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북한이 중거리 무수단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북한이 지난 수요일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했는데요. ‘성공’했다는 게 북측의 주장입니다. 제일 중요한 점부터 짚고 넘어가죠. 지난 4월 15일부터 총 6번의 시험 발사를 했는데요. 의도가 뭐라고 보시는지요?
고영환: 북한은 지난 23일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한 '화성-10'은 무수단 미사일의 북한식 이름으로,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화성-10'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이 “지상대 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며 관련 사진 수십장을 공개했습니다. 김정은은 시험발사를 지켜본 뒤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4월 15일부터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의 시험 발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총 다섯발의 중거리 미사일들은 차량 위에서, 발사대 위에서, 발사대를 떠나 조금 올라가다 모두 폭발했습니다. 여섯 번째로 성공을 하였다고 북한이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 2007년도에 총 50기의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없이 실전에 배치했습니다. 단거리 미사일인 노동 미사일들을 성공적으로 발사했으니 중거리 미사일에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총 50기의 중거리 미사일 중 10퍼센트인 다섯 발이 실험사격 중 지상에서 폭발해 버린 것입니다.
북한이 거듭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중거리 미사일들을 발사하고 있는 이유는 김정은이 말한 것처럼 태평양 지역내의 미군들, 특히 괌 섬에 있는 미군 공군기지들을 타격하기 위한 의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괌 섬 미군기지는 주일 미군기지와 함께 유사시 한반도에 미 증원전력을 전개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곳입니다. 한반도에 전쟁이 벌어질 경우 북한군을 격퇴할 미군 병력과 물자의 공급지인 만큼, 북한에게는 눈엣가시인 것입니다.
그러나 청취자분들께서 생각을 해 주실 부분은 미군이 가지고 있는 미사일 숫자는 북한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고 정확도와 신뢰도도 보장이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자체로 발사되면서 폭발할지도 모르는 40여기의 중거리 미사일로 군사 초대강국인 미국의 괌 섬을 타격해버리겠다고 하는 김정은의 호언장담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지 모른다는 오랜 우리 격언을 생각하게 합니다.
박성우: 북한은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의 전문가들도 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찌 보셨는지요?
고영환: 6월 23일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와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미사일 전문가 양청쥔은 무수단 미사일의 동력장치와 제어시스템은 질적인 측면에서 불안정하다며 전날 발사된 두 발의 미사일은 모두 목표물을 명중하지 못했고 예정된 사거리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22일 진행된 두 차례의 시험발사는 모두 실패한 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현재 무수단 미사일의 실패 확률은 매우 높은 편이라며 종합적으로 볼 때 질이 떨어지고, 정밀도가 낮고, 수량도 적다고 요약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현재 보유한 탄도미사일 기술은 1950∼1960년 대 구소련이 보유했던 기술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군사전문가인 쑹중핑 역시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그동안 주로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만 진행해왔다며 중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경험 부족은 무수단 설계 결함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무수단 미사일이 앞서 보여준 발사 단계에서의 실패 확률을 볼 때 이 미사일이 대량 살상무기 운반체로서의 기능을 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일반적으로 핵탄두는 목표물에 정확히 도달하지 않으면 폭발하지 않는다, 그러나 북한의 탄두가 정확한 타이밍에 폭발할 정도로 안정적인지를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군 당국자들도 북한이 "엔진 성능 면에서 기술적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다"면서도 이번 발사를 성공이라고 규정하는 데는 신중했습니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성공이라고 단언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실전 비행능력이 검증돼야 하며 최소 사거리 이상 정상적인 비행궤적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무수단이 정상각도인 45도가 아닌 고각 발사에 따라 중거리 미사일의 최소 사거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400㎞만 날아갔기 때문입니다.
저는 중국 미사일 전문가들의 견해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현재 미사일과 핵탄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미사일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정확한 시간에 핵폭탄이 터지지 않을 수 있고, 이런 경우 대량 핵무기의 보복을 받아 미국이 아니라 바로 북한이 지구상에서 사라질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박성우: 이번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해서 미군이 보유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의 한국 배치 논의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있거든요. 왜 그런지, 설명을 좀 해 주시죠.
고영환: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분야에서 일정 수준의 기술 수준을 보여줌에 따라 한미일 3국의 미사일 방어 공조 움직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한미 양국이 진행 중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즉 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의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은 한국을 직접 겨냥하는 무기는 아닌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러나 유사시 한반도에 미 증원전력을 전개하는 주일 미군기지와 괌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도 지난 17일 연합뉴스와의 단독 회견에서 북한 미사일을 '공동의 위협'으로 규정하고 "한국, 일본, 미국이 무기체계를 통합해야 한다"며 3국 미사일 방어체계 공조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번 무수단 미사일 발사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사드 배치 논의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 논의에 착수한 것도 지난 2월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였습니다. 한국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자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하여 사드를 도입할 가능성이 이전에 비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우: 마지막으로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들을 위해서 설명을 좀 해 주시죠.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쏘는 걸 국제사회는 왜 반대하는 건가요?
고영환: 국제사회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우선 북한이 한국과 미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대해 ‘핵찜질을 하겠다’, ‘불바다를 만들어 버리겠다’, ‘지구상에서 없애버리겠다’ 등의 거친 용어들을 써가며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사일 실험과 동시에 핵실험을 계속 감행하면서 지어 핵전쟁 감행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북한이 인민들의 의식주는 보살필 생각을 하지 않고 계속하여 대량살상무기들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중거리 미사일 한 발을 만들고 발사하는데 드는 돈이 1기당 약 2천만 달러가 든다고 합니다. 4월 15일부터 6발을 쏘았으니 두 달 남짓한 기간에 약 1억 2천만 달러가 하늘에 날아간 셈입니다. 이 돈이면 북한 전체 인민이 72일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쌀을 살 수 있습니다. 인민들의 삶은 외면하고 전쟁놀이만 계속하고 핵실험에 장거리 미사일을 만들어 대고 있으니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있는 것입니다.
박성우: 미국의 백악관은 워싱턴 현지 시각으로 22일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대해 "국제적 의무를 어긴 극악무도한(flagrant) 위반 행위”라며 강하게 비난했죠. 그리고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의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라고도 말했습니다. 향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응 방침을 주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