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북 대남 위협은 체제불안 반증

0:00 / 0:00

MC: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북한의 대남 협박이 도를 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실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북한 당국이 입에 담기도 힘든 말로 남한 정부를 비난한 데 이어서 지난 월요일에는 ‘혁명무력의 대남 특별행동을 곧 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왜 이러는 거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북한이 23일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의 통고 형식으로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시작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3월부터 한국 정부와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하여 왔고 그 도수가 거의 ‘언어의 성전’이라고 할 정도인데요. 내일은 저보다 더한 말이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이고, 광기 수준입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그런 말을 전혀 못하겠지요. 시정잡배, 그러니까 아주 한심한 인간도 이런 말들을 하지 않는데, 한 국가가 이렇게 말하는 게 의아스럽고 이해가 안 됩니다.

저는 북한이 왜 이렇게 나오고 있느냐에 대해 생각을 곰곰이 해 보았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부가 흔들리니 주민들의 시선을 밖으로 돌려 주민들을 통제하고 체제를 안정시키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은 이미 10여년전부터 강성대국을 올해 4월15일까지 건설한다고 말해 왔는데, 그 강성대국을 건설하지 못했지요. 북한 지도자도 4월15일 연설에서 차마 ‘강성대국을 건설하였다’고 선포를 못 할 정도였습니다. 탈북자들 말을 들어보면, 북한 주민들은 고난의 행군 때부터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었다고 해요. 강성대국은 못되어도 나라에 개혁과 개방 같은 변화가 있든가, 아니면 커다란 선물, 그러니까 TV나 냉장고 같은 게 차례지지 않겠는가 하는 희망을 가졌다고 해요. 그런데 정작 4월15일에 차례진 것은 지방마다 차이가 있지만 교복과 약간의 당과류, 그리고 수일 분의 식량이 다였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강성대국은 커녕 끼니 걱정을 해야 할 수준인데 무슨 강성대국이냐, 이런 회의와 좌절감이 주민들 속에서 심할 것 같아요.

게다가 북측은 강성대국을 기념하는 일환으로 소위 인공위성을 쏘아서 세계 얼마 안 되는 위성제작 국가라고 선전하려 하였는데 그 미사일이 발사 후 1분여가 지나 공중에서 폭발했지요. 이런 상황에서 4월15일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하였고, 그날 저녁엔 한 시간 동안 축포를 쏘아 올렸습니다. 4월 명절에 수많은 외화가 하늘로 사라진 것이죠. 민심도 술렁이고, 절대 통치자였던 김정일이 사망하고 젊은 지도자가 들어서면서 지도력도 아버지만 못한 것 같고, 우동측 국방위원이 사라지는 등 권력 내부도 좀 흔들리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다급해진 북한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도로 남한을 적으로 만들고 인민들의 분노를 남한으로 향하게 하는, 그래서 체제 안정을 노리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성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는 어떤 단체입니까? 그리고 ‘특이한 수단과 우리식 방법으로 도발근원을 초토화하겠다’고 했는데요. 그 수단과 방법은 뭐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특별작전행동소조는 현재의 북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최고사령부 안에 임시로 만들어 놓은 상무조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무슨 문제가 생기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상무조를 만들거든요. 식량 위기가 생겼을 때 외교부 안에 식량 상무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평화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한국 해군의 경비함을 한국 영해에서 침몰시키고 한국의 영토인 연평도에 포사격을 하는 등 특대형 군사 도발을 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때 한국군은 평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로 전면적인 보복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만일 북한이 ‘초토화’를 한다는 식의 도발을 감행한다면 한국군은 자위적 차원에서 수십 배의 보복을 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 간부들도 전면전에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다시 말해 전자기폭탄에의한 한국의 시설을 마비시키거나 시민들이 다니는 거리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하는 등의 특이한 방법이나 수단을 쓰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런 도발에도 한국 정부가 이미 만반의 대응 준비를 마쳤고, 이런 행동이 벌어지는 순간 반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이번에는 응징의 수준이 아마 북한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이런 도발이 일어날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는 강화될 것이고 도발을 일으킨 사람들은 국제 형사기구나 법정에 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북한은 도발을 하여 체제가 끝장날 수 있는 방안에 신경을 쓰지 말고, 체제를 안정시키는 길은 주민들의 민생 즉 인민들의 의식주 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였으면 합니다.

박성우: 하나 더 여쭤보겠습니다. 북측이 반발하는 이유 중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에 ‘북측도 농지개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한 발언도 포함되던데요. 실장님 보시기에 북한은 농지개혁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는 건가요? 아니면 그냥 이명박 대통령이 한 말이기 때문에 무조건 싫다는 건가요?

고영환: 농지개혁은 북한 당국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을 하는 부분입니다. 북한 지식인들과 간부들 속에서도 이미 20여년전 이상부터 북한이 중국처럼 농지개혁 즉 농사 분야에서 농민들에게 땅을 임대해주든가 나누어 주든가 하면 농업 생산량이 급속히 증가할 것이라는 대책안들이 나왔었습니다. 그 유명한 김환 노동당 비서도 이런 식의 주장을 하였다가 결국은 숙청이 됐지요. 많은 김일성종합대학 교원들과 지식인들이 땅을 나누어 주면, 그러니까 농지개혁을 하면 먹는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하였다가 사라졌습니다. 북한에서는 중국식 개혁 개방, 중국식 농지개혁 등의 단어들이 금기어로 되어 있는 거지요. 그러나 대다수 생각이 있는 북한 사람들과 간부들은 북한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 개혁, 개방, 농지개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북한이 농지개혁을 해서 땅을 나누어 주면 인민들이 배곯지 않고 잘 살 수 있다는 옳은 소리를 한 것이지요. 그런데 북한 지도부가 아파하는 곳을 건드렸으니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발언의 주체가 대통령이기 때문에 강하게 반발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남조선은 나쁜 곳이라는 식의 적대 교육을 많이 시키거든요.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한 것이니 북측 사람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듭니다.

박성우: 북한 남성의 평균 키가 남한 여성보다 작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요?

고영환: 한국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다니엘 쉬베켄디엑이라는 학자가 지난 1996년부터 2002년 사이에 나온 자료들을 조사한 후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에 의하면 현재 북한 남성의 평균 키가 158센티인데 비해 남한 여성의 평균 키는 160.9센티로 한국 여성의 키가 더 크다는 것입니다. 또한 남한 남자 어린이의 평균 키가 북한에 비해 4센티가 컸으며, 여자 어린이의 키는 남한 평균이 북한 평균보다 3센티 이상 컸다고 합니다.

다니엘 교수는 수천년간 단일 민족을 유지하여 온 한국에서 남북간에 키 차이가 나는 것은 유전 때문이 아니라 경제발전의 차이 때문이라는 결과가 나와 흥미롭다고 말했는데요. 이 말은 남한 사람들의 영양수준이 북한 사람들의 영양수준보다 훨씬 높다는 뜻입니다. 아이들이 잘 먹으면 쑥쑥 큰다는 옛날 어른들의 말이 생각나는데요. 북한 지도자들이 반세기 이상 북한 사람들의 키까지 크지 못하게 하였다는 연구결과가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박성우: 북한에 농지개혁이 왜 필요한지는 북한 남성의 키가 왜 남한 여성보다 작은지를 알게 되면 답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했습니다. 실장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