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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북한 정권의 후계자인 김정은의 지도력이 화폐개혁의 실패 등으로 손상된 걸로 보인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실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지냈습니다.
박성우: “최근 화폐개혁의 실패와 주택 건설 계획의 차질 등으로 인해서 김정은의 지도력이 손상된 걸로 보인다”는 평가를 국정원이 내놨지요?
고영환: 지난 22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회의에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말한 내용인데요. 한국에서는 정보 사업을 하는 국정원도 국민이 뽑은 국회에 보고하도록 돼 있습니다. 원 원장은 김정은이 직접 지도한 화폐개혁이 실패했고 2012년 강성대국 선포에 맞춰서 아파트 10만채를 건설하기로 돼 있었는데 지금까지 건설한 것은 5백채밖에 안 되고, 이런 걸로 봐서 김정은의 지도력이 손상을 입었다고 평가했고요. 이 외에도 북한의 경제난이 심해져서 인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고, 또 중근동(중동) 지역의 민주화 시위, 민주화 혁명 소식이 북한에 전해지면서 지도부의 체제 위기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등을 보고했습니다.
박성우: 이런 평가가 나온 배경은 무엇입니까?
고영환: 화폐개혁이 북한의 중산층을 붕괴시켰다는 말을 많이 하거든요. 북한 사람들이 굉장히 불만을 많이 가졌고, 경제는 후퇴했는데, 이것이 김정은의 등장과 함께 이뤄졌으니까 북한 사람들은 김정은을 좋게 볼 수 없는 거지요. 게다가 나이 젊은 사람이 계속 통제를 강화하려 하고, 북한 사회가 공포 분위기에 휩쓸리는 데다가, 최근 들려오는 소식들에 의하면 많은 간부들을 교체한다고 하니까, 북한 사회가 동요하고 있는 거지요. 그러니까 북한 사람들 전체가 김정은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한다는 거지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실시한 화폐개혁이 실패하면서 결국은 김정은이 가장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박성우: 김정은에 대한 주민의 인식이 나빠졌고, 그래서 김정은의 지도력이 손상된 걸로 보인다고 정리할 수 있겠군요.
고영환: 네.
박성우: 알겠습니다. 지난 10일 평양에서 북한과 중국의 고위급 당 간부들이 협의를 가졌습니다.
북한은 이걸 중국과의 “전략대화”라고 표현했는데요. 그런데 정작 중국은 “전략대화”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략대화”는 외교 용어인데요. 실장님, 이게 뭔지부터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북한 노동당의 초청으로 이원조(리위안차오, 李源潮) 중국 공산당 조직지도부장이 지난 10일 평양에서 북한 노동당과의 전략대화를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어요. 모든 것이 비밀스러운 북한에서는 이걸 보도했는데, 개혁개방을 하면서 많은 걸 공개하는 중국은 이 대화가 있은 지 보름이 넘도록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는, 좀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전략대화는 회담 쌍방이 공통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합의하고, 그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대화하는 겁니다. 미•중 전략대화나 미•일 전략대화 같은 게 있지요. 북한과 중국이 전략대화를 했다고 북한은 이야기했는데 중국은 말하지 않고 있으니까 이상한 건데요. 지난 달 하순 김정일이 도문에서 양주를 거쳐서 북경까지 6천 키로미터 거리를 기차로 움직이면서 중국을 방문했지요. 이런 방문 이후에 전략대화가 열렸고, 북한은 이걸 공개했는데요. 그 의도는 아무래도 중•북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는 걸 세계에 일부러 알리려는 것 같고요. 중국이 이걸 공개하지 않는 것은, 개혁 개방을 중국이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데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대화를 했다는 걸 북한이 밝히는) 이런 태도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북한이 굳이 전략대화라고 하는데, 이걸 부정할 필요는 없고, 그래서 입을 다물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성우: 중동 지역에서 독재자들이 비참한 운명을 맞고 있다는 뉴스도 있지요.
고영환: 그렇죠. 중근동(중도) 지역에는 아직도 수리아(시리아)나 리비아 같은 나라에서 여전히 민주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지난 20일 뛰니지(튀니지) 법원이, 시민들에 의해 지난 1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벤 알리 전 대통령에게 35년 징역형을 선고했어요. 그의 처에게도 35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죄목은 국가자금 횡령, 반인민적 죄악 등입니다. 그리고 지난 30년간 애급(이집트)에서 독재를 하다가, 그것도 모자라서 둘째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주려 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이 사람은 지난 2월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났는데, 지금은 지방 도시인 샤름 엘셰이크에 있는 자택에 연금된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독재자의 처지를 보면,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대통령이 그랬고, 중앙아프리카의 보카사 대통령도 그랬고, 모두 비참하게 끝난 거지요.
박성우: 북한 당국이 중국으로부터 폭동 진압 장비를 대량 구입했다는 소식이 있던데요.
고영환: 북한이 최근 요녕성 심양시 등 동북3성 지역에서 시위 진압 부대가 사용할 최루탄을 사들여 갔어요. 최루탄은 눈물을 흘리게 해서 눈을 뜨지 못하게 하는 시위 진압 장비의 전형인데요. 이것과 함께 방패와 철모 같은 걸 대대적으로 수입해 들어간 게 확인됐어요. 북한은 지난해 말 중동 시위가 최고조로 올랐을 때 각 도시군에 폭동진압 전문 특별 기동대를 조직해서 역전, 광장, 시장 같은 환경(세트)을 만들어 놓고 시위진압 훈련을 하고 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이 있었는데요. 이번에 시위 진압 장비를 사들어갔다는 건 북한 민심이 정말 심상치 않고, 당국이 이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문제는 시위가 일어날 것을 두려워해서 시위 진압 장비부터 사들여갈 것이 아니라, 시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중국에서 쌀과 일용품을 사들여가서 주민들에게 먹이면 시위가 안 일어날 거 아닙니까. 더 나아가서 중국처럼 개혁과 개방을 해서 인민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면 왜 이런 시위가 일어나겠습니까. 북한 당국이 생각하는 게 참 의아합니다.
박성우: 이 소식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연임하는 걸로 22일 확정됐지요?
고영환: 그렇습니다. 만장일치로 지난 22일 확정됐는데요. 반기문 사무총장은 한국 외교부 장관을 지낸 사람이고요.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5년 전에 도전했다가, 이번에 연임하게 됐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합의를 거쳐서 192개국 유엔 성원국 대표 전원이 박수로 열렬하게 반 총장의 재임을 축하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북한의 유엔 주재 대표인 신선호 대사와 여타 북한 대표들도 모두 박수를 치면서 축하해 준 건데요. 아마 우리 민족사상 세계에서 가장 큰 국제기구의 대표로 한민족, 북한말로 조선민족이 국제기구의 수장이 됐고, 그래서 아마 북한 대표들도 이런 맥락에서 찬성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남북이 화해하고 하나가 되는 모습을 많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박성우: 유엔 사무총장을 언론은 보통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표현하지요. 전세계의 수많은 현안을 다룬다는 의미인데요. 앞으로는 북한 문제에도 좀 더 깊은 관심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했습니다. 실장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