이들이 다 봤기 때문에, 이들이 북한에 돌아가서 자신들이 본 걸 이야기할 경우, 북한 사람들에게 충격을 줄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고요. 두 번째로는 200여 명을 한꺼번에 철수시킬 여비가 없지 않았나 싶고요. 또 중요한 것은 좀 위험하더라도 현지에 남아서 계속 외화벌이를 해야 된다, 조국에 충성의 외화를 보내라는 지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박성우: ‘귀국 불가’ 지시는 외교 통로를 통해서 가지 않았겠습니까. 실장님께서도 북한에 계실 땐 외교관으로 근무하셨는데요. ‘귀국 불가’ 지시를 받은 사람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고영환: 제가 북한 외교관으로 일할 때 아프리카 나라들에서 내전이 일어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다른 나라들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국가들도 자국민을 소개했거든요. 그런데 북한은 아무리 위험해도 현지에 남아서 외화를 벌라는 지시를 그때도 내렸고, 지금도 이건 마찬가지일 텐데요. 이런 지시를 받으면 이런 생각이 들지요. ‘이런 위험한 곳에서 어떻게 일하라는 말이냐, 우리가 아프리카 사람들보다 못하다는 말이냐, 우리는 사람 목숨도 아니냐’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고요. 지금도 아마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중동 이야기 나온 김에 하나 더 여쭤보겠습니다. 이집트에서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그의 아들 두 명이 검찰에 구속됐지요?

고영환: 그렇습니다. 애급(이집트)의 시민혁명으로 이미 권좌에서 쫓겨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그의 후계자였던 둘째 아들 가말, 그리고 시위대에게 총을 쏘라고 직접 지시했던 장남 알라가 지난 10일 애급 경찰에 긴급 체포돼 감옥에 들어가 있는데요. 경찰은 이들이 나라의 재산을 부정축재한 죄, 시위대에 총을 쏴서 애급 인민을 살해한 죄를 수사해서 재판에 넘길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권력은 영원하지 못하다는 점, 그리고 인민을 죽이고 부정축재하고, 호화스러운 생활을 누리던 독재자의 말로가 무엇인지를 명백히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박성우: 아마 무바라크 부자가 구속됐다는 뉴스는 북한 지도부도 관심 있게 봤을 것 같습니다. ‘시사진단 한반도’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했습니다. 실장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